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KAI 지분 5% 돌파… ‘단순 투자’ 넘어 항공우주 재편 신호탄
한화, KAI 지분 5% 돌파… ‘단순 투자’ 넘어 항공우주 재편 신호탄
  • 이준성
  • 승인 2026.05.0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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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참여 공식화…연내 5000억 추가 투입

한화그룹이 국내 항공우주 산업의 핵심 축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대한 지배력 확대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일 KAI 지분을 추가 매입해 보유율을 5.09%까지 끌어올리고,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상법상 주요 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5% 선을 넘어선 만큼, 단순한 재무적 투자 이상의 전략적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화에어로는 연말까지 총 5000억 원을 추가로 투입해 지분을 더 확보할 계획이다. 최근 주가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3%대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규모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단순 협력 강화를 넘어 사실상 인수합병(M&A) 수순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화 측은 공식적으로 “구체적인 경영 참여 방안은 검토 단계”라고 선을 그었지만, 업계는 양사의 사업 구조를 감안할 때 전략적 결합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한화에어로가 항공엔진, 발사체, 위성체 등 ‘핵심 부품·시스템’에 강점을 갖고 있는 반면, KAI는 전투기, 훈련기, 위성 플랫폼 등 ‘완제품 체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

이 같은 수직 계열화가 현실화될 경우 개발부터 생산, 수출까지 이어지는 ‘통합 항공우주 밸류체인’ 구축이 가능해진다. 특히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패키지 수출이 중요해지는 흐름 속에서 양사의 결합은 경쟁력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는 카드로 평가된다.

한화그룹은 이미 우주사업을 미래 성장 축으로 명확히 설정한 상태다. 2021년 그룹 내 우주 역량을 결집한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킨 데 이어,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협력해 누리호 고도화 사업을 주도하며 발사체 기술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재사용 발사체 개발과 해상 발사 실험 계획까지 공개하며, 민간 중심 우주산업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여기에 KAI의 위성 및 항공체 기술이 더해질 경우, 발사체–위성–운용으로 이어지는 ‘엔드투엔드(End-to-End)’ 역량 확보가 가능해진다.

한화 측은 이번 투자 배경에 대해 글로벌 경쟁 심화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대형 방산·우주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통합 경쟁력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도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미국의 스페이스X처럼 발사체와 위성, 서비스까지 통합한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유사한 구조의 기업 탄생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관건은 한화가 실제로 어느 수준까지 경영 참여를 확대할지다. 단순히 전략적 파트너십에 머무를지, 아니면 추가 지분 확보를 통해 최대주주 지위를 노릴지에 따라 국내 항공우주 산업 지형이 크게 바뀔 수 있다.

또한 정부의 입장도 변수다. KAI가 방산 핵심 기업이라는 점에서 경영권 변화는 산업 정책과도 맞물릴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번 지분 확대는 단순한 투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한국형 스페이스X’를 향한 한화의 구상이 현실화될지, 아니면 산업 재편 과정에서 새로운 균형점이 형성될지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유럽에서는 에어버스·탈레스·레오나르도 등 3사가 통합했고, 영국 BAE시스템이 미국 볼에어로스페이스를 인수하는 등 대형화·복합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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