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I 이란 전쟁의 대가, 유가·동맹·안보비용이 한국을 흔든다
오피니언 I 이란 전쟁의 대가, 유가·동맹·안보비용이 한국을 흔든다
  • Korea IT Times 편집국
  • 승인 2026.03.2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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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의 승패보다 더 큰 변수는 호르무즈, 동맹의 균열, 그리고 트럼프의 추가 요구다

 

 

글 | 신한호 박사(미래정책연구소 부소장)

미국의 이란 공습이 보름을 넘기면서 전쟁은 단기 타격전이 아니라 장기 소모전의 성격을 띠고 있다. 미국이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는 한 ‘완전한 승리’는 쉽지 않다. 문제는 전장의 승패보다 그 이후다. 이번 충돌은 중국의 대만 계산, 중동 핵질서, 국제 유가, 미국의 동맹 관리, 한국의 안보·통상 부담까지 동시에 흔들고 있다.

긍정적 측면부터 보자. 첫째,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은 당분간 낮아질 수 있다. 중국 내부에서도 군사적 모험의 비용을 둘러싼 부담이 큰데, 이번 전쟁에서 드러난 미국의 군사행동은 신중론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크다. 둘째, 이란 핵개발을 둘러싼 대응 시점 논쟁도 다시 제기된다. 아직 2~3년이 남았다는 주장도 있지만, 거꾸로 보면 지금이 마지막 저지 시점일 수 있다. 북한 핵 문제를 제때 막지 못한 경험은 이 논쟁을 더 무겁게 만든다. 셋째, 한국산 방산무기의 실전 신뢰도가 부각되면서 방산 수출 확대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하지만 부정적 파장은 더 크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불완전한 개입이다. 이란의 핵시설과 핵개발 의지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 채 전쟁이 끝나면, 이란은 오히려 더 노골적으로 핵개발에 매달릴 수 있다. 이는 중동의 핵 도미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더 큰 문제는 트럼프식 종결 방식이다. 전장의 실질 성과와 무관하게 조기 승리를 선언하고 철수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렇게 되면 이번 개입은 차라리 건드리지 않은 것보다 더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은 곧바로 국제 유가와 물류비,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진다. 이란이 해상 통로에 대한 위협 능력을 유지하면 시장은 다시 지정학의 인질이 된다.

동맹 문제도 가볍지 않다. 미국은 스스로 먼저 폭격한 뒤 동맹국에 지원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비칠 수 있다. 이는 명분보다 신뢰의 문제다. 동맹을 조율의 대상이 아니라 동원의 대상으로 본다면 그 후유증은 길다. 그 대가는 결국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일부 드러날 것이다. 트럼프가 패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전쟁 승리를 정치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어느 경우든 한국이 편할 가능성은 작다. 트럼프가 밀리면 불확실성이 커지고, 이기면 더 거칠어진 요구가 돌아올 수 있다. 방위비, 대중 견제, 통상 압박이 한꺼번에 올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비용을 더 분담해야 할 대상으로 재정의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결국 이란전의 핵심은 중동이 아니다. 전쟁의 청구서는 유가와 동맹, 선거와 협상이라는 형태로 돌아온다. 한국은 방산 기회만 볼 일이 아니다. 에너지, 물류, 안보비용, 대미협상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전쟁은 멀리서 일어나지만, 비용은 생각보다 가까이서 청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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