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자율주행 ‘실도로 데이터’ 확보전 가세… 센서 경쟁력 높인다
LG이노텍, 자율주행 ‘실도로 데이터’ 확보전 가세… 센서 경쟁력 높인다
  • 이준성
  • 승인 2026.09.2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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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천·경기서 데이터 수집 차량 운행… 2028년까지 국내 플릿 20대 구축
LG이노텍의 자율주행 센싱 데이터 수집 차량/ LG이노텍 제공
LG이노텍의 자율주행 센싱 데이터 수집 차량/ LG이노텍 제공

LG이노텍이 자율주행차의 센서 성능을 높이기 위한 실도로 데이터 확보에 직접 뛰어든다.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 등 하드웨어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주행 환경에서 데이터를 축적해 센서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고도화하는 방식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어플라이드 인튜이션(Applied Intuition)과 협력해 국내 도로에서 자율주행 센싱 데이터 수집 차량을 운행한다. 

첫 운행 지역은 서울과 인천, 경기권이다. LG이노텍은 데이터 수집 차량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차량 등을 포함한 플릿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2028년까지 국내에서 약 20대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행보의 핵심은 ‘센서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직접 확보한다’는 데 있다. 자율주행 센서 시장에서는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의 하드웨어 성능뿐 아니라 실제 도로에서 센서가 어떤 상황을 인식하고 어느 조건에서 오류를 일으키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평범한 주행 환경보다 예외적인 상황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인식하느냐가 센서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 LG이노텍은 플릿을 활용해 이 같은 실도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제품 개발에 반영한다는 구상이다.

차량에는 카메라·레이더·라이다가 함께 탑재된다. 주행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통해 차량과 보행자 등 주변 객체의 위치와 움직임은 물론 도로 형태와 기상 조건에 따른 센서 인식 특성 등을 분석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센서 제조사가 직접 플릿을 운영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업들이 대규모 차량을 활용해 데이터를 확보하는 사례는 있지만, 센서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업체가 실도로 데이터를 제품 개발의 핵심 자산으로 활용하기 위해 자체 플릿 구축에 나서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센서 기술은 동일한 제품이라도 도로와 날씨, 조도, 교통 상황에 따라 인식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실제 환경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제품 개선으로 연결하느냐가 향후 센싱 솔루션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특히 카메라·레이더·라이다에서 확보한 정보를 하나로 결합하는 센서 퓨전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데이터를 활용할 예정이다. 카메라는 영상 기반 객체 인식에 강점이 있고 레이더는 거리와 속도 측정, 라이다는 정밀한 3차원 공간 인식에 강점이 있어 각 센서의 특성을 결합하면 단일 센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

가상환경과 실제 주행 데이터를 연계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실도로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디지털 트윈 환경에 적용해 센서 성능을 검증하고, 개선된 기술을 다시 실제 도로에서 검증하는 개발 구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로 꼽히는 ‘엣지 케이스’ 확보에도 플릿이 활용된다. 폭우가 내리는 상황에서 어두운 차량을 인식하거나 터널을 빠져나오면서 강한 역광을 마주하는 경우, 공사 구간에서 차선이 불규칙하게 바뀌는 상황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상황은 일반적인 주행 데이터만으로는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 LG이노텍은 실제 도로에서 다양한 조건을 의도적으로 축적하고 분석해 센서의 인식 한계를 찾아내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개인정보 보호 절차도 적용한다. 주행 과정에서 카메라에 포착되는 보행자 얼굴이나 차량 번호판 등 개인정보는 비식별화한 뒤 데이터 분석에 활용한다.

LG이노텍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율주행 센싱 사업의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기존 스마트폰 카메라 사업에서 축적한 광학·센서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용 카메라뿐 아니라 레이더와 라이다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이를 통합한 복합 센싱 솔루션으로 글로벌 완성차 및 자율주행 업체 수주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카메라·레이더·라이다를 모두 자체 기술로 개발할 수 있는 역량에 실제 주행 데이터까지 결합할 경우 하드웨어 중심의 경쟁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 센싱 시장의 경쟁축이 단순히 센서의 사양을 비교하는 방식에서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통합 역량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실제 도로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제품 개발에 반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면 센서의 성능 개선 속도와 검증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LG이노텍은 어플라이드 인튜이션과의 협력을 국내에 한정하지 않고 미국과 유럽, 일본 등으로 확대한다. 해외에서 운행되는 데이터 수집 차량에서도 다양한 도로 및 기후 환경의 데이터를 확보해 글로벌 고객의 요구에 대응할 계획이다.

민죤 LG이노텍 CTO(상무)는 “자율주행 솔루션은 개별 센서의 성능 고도화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센서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층 고도화한 LG이노텍만의 복합 센싱 솔루션을 앞세워 자율주행 등 피지컬 AI 센싱 시장을 빠르게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자율주행과 로봇 등 피지컬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라이다 기업 아에바(Aeva)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올해 어플라이드 인튜이션과 카카오모빌리티 등과도 협력 범위를 넓혔다. 이번 플릿 운영은 이 같은 외부 협력과 함께 실제 데이터를 확보해 센싱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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