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AI연구원과 프로젝트 중심 교육… 취업·학위 조건 없이 커리어설계 지원
인공지능(AI)이 산업과 일자리 환경을 빠르게 바꾸는 가운데 SK가 청년들의 자율적인 진로 개척을 돕는 새로운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정해진 교육과정을 이수하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참가자가 직접 해결할 문제를 발굴하고 AI를 활용해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자신만의 역량과 진로를 설계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SK는 청년 대상 2년제 비학위 프로그램인 ‘SK AIGEN(아이젠)’을 출범한다. AI와 세대(Generation)를 결합해 만든 이름으로, AI 환경에 익숙한 청년들이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도록 돕겠다는 취지를 담았다.
아이젠은 학위 취득이나 특정 기업 취업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 참가자 스스로 개인과 사회, 기업이 직면한 문제를 찾아 해결 방안을 구상하고, AI를 활용한 프로젝트를 실행하면서 필요한 지식과 실무 경험을 쌓도록 설계됐다. 개인 또는 팀 단위로 활동할 수 있으며,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협업 능력과 문제 해결 역량도 함께 키우게 된다.
프로그램은 2년간 전일제로 운영된다. 정해진 교과목을 순서대로 학습한 뒤 실제 과제에 적용하는 전통적인 교육과 달리, 해결해야 할 문제를 먼저 찾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익히는 방식이다. 실제 기업 현장에서 과제를 해결하는 접근법을 교육에 접목한 셈이다.
첫해에는 참가자들이 개인과 기업, 사회 곳곳에서 해결할 문제를 발굴하고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실행한다. AI 도구를 활용해 해결책을 구체화하고, 동료들과 협력하며 자신의 강점과 보완해야 할 역량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2년 차에는 참가자가 설정한 진로와 프로젝트 계획에 맞춰 관련 현장에서 실질적인 경험을 쌓는다. SK는 활동 분야에 필요한 멘토와 전문가를 연결해 프로젝트가 실제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교육 프로그램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서울대학교 AI연구원과도 협력한다. AI 기술 자체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사회학과 경제학, 행정학 등 다양한 학문을 AI와 연결해 사고의 폭을 넓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이 기술 활용 능력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며 자신의 진로를 구체화하도록 지원한다.
참가자의 도전이 경제적 부담 때문에 중단되지 않도록 지원책도 마련했다. SK는 프로그램 기간인 2년 동안 매월 300만원의 성장지원금을 지급하고, 역량 교육과 개인·팀 프로젝트 멘토링, 활동 공간 등을 제공한다. 다만 프로그램 수료에 따른 학위나 특정 기업 취업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지원 대상은 2년간 전일제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만 19~34세 청년이다. 학력이나 전공보다는 기술·연구·문화예술·공공·사회 등 다양한 영역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직접 해결하려는 의지와 성장 잠재력을 중심으로 선발한다. 프로그램 운영은 SK그룹 인재 육성 플랫폼 마이써니(mySUNI)가 담당한다.
첫 기수 모집은 오는 11월 1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다. 이후 선발 절차를 거쳐 12월 말 50명 안팎의 참가자를 확정하고, 2027년 3월 첫 교육 과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세부 모집 요건과 선발 일정은 공식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는 10월 28일에는 한국고등교육재단 컨퍼런스홀에서 오프라인 설명회도 열린다.
SK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 역량을 지식 습득이나 시험 성적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반영했다.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과 스스로 판단하는 힘, 타인과 협력하는 태도 등을 실제 도전 과정에서 키우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 5월 KBS 강연에서 AI가 지식 습득과 시험 준비를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는 시대에는 다양한 변화에 대응하고 여러 선택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전인적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아이젠에는 SK가 이어온 인재 육성 철학인 ‘인재보국’도 반영됐다. 참가자에게 프로그램 종료 후 특정 기업에 취업하거나 별도의 의무를 이행하도록 요구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1974년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하고 장학생들에게 해외 유학을 지원하면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해 달라는 뜻 외에 별도의 조건을 두지 않았던 취지를 계승한다는 설명이다.
박상규 마이써니 총장은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려는 청년들의 도전을 지원하기 위해 아이젠을 마련했다며, 매년 참가자를 선발해 SK를 대표하는 인재 육성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기술이 직무와 산업의 경계를 바꾸면서 기업의 인재 육성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SK는 아이젠을 통해 청년들이 정해진 취업 경로를 따르는 대신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 경험을 축적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프로그램의 성과는 참가자들이 실제 프로젝트를 통해 어떤 역량을 확보하고, 이를 장기적인 커리어로 연결하느냐에 따라 평가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