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나스닥 데뷔 첫날 공모가 13% 웃돌아… 美 투자자들 "AI 성장성에 베팅"
SK하이닉스, 나스닥 데뷔 첫날 공모가 13% 웃돌아… 美 투자자들 "AI 성장성에 베팅"
  • 정연진
  • 승인 2026.07.1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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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R 종가 기준 국내 주가보다 약 16% 높은 평가
265억달러 조달 성공, AI 반도체 투자 확대 기대
현지시각으로 10일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오프닝 벨’ 행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등이 나스닥 ADR 거래 개시를 알리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현지시각으로 10일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오프닝 벨’ 행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등이 나스닥 ADR 거래 개시를 알리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 첫날 공모가를 크게 웃도는 주가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의 핵심 수혜 기업으로 평가받으면서 미국 투자자들로부터 국내 증시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방식으로 나스닥에 입성한 SK하이닉스는 현지시간 10일 170달러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177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일부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지만 168.49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공모가보다 약 13.1% 높은 수준이다.

이번 ADR 공모가는 한국거래소 최근 3거래일 평균 주가에 약 2.7%의 프리미엄을 반영해 책정됐다. 그럼에도 상장 첫날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미국 시장이 SK하이닉스의 성장성과 기업가치를 한층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ADR 종가를 원화로 환산하면 국내 주식 한 주당 약 252만8000원 수준이다. 이는 전날 한국거래소에서 기록한 종가인 218만원보다 약 16% 높은 금액이다. 국내 증시와 미국 시장 간 기업가치 평가 차이가 확인된 셈으로, AI 메모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확보한 경쟁력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더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나스닥 상장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경쟁사보다 낮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왔다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한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생성형 AI 확산과 함께 폭증하는 고성능 메모리 수요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특히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에 HBM을 공급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미국 투자자들은 향후 실적 성장 가능성을 적극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ADR 종가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한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약 1조2000억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이는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의 시가총액을 웃도는 수준이다. 단순 환산에 따른 비교인 만큼 실제 기업가치를 그대로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 시장이 SK하이닉스를 글로벌 메모리 업계 최상위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해외 투자기관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영국 투자회사 AJ벨의 댄 코츠워스 투자 책임자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투자자들의 수요가 시장 예상보다 강했다"며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정점을 지나 하락 국면에 접어든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숨 고르기 이후 다시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ADR 상장은 총 265억달러 규모로 진행됐다. 지난달 역대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를 실시한 스페이스X에 이어 미국 시장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상장이다. 회사는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첨단 생산시설 확충과 AI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 등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첫 거래는 임시 종목코드 'SKHYV'로 진행됐으며, 오는 13일부터는 정식 티커인 'SKHY'로 변경돼 거래가 이뤄진다. 시장에서는 정식 거래 이후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편입 확대와 거래량 증가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초 출간한 저서 '슈퍼 모멘텀'에서 "시장이 SK하이닉스를 아직 범용 메모리 제조사로 인식하고 있다"며 "하이닉스는 지금보다 10배는 더 커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AI 시대에는 단순 메모리 제조업체를 넘어 고객 맞춤형 AI 메모리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나스닥 상장 첫날 흥행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이러한 성장 전략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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