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ZeroLend·와 Polynomial 잇단 폐쇄…디파이의 유동성 기반은 견고한가
[논평] ZeroLend·와 Polynomial 잇단 폐쇄…디파이의 유동성 기반은 견고한가
  • 유단일
  • 승인 2026.02.18 08: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폴리노미얼(Polynomial)이 지난주에 운영 종료를 발표했다. “쇠퇴하는 상품에 토큰을 발행하느니 문을 닫겠다”는 설명이었다. 이어 제로렌드(ZeroLend)도 프로토콜이 장기간 손실 상태로 가동됐다고 밝히며 종료 수순에 들어갔다. 두 프로젝트 모두 공통적으로 유동성 압박을 주요 배경으로 언급했다.

지갑 수 증가, 가맹점 확산, 기관 참여 확대 등 외형 지표는 확장 국면을 가리킨다. 그럼에도 개별 프로토콜의 지속 가능성은 쉽게 흔들린다. 표면의 성장과 기초 체력 사이의 간극이 다시 드러난 셈이다.

옐로우 캐피탈의 CEO 디에고 마틴
옐로우 캐피탈의 CEO 디에고 마틴

 

두바이, 아랍에미리트에 본사를 둔 옐로우 캐피탈의 CEO 디에고 마틴(Diego Martin)은 현 상황을 토큰 설계의 한계와 시장 구조의 비효율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한다. “가맹점과 일반 사용자 전반에서 채택 속도는 빠르다. 그럼에도 실질적 효용을 갖추지 못한 토큰 기반 기업들은 퇴장하고 있다.”

그는 대형 기관의 진입이 곧 산업 성숙을 뜻한다는 인식에 선을 긋는다.
“자금 유입은 크게 늘었지만, 핵심 인프라 혁신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그 결과 생태계는 확장과 정체가 공존하는 국면에 머물러 있다.”

분산된 유동성, 구조적 병목

마틴이 짚는 핵심은 유동성의 분산이다. 거래와 보관 기능이 여러 거래소, 수탁기관, 블록체인에 흩어져 있다. 수요가 몰리는 순간 가격 불안정성과 단기적인 유동성 공백도 반복된다. 
“거래와 수탁이 다양한 플랫폼에 분산돼 있다. 수요가 급증하면 가격은 불안정해지고, 단기 유동성 공백이 생긴다.”

이러한 불안정성은 참여자마다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다.
“가맹점에는 결제 정산 가치와 가격 신뢰에 대한 불확실성을 남긴다. 소비자에게는 결제 수단으로서의 예측 가능성을 약화시킨다.”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효율이 높아져야 한다는 통념과 달리, 연결되지 않은 유동성 구조에서는 마찰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기반 공사 없이 확장은 지속되기 어렵다

마틴은 인프라를 건축에 비유한다. “잘 지은 테라스를 떠올려 보라. 사람들은 그 위에 서서 전망을 즐기고 안정감을 느끼길 원한다. 기초 콘크리트의 깊이나 구조 계산을 이해할 필요는 없다.”

기관 참여와 상거래 신뢰를 위해서는 통합된 유동성과 안정적인 청산 체계가 전제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유동성의 통합과 효율성과 신뢰는 필수 조건이다. 기반이 취약하면 사용 증가가 효율 대신 마찰을 키운다.”

그는 해법으로 유동성 거점을 직접 연결하는 효율적이고 무신뢰(trust-minimized) 구조를 제시한다. 과거 여러 차례 취약성을 드러낸 브리지형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의존은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동성 거점을 연결하는 효율적 인프라가 필요하다. 공격에 취약한 브리지 방식보다 안전하다.”

위기인가, 체질 개선의 신호인가

ZeroLend와 Polynomial의 종료가 곧 생태계 전반의 붕괴를 뜻하진 않는다. 다만 토큰 발행과 사용자 증가만으로는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 각인시켰다. 깊이 있는 유동성, 일관된 가격 형성, 견고한 청산 체계가 갖춰지지 않으면 확장은 오래 가지 못한다.

다음 국면의 경쟁력은 화려한 신규 토큰보다 보이지 않는 시장 인프라에서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 유동성의 연결과 표준화된 정산 구조가 마련될 때, 채택은 일시적 유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기반으로 전환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Independent journalism on technology, industry and the forces reshaping Korea and the world.
  • Korea IT Times Co., Ltd. | 34 Gukjegeumyung-ro 8-gil, Yeongdeungpo-gu, Seoul, Republic of Korea
  • Business Registration No. 206-86-32195
  • Tel. +82-2-578-0434 | 010-2442-9446 | info@koreaittimes.com
  • Publisher & Editor-in-Chief: Younsoo Chung | Youth Protection Manager: Choul-woong Yeon
  • ©2004–2026 Korea IT Times.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