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시그널] 미국·캐나다 관세협상, 8월 19일이 분수령
[투데이 시그널] 미국·캐나다 관세협상, 8월 19일이 분수령
  • 정연수
  • Published 2026.08.1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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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유제품 시장 접근과 철강·알루미늄 관세 완화 맞교환 논의…관세가 산업 보호 넘어 투자·공급망 협상 수단으로 확대

 

8월 19일은 미국·캐나다 간 관세율만 결정하는 날이 아닐 수 있다. 미국이 관세를 지렛대로 상대국의 시장 접근과 산업정책, 공급망까지 얼마나 움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20일 캐나다산 일부 제품에 추가 50%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발표했으며, 관세는 8월 19일 오전 0시1분 미국 동부시간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대상 규모는 약 200억 달러로, 2025년 미국의 전체 캐나다산 수입 가운데 약 5.2%에 해당한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20일 캐나다산 일부 제품에 추가 50%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발표했으며, 관세는 8월 19일 오전 0시1분 미국 동부시간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대상 규모는 약 200억 달러로, 2025년 미국의 전체 캐나다산 수입 가운데 약 5.2%에 해당한다.

협상은 이제 구체적인 교환 조건을 논의하는 단계로 들어갔다. 캐나다는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보복관세 철폐, 유제품 관세할당제 운용 방식에 대한 미국 측 요구 수용, 주요 주에서 미국산 주류 판매를 다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 대가로 미국은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하고 있는 기존 관세를 낮추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가 8월 19일 발효를 앞둔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자동차.유제품 시장 접근과 철강.알루미늄 관세 완화 등을  맞교환하는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 Korea IT Times 
 

 

도미닉 르블랑(Dominic LeBlanc) 캐나다 대미무역 담당 장관은 8월 6일 워싱턴에서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국 무역대표와 가진 회담을 “건설적이고 구체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캐나다 정부도 양국이 8월 19일을 앞두고 기존 산업별 관세와 새로운 관세 모두에서 완화를 확보하기 위해 협상을 강화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관세가 자동차·철강 생산망을 움직인다

이번 협상이 중요한 이유는 미국과 캐나다가 단순한 수출입 상대국이 아니라 하나의 북미 제조 생태계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와 부품은 국경을 여러 차례 오가며 완성차로 조립되고, 캐나다는 미국의 최대 철강·알루미늄 공급국 가운데 하나다. 캐나다 수출의 약 4분의 3이 미국으로 향하고 있으며, 양국 교역의 85% 이상은 여전히 무관세로 이뤄지고 있다.

철강과 알루미늄에서는 이미 생산능력에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캐나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고율 관세 이후 미국으로 향하는 일부 캐나다 철강·알루미늄 제품 수출은 60% 이상 감소했으며, 캐나다 산업부는 지속적인 50% 관세가 적용될 경우 올해 상반기에만 미국향 철강 물량이 100만 톤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캐나다 정부 역시 자국 생산 능력을 방어하기 위해 대응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 비체결국에서 들어오는 철강 수입은 2024년 물량의 20%, 자유무역협정 체결국은 75% 수준으로 할당량을 설정하고 이를 초과하면 50%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연장했다. 자동차·항공우주 등에 필요한 일부 철강과 알루미늄에는 예외를 두면서 북미 제조업의 핵심 생산라인이 멈추는 것을 막는 방식이다.

트럼프의 관세는 ‘시장 접근권’ 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협상의 핵심 수단으로 일관되게 사용해왔다. 그는 캐나다와의 무역협상을 설명하면서 “나는 관세를 선호하는 사람”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이번에도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시장 접근을 제한하는 대신 자동차, 유제품, 주류 등 미국 기업들이 요구해 온 캐나다 시장의 장벽을 낮추도록 압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협상을 단순히 50% 관세를 없앨 것인가의 문제로 보는 것은 부족하다. 미국은 관세를 이용해 상대국의 국내 산업정책과 시장 접근 조건을 바꾸고 있으며, 캐나다는 철강·알루미늄과 자동차 생산 능력을 지키기 위해 일부 시장 개방을 협상 카드로 검토하고 있다.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는 미국과의 관계에서 부분적인 합의보다 포괄적 협정을 추구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최근 미국과의 협상에서 캐나다 노동자와 기업을 보호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며, 미국이 요구하는 조건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식의 협상에는 선을 그었다.

북미 자유무역협정도 새로운 시험대

이번 협상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미래와도 연결된다. 미국은 캐나다와 멕시코를 각각 별도로 협상하면서 기존의 3국 공동 무역체계를 양자협상 중심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식이 지속될 경우 북미 통합 공급망의 장기적인 투자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관세 비용은 이미 기업 실적에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토요타는 미국의 자동차·부품·철강·알루미늄 관세로 연간 약 95억 달러의 비용 충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고, 제너럴모터스는 40억~50억 달러, 포드는 약 30억 달러의 부담을 전망했다. 관세가 장기화되면 자동차 업체들은 결국 북미 내 생산 배치와 부품 조달, 투자 지역을 다시 계산할 수밖에 없다.

이 점에서 8월 19일은 캐나다만의 시한이 아니다. 미국이 관세를 이용해 시장 개방과 생산기지, 공급망 조건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 한국의 자동차·철강·배터리·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시대의 관세는 더 이상 국경에서 부과되는 세금에 머물지 않는다. 상대국의 시장 접근, 투자 방향, 생산능력과 공급망까지 움직이기 위한 산업정책의 수단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 역시 향후 미국과의 통상관계를 개별 관세율이 아니라 현지 생산, 에너지 구매, 반도체·배터리 투자와 시장 접근권을 하나로 묶은 협상구조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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