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강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기술(IT) 수출이 급증한 영향으로, 지난해 말 부진했던 흐름에서 단기간에 반등에 성공했다. 현재 수준이 유지될 경우 한국은 16년 만에 분기 기준 세계 최고 성장률 국가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1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694%로 집계됐다. 이는 현재까지 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한 22개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국가 가운데에는 중국(1.3%)과 인도네시아(1.367%) 등 비교적 높은 성장세를 이어온 국가들도 포함됐다. 1% 이상 성장한 국가는 한국·중국·인도네시아 세 나라뿐이었다.
유럽 주요국들은 상대적으로 완만한 성장 흐름을 보였다. 핀란드와 헝가리가 각각 0.8%대 성장률을 기록했고, 스페인·미국·캐나다·독일 등도 플러스 성장을 유지했다. 반면 프랑스와 스웨덴, 멕시코 등 일부 국가는 역성장을 나타냈으며, 아일랜드는 2% 넘게 후퇴했다.
한국 경제는 지난해 4분기 -0.161% 성장에 그치며 주요국 가운데 하위권으로 밀렸지만, 올해 들어 수출 회복세가 본격화되면서 순위가 크게 뛰어올랐다. 특히 IT 제품 수출 증가가 성장세를 이끈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1분기 수출은 전 분기보다 5.1% 증가했고,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1.1%포인트에 달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확대가 맞물리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대규모 실적을 기록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 흐름이 이어지면서 국내 연구기관들의 연간 성장률 전망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8%로 높여 잡았다. 한국은행 역시 이달 말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2분기 이후에도 높은 성장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1분기 성장률이 워낙 높았던 만큼 기저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고, 중동 지역 지정학적 불안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도 변수로 지목된다.
정부 역시 최근 “1분기 급등에 따른 조정 국면이 2분기에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1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2분기에는 다시 역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