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부터 운영·유지보수까지 통합 솔루션 제공
현대로템이 이집트의 새로운 수도를 무대로 수소전기트램 해외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집트가 추진하는 대규모 스마트시티 교통망에 수소 기반 철도 모빌리티를 공급하는 방안을 놓고 현지 정부와 협력에 들어가면서 수소전기트램의 첫 해외 진출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
현대로템은 지난 7일 서울에서 열린 ‘한-이집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이집트 터널청(NAT)과 신행정수도 수소전기트램 시스템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카멜 알 와지르 이집트 교통부 장관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완중 주이집트 대사,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이집트 신행정수도에 수소전기트램을 도입하는 사업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현재 해당 사업은 예비 타당성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현대로템은 조사 결과와 사업 추진 상황에 맞춰 이집트 터널청과 공급 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사업이 실제 발주로 이어질 경우 현대로템은 단순히 차량만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수소전기트램 차량을 비롯해 운영과 시스템 구축, 유지보수 등 실제 영업운행에 필요한 전반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규모도 상당하다.
이집트 신행정수도는 기존 수도 카이로에서 동쪽으로 약 35km 떨어진 곳에 조성되고 있는 대형 스마트시티다. 도시가 완성되면 600만명 이상이 거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행정수도의 교통망 가운데 수소전기트램 도입이 추진되고 있으며, 현재 약 28km에 이르는 노선에 총 44편성을 투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대로템에는 이번 사업이 단순한 해외 수주 후보를 넘어 수소전기트램의 글로벌 시장 진입을 위한 시험대라는 의미가 있다.
현재까지 현대로템이 개발해 온 수소전기트램 기술을 해외 대형 도시철도 프로젝트에 적용할 수 있는 첫 번째 기반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실제 사업이 확정될 경우 현대로템은 이집트를 교두보로 삼아 향후 다른 국가의 친환경 도시철도 사업에도 수소전기트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소전기트램은 전력 공급선 없이 운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트램과 차별화된다.
차량에 탑재된 수소연료전지가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외부 전력 공급을 위한 가선이 필요하지 않다. 이른바 ‘100% 무가선’ 방식으로 운행할 수 있어 도시 경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쾌적한 철도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운행 과정에서 직접적인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물만 배출하는 것도 강점이다. 차량이 공기를 흡입하는 과정에서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기능도 갖춰 친환경 대중교통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이집트 사업은 국내 수소산업의 해외 진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수소전기트램이 실제 도입되면 차량뿐 아니라 수소 생산과 저장, 충전 등 운행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에 따라 수소 관련 기술과 장비를 보유한 국내 기업들이 현지 시장에 동반 진출할 가능성도 커진다.
철도 차량 제작에 참여하는 협력사 역시 해외 사업 확대의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하나의 철도 프로젝트가 차량 공급을 넘어 수소 생산과 충전, 유지보수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는 구조다.
현대로템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소 사업 브랜드인 ‘HTWO’와도 연계해 수소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 모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철도 차량 기술과 수소 생산·충전 등 그룹 차원의 수소 역량을 결합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신행정수도는 새로운 도시 인프라를 처음부터 구축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친환경 교통수단을 적용하기에 적합한 시장으로 평가된다. 기존 도시의 철도 인프라를 교체하는 것보다 새로운 교통체계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수소전기트램을 도입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이집트 터널청과 사업 구체화를 위한 협의를 이어가면서 현지 환경에 맞는 수소전기트램 사업 모델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이집트 신행정수도는 미래형 도시 교통체계를 구축하는 대표적인 프로젝트인 만큼 수소전기트램의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현지 운행 환경과 수요에 최적화된 사업 모델을 마련하고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터널청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협약이 실제 수주로 연결될 경우 현대로템은 수소전기트램의 첫 해외 사업이라는 상징성을 확보하게 된다. 동시에 한국의 철도 기술과 수소산업이 결합된 새로운 수출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사업 확대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