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발사가 급증하면서 우주 공간의 혼잡뿐 아니라 주파수 자원 부족도 새로운 제약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무선주파수(RF) 대역의 포화는 지구 관측, 통신, 천문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간섭 문제를 키우고 있다.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레이저 통신은 기존 RF를 보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빛을 이용한 광통신은 신호가 좁고 집중되어 간섭에 강하고, 조건이 갖춰질 경우 훨씬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유럽의 우주 기술 기업 아스트로라이트(Astrolight)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광통신 기술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의 시스템은 유럽우주국(ESA)이 지원하는 ERMIS 프로젝트 위성에 적용됐으며, 정밀 농업 등 민간 활용 확대를 목표로 한다. 최근에는 그린란드에 북극권 광 지상국을 구축하겠다고 밝히며 고위도 지역 통신 인프라 확대에도 나섰다.
아스트로라이트의 라우리나스 마치울리스(Laurynas Mačiulis) 최고경영자(CEO)는 Korea IT Times와의 인터뷰에서 레이저 통신의 구조적 특징과 적용 가능성, 그리고 상용화까지 남아 있는 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레이저 통신, 왜 간섭에 강한가
Q1. 레이저 통신은 기존 RF 방식과 어떻게 다른가
레이저 통신은 신호가 매우 좁은 경로로 전달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방해를 받기 어렵다. 신호가 강하고 집중될수록 외부에서 간섭하기 어려워지는데, 레이저는 그 특성이 극대화된 형태다.
누군가 레이저 신호를 방해하려면 해당 빔 경로에 물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빔은 보이지 않고 매우 좁기 때문에 위치를 파악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설령 접근하더라도 실제로 간섭을 시도하는 과정은 어렵고, 쉽게 탐지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RF 신호는 넓은 영역으로 퍼지기 때문에 비교적 단순한 장비로도 먼 거리에서 감청이나 방해가 가능하다.
“최대 100배 데이터”는 언제 가능한가
Q2. 데이터 전송량이 최대 100배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조건에서 가능한가
이 수치는 시야가 확보되고 기상 조건이 안정적인 경우에 현실화될 수 있다. 다만 실제 성능은 시스템 설계와 활용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 많은 지구 관측 위성은 RF 기반으로 수백 메가비트에서 많게는 1기가비트 수준의 전송 속도를 갖는다. 반면 레이저 통신은 훨씬 높은 속도를 이미 입증한 바 있다. NASA의 TBIRD 실험에서는 초당 200기가비트 전송이 구현됐다.
다만 대기환경은 여전히 변수다. 고속 광통신에는 매우 작은 수신기가 필요하지만, 대기 왜곡이 이를 어렵게 만든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적응광학 기술 등이 존재하지만 비용이 높고 아직 산업 전반에 널리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스트로라이트의 경우 현재 약 2.5~10기가비트 수준의 다운링크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는 상당수 활용 분야에서 이미 충분한 수준이다. 장기적으로는 더 높은 전송 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용화까지의 가장 큰 장벽
Q3. 기술 시연에서 실제 시장 확산까지 가장 큰 장애 요인은 무엇인가
핵심은 기술이 실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있다. 문제는 그 과정이 길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은 도입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사용자 신뢰를 확보하려면 실제 작동 사례를 보여줘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초기 단계에서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는 조달 시스템의 지원을 받기 어렵다.
특히 중소 기술 기업에게는 이 과정이 큰 부담이다.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상용화 이전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유럽에서도 상황은 개선되고 있지만, 미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투자 규모는 제한적이다.
조달 구조 역시 병목 요인으로 지적된다.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제도와 절차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대형 기업은 이를 버틸 수 있지만, 신생 기업에게는 진입 장벽이 된다.
해결책으로는 소규모·신속 조달 방식이 제시된다. 대형 계약이 아니더라도 빠르게 검증과 피드백이 이뤄질 수 있다면 기술 성숙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기존 인프라다. 현재 통신 시스템은 대부분 RF 기반으로 구축돼 있어, 레이저 통신을 도입하려면 기존 구조를 보완해야 한다.
그린란드가 중요한 이유
Q4. 그린란드 광 지상국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그린란드는 북극권에서 고속 광 통신을 구현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이다. 이 지역은 환경이 까다롭지만, 동시에 위성 기반 데이터 활용 수요가 높은 곳이기도 하다.
해당 지상국은 통신, 선박 추적, 재난 감시, 수색·구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광학, 초분광, 레이더, 적외선 데이터 수집을 수행하는 위성 운영자들에게 중요한 연결 지점이 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단일 거점에 그치지 않는다. 향후에는 유럽의 IRIS² 위성망 등과 연계된 글로벌 광지상국 네트워크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ESA의 HydRON 프로젝트와의 연계 가능성도 제시된다.
그린란드는 혹독한 환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곳에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면, 다른 지역에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난 대응에서의 역할
Q5. 재난 대응에서 레이저 통신은 어떤 차이를 만드는가
가장 큰 장점은 속도다. 고해상도 지구 관측 데이터를 훨씬 빠르게 전송할 수 있어 의사결정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위성 간 직접 연결이 가능해지면 거의 실시간에 가까운 데이터 전달이 가능해진다. 이는 현재 유럽과 미국에서 연구가 진행 중이며, 아스트로라이트는 2027년 ATLAS 단말을 통해 이를 실증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레이저 통신이 위성 간 연결, 지상국 데이터 전송, 고용량 게이트웨이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RF는 단말 연결이나 보조 수단으로 계속 활용될 전망이다.
또한 해저 케이블이 손상될 경우, 광 기반 위성 네트워크가 대체 경로로 기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점에서 RF와 광 통신을 결합한 구조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주 지속가능성과 광 통신
Q6. 광통신이 우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광통신은 혼잡해진 RF 대역의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다른 스펙트럼을 사용하기 때문에 주파수 간섭 문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새로운 조정 체계는 필요하다. 위성 간 광통신이 확산되면, 상호 운용성과 표준을 위한 새로운 기준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통신은 추가적인 간섭을 크게 유발하지 않는다. 신호가 좁고 방향성이 강하기 때문에 서로 간섭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 특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