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3.0, 디지털자산에 승부수… 박현주, “150조 시장 만들겠다”
미래에셋 3.0, 디지털자산에 승부수… 박현주, “150조 시장 만들겠다”
  • 정소연
  • 승인 2026.08.2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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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엑스 중심으로 크립토·스테이블코인·RWA·STO 공략 …2027년 흑자 목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겸 글로벌전략가(GSO)가 26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디지털엑스(Digital X) 임직원 초청 행사 'A New Voyage Begins, Together'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 제공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겸 글로벌전략가(GSO)가 26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디지털엑스(Digital X) 임직원 초청 행사 'A New Voyage Begins, Together'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 제공

미래에셋그룹이 가상자산을 단순한 투자상품이 아닌 차세대 금융 플랫폼의 핵심 영역으로 끌어올린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겸 글로벌전략가(GSO)는 그룹 고객자산 1500조원을 기반으로 디지털자산 사업을 150조원 규모까지 확대하겠다는 중장기 구상을 공개했다.

핵심에는 최근 미래에셋그룹이 경영권을 확보한 디지털엑스(Digital X)가 자리한다. 박 회장이 인수 이후 디지털엑스 전 임직원과 직접 만나 그룹의 전략을 공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회장은 26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디지털엑스 임직원 초청 행사에서 디지털엑스를 ‘미래에셋 3.0’의 핵심 축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존 증권·자산운용 중심의 사업 영역을 디지털자산까지 확장해 글로벌 투자 플랫폼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의미다.

미래에셋이 구상하는 디지털엑스의 역할은 단순한 가상자산 거래소에 머물지 않는다. 사업의 중심축은 크립토, 스테이블코인, 실물연계자산(RWA), 토큰증권(STO) 등 4개 분야다. 금·은·전기와 같은 실물자산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디지털화하는 한편 기존 금융상품과 디지털자산을 결합한 새로운 투자상품을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박 회장은 특히 블록체인 기반의 ‘온체인 파이낸스(On-chain Finance)’ 생태계 구축에도 힘을 싣겠다는 뜻을 밝혔다. 디지털자산을 활용한 금융서비스를 확대하고 자기자본투자(PI)를 병행해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결국 미래에셋이 바라보는 디지털엑스는 가상자산을 사고파는 플랫폼을 넘어 증권·운용 등 기존 금융사업과 디지털자산을 연결하는 통합 투자 플랫폼에 가깝다.

사업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한 자본 확충 계획도 제시됐다. 디지털엑스는 이미 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으며,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컨설팅이 신주를 전량 인수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향후 사업 실적 개선 상황을 지켜본 뒤 내년 1분기 2000억~3000억원 규모의 추가 제3자 배정 증자를 추진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목표 시점은 2027년이다. 박 회장은 디지털엑스가 내년 흑자 전환을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룹 차원의 자금 투입을 통해 사업 기반을 확충하고 디지털자산 시장 확대에 맞춰 수익모델을 본격적으로 만들어가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박 회장은 디지털자산 시장 확대와 개인의 무리한 투자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대출을 이용한 이른바 ‘코인 빚투’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며 특정 가상자산에 자금을 집중하기보다 코인을 포함해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것이 미래에셋의 역할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박 회장은 디지털자산 외에도 국내 자본시장과 기업 투자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레버리지 ETF 때문이라는 분석에는 선을 그으며 외국계 헤지펀드의 리밸런싱 영향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의 주주환원 논의에 대해서도 배당 확대보다는 자본을 축적해 미래 사업에 적극 투자하는 것이 기업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부동산에 대해서는 자금이 부동산에 집중되는 구조가 바뀌고 자본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부동산으로 자산을 불리는 시대가 끝나야 젊은 세대도 경제적 기회를 누릴 수 있다는 시각도 제시했다.

미래에셋이 투자한 스페이스X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박 회장은 스페이스X가 GPU 가격이 저렴할 때 데이터센터에 과감하게 투자한 독보적인 기업이라고 평가하면서 엔트로픽과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수요가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에셋의 디지털자산 전략은 결국 ‘가상자산 거래소 인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1500조원에 달하는 그룹 고객자산을 기반으로 전통금융과 블록체인을 결합하고, 크립토에서 RWA·STO·스테이블코인으로 영역을 넓혀 새로운 투자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디지털엑스가 이 전략의 전초기지가 될 수 있을지가 향후 미래에셋 3.0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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