AI 인프라가 확대되면서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구축에 필요한 물리적 자원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리히텐슈타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기업가이자 토토 파이낸스(Toto Finance) 창업자인 몬티 C.M. 메츠거(Monty C.M. Metzger)는 Korea IT Times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AI의 미래를 논의할 때 구리 공급과 자금조달 문제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자재 토큰화가 생산자와 투자자, 산업 수요기업을 연결하는 방식을 설명하면서, 토토 파이낸스가 아직 구리 관련 자금조달이나 실물 인도 실적을 발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다음은 구리 공급 제약, 토큰화의 가능성과 위험, 한국 산업에 대한 시사점을 다룬 일문일답이다.
1. 구리 확보 문제가 이미 AI 인프라 사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는 무엇인가. 전체 전기화 수요와 비교할 때 AI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추가 구리 수요는 어느 정도인가.
구리 수요를 둘러싼 더 큰 흐름은 AI를 넘어선다. 세계는 이례적인 규모의 구리 수요가 발생하는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일부 업계 추산에 따르면 앞으로 20년 동안 인류가 필요로 할 구리의 양은 지난 1만 년간 생산한 전체 물량에 이를 수 있다.
한국에는 이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 한국 경제는 반도체와 전자제품, 배터리, 자동차, 조선, 방위산업, 그리고 AI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안정적인 전력과 핵심 소재 공급에 의존하는 산업을 기반으로 한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는 설비용량 1메가와트(MW)당 수십 톤의 구리가 필요할 수 있으며, 에너지 전환과 방위산업에서도 추가 수요가 발생한다. 나는 이러한 상황을 ‘구리 수급 압박(Copper Crunch)’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구리를 채굴하고,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며, 산업 수요기업에 공급하기까지의 과정에 있다. 신규 광산 개발에는 거의 20년이 걸릴 수 있다. 원자재 거래와 금융은 여전히 소수 주체에 집중돼 있고, 절차가 느리며, 기존 사업자 중심의 구조가 지배적이다. 이 산업의 상당 부분은 지난 세기에 만들어진 절차로 운영되고 있다.
AI는 여기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한다. S&P 글로벌(S&P Global)은 전 세계 데이터센터 설비용량이 2022년 약 100기가와트(GW)에서 2040년 약 550GW로 늘어나고, 데이터센터의 구리 수요는 2025년 약 110만 톤에서 2040년 250만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체 구리 수요는 약 50% 늘어나 약 1,000만 톤의 공급 부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나는 지금이 원자재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블록체인은 실물 원자재의 자금조달과 소유, 거래를 더 투명하게 만들고, 생산자와 산업 수요기업을 보다 직접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 이것이 내가 토토 파이낸스를 설립한 이유다. 우리는 구리의 자금조달과 거래를 용이하게 하고, 궁극적으로 필요한 산업에 실물을 인도할 수 있도록 ‘광산에서 시장까지(Mine to Market)’ 연결하는 디지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2. 채굴, 제련, 제조, 인도 가운데 가장 심각한 제약은 어디에 있는가. 이러한 제약이 향후 3~5년 동안 사업 비용과 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가장 근본적인 제약은 채굴이다. 새로운 공급을 단기간에 늘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구리 광석의 평균 품위는 1991년 이후 약 40% 낮아졌고, 기존 광산 확장에 필요한 생산능력당 투자비는 2020년 이후 65% 증가했다. 신규 구리 광산은 발견부터 생산까지 약 17년이 걸릴 수 있다. 이는 AI 인프라와 전기화가 진행되는 속도와 큰 차이가 있다.
단기적으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체감하는 분야는 제조인 경우가 많다. 정제된 구리는 전선과 케이블, 변압기, 부스바, 모터 등 전기 부품과 장비로 가공돼야 한다. 따라서 구매기업이 현물시장에서 구리를 확보하더라도 실제로 필요한 장비를 받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기술 발전 속도로 증가하는 수요와 광산 개발 속도로 늘어나는 공급 사이의 불일치가 핵심 문제다. 지질학적 조건을 바꾸거나 그에 따른 개발 과정을 마음대로 단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업 자금조달 방식과 미래 공급 물량의 계약·거래·인도 방식은 현대화할 수 있다. 토토 파이낸스는 여기에 기회가 있다고 본다.
3. 토큰화는 추가 구리 생산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 기존 프로젝트 금융이나 장기 구매계약보다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이며, 어떤 제약은 여전히 남는가.
우리는 ‘코퍼 나우(Copper Now)’라는 구체적인 실물자산에서 출발한다. 토토 파이낸스는 승인된 창고에 보관된 런던금속거래소(LME) Grade A 규격의 정제 구리 음극을 기반으로 토큰화 구리를 출시하고 있다. 각 토큰은 실물 구리에 대한 직접적인 소유권을 나타내며, 원산지 광산까지 출처를 추적하고 토큰을 실제 금속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구리의 출처와 소유자, 공급망 내 이동 경로를 투명하게 기록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원자재 시장에서 부족한 경우가 많은 기능이다.
이러한 기반은 미래 생산 물량으로도 확장할 수 있다. 검증된 매장량을 보유한 광산기업은 구리가 시장에 공급되기 수년 전부터 자금이 필요하다. 토큰화는 미래 생산 물량을 자본과 산업 수요기업에 더 직접적으로 연결함으로써 은행, 원자재 거래업체, 기존 장기 인수계약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자금조달 경로를 제공한다.
나는 이 기회를 우버(Uber)와 에어비앤비(Airbnb)에 자주 비유한다. 우버는 차량을 소유하지 않고 글로벌 이동 네트워크를 만들었고, 에어비앤비는 호텔을 소유하지 않고 글로벌 숙박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토토 파이낸스는 광산을 소유하지 않고 글로벌 원자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한다. 우리는 이를 ‘Mine to Market’이라고 부른다. 블록체인은 광산과 자본, 최종 산업 구매자를 연결하는 소유권·출처 이력·결제 인프라를 제공한다.
