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AI 투자, ‘가능성의 시대’ 끝났다…이제는 수익을 증명할 차례
[논평] AI 투자, ‘가능성의 시대’ 끝났다…이제는 수익을 증명할 차례
  • 정연수
  • 승인 2026.01.08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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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공지능(AI) 붐이 결정적인 변곡점에 도달했다. 수년간의 실험과 기대, 그리고 투기적 낙관론을 거친 뒤, 투자자들은 이제 보다 직설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수익은 어디에 있는가?” 자본 지출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AI 산업은 약속과 가능성의 단계에서 벗어나 측정 가능한 성과를 요구받는 국면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 같은 압박은 최근 골드만삭스의 경고를 통해 더욱 부각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주요 기술 기업들은 AI 인프라에 연간 수천억 달러를 집단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초대형 데이터센터, 첨단 반도체,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학습 클러스터, 독자적 모델 구축까지 더해지며 AI는 현대 기술사에서 가장 자본집약적인 사이클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는 분명한 신호다. 기업 가치 평가는 더 이상 미래가 아니고, 단기적인 현금 창출 능력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그러나 AI 제품의 매출 성장은 투자 증가를 훨씬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AI 관련 매출을 수십억 달러 규모로 보고하고는 있지만, 개별 기업의 연간 자본 지출은 400억~600억 달러에 이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투자와 수익 간의 이 괴리는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장기 투자에 대한 인내심이 줄어드는 환경 속에서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지아하오 선, 플록(Flock.io)의 최고경영자.

 

플록(Flock.io)의 최고경영자(CEO) 지아하오 선(Jiahao Sun)은 이러한 변화를 “AI 투자가 ‘수익을 증명해야 하는(show me the money) 시대로 진입했다는 신호”라고 말한다. 그는 “투자자들은 더 이상 막연한 미래의 가능성을 보지 않는다. 측정 가능한 투자수익률(ROI), 이미 형성된 사용자 기반, 실제 활용 사례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각 변화가 대규모 중앙집중형 AI 플랫폼에 대한 열기가 식고, 대안적 구조로 관심이 이동하는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시장 흐름 역시 이 같은 자금 이동을 반영하고 있다. 최근 거래에서 비트코인이 일부 대표적인 기술주보다 더 나은 성과를 보이면서, 자본이 순수한 AI 애플리케이션보다 탈중앙화 자산과 기초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에게 이는 투기라기보다, 빅테크 중심 생태계에 대한 집중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전략에 가깝다.

선 CEO는 규제가 이러한 구조적 재편을 늦추기보다는 오히려 가속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정부가 빅테크를 규제하기 위해 빅테크를 다시 고용하는 것은 주권의 함정”이라며 “데이터 독립성은 데이터 독점 기업의 인프라 위에서 달성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AI가 의료, 금융, 국방, 공공 행정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수록 데이터 소유권과 국가 통제의 문제는 수익성 논의와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이다.

2026년을 내다보며 선 CEO는 승부를 가를 전략으로 ‘수직적 통합’을 꼽는다. “연산 자원, 데이터, 모델 가중치를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소유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이미 핀테크와 결제 산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기업들이 외부 인프라에 의존하는 ‘임대형 구조’를 벗어나 자체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규제 대응력과 플랫폼 리스크를 동시에 낮추고 있다.

이 같은 논리는 AI 개발자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선 CEO는 “중앙화된 API로 ‘지능을 임대하는 것’은 구조적인 리스크”라고 경고한다. 소수 사업자에 대한 의존은 가격 인상, 정책 변경, 불투명한 거버넌스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탈중앙화 AI 인프라는 비용 예측 가능성과 장기적 통제력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에 던져진 메시지는 냉철하지만 분명하다. AI는 더 이상 시연에서 얼마나 인상적으로 보이느냐로 평가받지 않는다. 투입된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인 현금 흐름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가 기준이 되고 있다. 약속이 아닌 증거를 요구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그 지점에서 지속 가능한 기반이 마련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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