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권 변호사 칼럼 | 사업상 자금 융통을 위한 채권양도, 절차 놓치면 돈도 놓친다(9부)
홍승권 변호사 칼럼 | 사업상 자금 융통을 위한 채권양도, 절차 놓치면 돈도 놓친다(9부)
  • Korea IT Times 편집국
  • 승인 2026.06.1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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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양도 계약서·통지·확정일자까지, 절차를 놓치면 채권을 넘겨받고도 돈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시리즈 순서

1부 | 법인과의 거래에서 돈을 받지 못한 경우
2부 | 상호 속용과 양수인의 책임
3부 | 회사의 이사가 부담하는 손해배상 책임
4부 | 회사라는 이름 뒤에 숨은 사람
5부 | 폭행을 당했을 경우 유의할 점
6부 | 형사합의금, 얼마가 적당한가
7부 | 술자리 이후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준강간죄가 성립할 수 있을까?
8부 | 프리랜서와 퇴직금
9부 | 사업상 자금 융통으로 채권을 양도하는 경우 주의할 점

 

 

 

글 | 홍승권 변호사, 법무법인 판 변호사(skh@law-pan.com)


사업을 하다 보면 내가 받을 돈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거나, 반대로 남이 받을 돈을 넘겨받는 일이 생긴다. 이를 채권양도라고 한다. 쉽게 말해 물건값을 받을 권리처럼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다른 사람에게 통째로 넘기는 것이다. 거래처에서 받을 물품 대금을 급전이 필요한 사업자가 제3자에게 넘기고 현금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흔히 이용된다.

그런데 채권을 넘겨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안심할 수는 없다. 몇 가지 중요한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채권을 원래 가졌던 사람을 양도인, 넘겨받은 사람을 양수인, 돈을 갚아야 할 사람을 채무자라고 부른다. 채무자 입장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나타나 자신에게 돈을 갚으라고 하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진짜 그 사람에게 갚아야 하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법은 채권을 넘겼다는 사실을 채무자에게 통지하거나 채무자가 이를 승낙해야 비로소 양수인이 채무자에게 “나에게 갚으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통지는 원칙적으로 양도인이 직접 해야 하지만, 양수인에게 위임하여 양수인이 통지를 하는 경우가 더 흔하다.

그런데 채권에는 경쟁자가 생길 수 있다. 대표적으로 양도인의 채권자 등이 양도인이 이미 넘긴 채권에 대해 가압류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양수인과 가압류권자 중 누가 우선하는지를 가려야 한다. 이때 기준이 되는 것은 확정일자다. 만약 양수인이 채무자에게 단순한 통지만 했다면 채무자에게 갚으라고 요구할 수 있을 뿐, 다른 경쟁자들 사이에서 우위를 가질 수 없다. 채권양도 통지를 내용증명으로 보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데 이런 경우도 있다. 채권을 넘긴 양도인이 뒤늦게 양수인에게 갚지 말라고 하면서도 채무자에게는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경우다. 채무자는 누구에게 변제해야 할지 알 수 없다며 법원에 돈을 맡기기도 한다. 이를 변제공탁이라고 한다.

물론 채권이 한 번 양도되었다면 양도인은 더 이상 채권자가 아니므로 다시 자신에게 갚으라고 말할 수 없다. 남의 물건을 판 사람이 나중에 안 팔겠다고 해도 이미 이전된 소유권이 되돌아오지 않는 것과 같다.

하지만 실제로 위와 같은 분쟁이 발생하는 이유는 앞서 설명한 채권양도의 요건들이 명확하게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채권양도 계약서 자체가 없는 경우가 있다. 채권양도 계약서가 없고 위임장 등만 작성되었다면 그것을 채권양도로 볼 수 있는지가 문제가 된다.

또한 채권양도계약서가 작성되었더라도 양수인에게 통지 권한을 위임한다는 내용이 없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양수인은 채무자에게 적법하게 통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통지를 구두로 했거나 서면으로 했더라도 확정일자가 없다면 채무자 외의 가압류권자 등 다른 권리자들과의 우열이 문제가 된다. 특히 채권을 양도받은 뒤 권리를 보다 확실히 하기 위해 양수인이 채무자를 상대로 지급명령을 신청해 확정받는 경우가 있는데, 지급명령이 확정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확정일자가 있는 채권양도 통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주의해야 한다.

채권양도는 사업자들에게 유용한 자금 융통 수단이다. 그러나 관련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 처음 채권양도 계약을 체결하는 단계부터 위에서 설명한 요건들을 꼼꼼히 확인해, 받을 권리를 넘겨받고도 실제로 돈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필자 소개
홍승권 변호사는 법무법인 판의 변호사로서 민·형사소송을 비롯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법률 문제를 다루고 있다. 기술 혁신, 재산권 질서, 규제 정책의 변화가 법과 시장 질서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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