한국에서 이 문제는 금융 혁신을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다. 구리와 기타 핵심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능력은 점점 더 경제주권의 문제가 되고 있다. 토큰화는 이를 위한 수단이다. 한국 산업이 경쟁에 필요한 물리적 자원을 더 직접적이고 투명하며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4. 토토 파이낸스의 구리 사업은 지금까지 어떤 성과를 냈는가. 구체적인 프로젝트나 협력사, 개발 단계, 조달 자금, 생산 또는 인도한 구리 물량을 설명해 달라. 구리는 기존 원자재 사업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가.
우리는 더 큰 시장에 진출하기에 앞서 지난 2년 동안 기술을 구축했다.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은 다이아몬드와 금, 은, 백금 등 실물자산을 통해 이미 검증을 거쳤다. 여기에는 토큰화와 소유권 관리, 거래, 실물 교환 기능이 포함된다.
올해 초에는 해당 기술과 지식재산(IP)을 미국에 새로 설립한 토토 파이낸스로 통합하고, 개념검증 단계에서 기업 간 거래(B2B) 중심의 원자재 전략으로 전환했다. 구리는 수요가 시급하고 시장이 세계적이며 잠재 규모가 크기 때문에 첫 번째 대상 시장으로 선택했다.
현재 우리는 광산기업 및 원자재 사업 파트너들과 첫 구리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이반호 마인스(Ivanhoe Mines) 창업자이자 세계 광업계에서 영향력 있는 억만장자 중 한 명인 로버트 프리들랜드(Robert Friedland)를 만났다. 구리를 보다 직접적인 디지털 ‘Mine to Market’ 모델을 통해 유통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아직 구리 관련 자금조달이나 실물 인도 실적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다음 목표는 명확하다. 첫 실물 구리를 플랫폼에 도입하고, 산업 규모에서 모델을 검증한 뒤, 해당 인프라를 원자재 시장 전반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5. 지하 매장자원, 미래 생산 물량, 창고에 보관된 구리를 각각 나타내는 토큰은 권리와 위험 측면에서 어떻게 다른가. 누가 자산을 독립적으로 검증하며, 생산이나 인도가 이뤄지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나는 토큰화가 화폐(Money), 시장(Markets), 실물자산(Matter)의 세 단계로 전개된다고 본다.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은 화폐를 디지털화했다. 이후 금융시장이 블록체인 위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세계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물리적 자산의 소유권을 블록체인으로 나타내는 실물자산의 단계가 열리고 있다.
그 규모는 막대하다. 현재 암호자산 시장은 약 3조 달러인 반면, 금 시장만 해도 약 31조 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토큰화된 금은 약 50억 달러로, 전체의 0.02%에도 미치지 못한다. 최근 a16z 크립토(a16z crypto)의 분석은 이러한 전환이 아직 얼마나 초기 단계에 있는지를 보여준다.
실물자산에는 더 높은 기준이 필요하다. 토큰은 독립적으로 검증된 자산과 법적으로 집행 가능한 권리에 연결돼야 한다. 보관 중인 금속은 소유권 기록과 창고 서류, 보험, 실물 검사를 통해 검증할 수 있다. 미래 생산 물량은 검증된 생산 권리와 기술보고서, 보유자의 권리 및 인도 기한을 정확하게 규정한 계약이 필요하다.
우리는 지질과 생산을 이해하는 경험 있는 광산기업들과 협력한다. 우리의 역할은 해당 자산을 둘러싼 디지털 소유권과 출처 이력, 자금조달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블록체인은 이 지점에서 실질적인 효용을 발휘한다. 원산지와 소유권, 이전 내역을 영구적으로 기록할 수 있고, 법적 구조는 인도가 지연되거나 의무가 이행되지 않을 때의 처리 방식을 규정한다. 이러한 결합은 수조 달러 규모의 실물 원자재를 디지털 경제로 연결할 수 있다.
6. 한국의 데이터센터 운영사와 케이블 제조사, 산업 구매기업은 공급 확보를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가. 재활용과 소재 대체, 생산자와의 직접 협력은 어디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가.
한국은 부산과 광양, 인천에 LME 승인 창고 거점을 갖춘 중요한 구리 물류 중심지다. 다만 국내에 보관된 구리라고 해서 한국 산업이 그 소유권이나 구매 권리를 확보한 것은 아니다. 이 점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은 더 이른 시점에 공급망 상류 단계에서부터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공급원을 다변화하고, 광산과 직접 관계를 구축하며, 미래 생산 물량을 계약으로 확보하고, 경제성이 있는 분야에서는 재활용을 활용해야 한다. 소재 대체도 일부 용도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AI와 전력망, 방위산업, 첨단 제조업에 필요한 신규 채굴 구리의 물량을 모두 대체할 수는 없다.
토토 파이낸스는 이 과정에 참여하고자 한다. 우리는 광산과 자본, 산업 구매기업을 더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디지털 원자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소유권과 출처, 이전 내역을 투명하게 기록할 수 있다. 토큰화는 공급 제약이 심화되기 전에 한국 구매기업이 실물 구리와 미래 생산 물량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한국에는 구리 물류 중심지에서 공급에 대한 통제력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기회가 있다. 토토 파이낸스는 광산과 한국 산업을 보다 직접적으로 연결함으로써 이러한 전환을 뒷받침하는 디지털 인프라를 제공하고자 한다.
나는 신간 『토큰화, 인류를 위한 자본(Tokenization: Capital for Humanity)』에서 이러한 변화를 더 폭넓게 다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