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파머징(Pharmerging) 대표 시장으로 꼽히는 아시아에서 바이오시밀러 처방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말레이시아·싱가포르·태국 등 주요 국가에 구축한 현지 법인을 기반으로 직접 영업과 입찰 대응을 강화하면서 자가면역질환과 항암 분야 핵심 제품군의 시장 선두권을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특히 기존 주력 제품의 높은 시장 침투율을 바탕으로 후속 바이오시밀러까지 판매 제품군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어 아시아 시장이 단순한 판매 지역을 넘어 셀트리온의 중장기 성장과 수익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셀트리온의 아시아 시장 경쟁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제품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기준 램시마는 싱가포르 93%, 홍콩 84%, 태국 78%, 말레이시아 7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주요 시장에서 처방 1위를 이어갔다.
앞서 셀트리온이 공개한 IQVIA 2025년 3분기 자료에서도 램시마는 싱가포르 93%, 홍콩 77%, 태국 73%, 말레이시아 65%의 점유율로 각국 처방 시장에서 선두를 기록했다.
항암제 분야에서도 셀트리온 제품의 시장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는 싱가포르와 태국에서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처방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유방암 및 위암 치료제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 역시 말레이시아와 태국 등에서 높은 처방 점유율을 확보하며 시장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후발 제품의 시장 침투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이성 직결장암 및 유방암 치료제 ‘베그젤마’(성분명 베바시주맙)다. 베그젤마는 말레이시아에서 지난해 4분기 베바시주맙 제품 가운데 점유율 4위에 머물렀지만, 올해 1분기에는 3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성과가 셀트리온이 아시아 주요국에 구축한 현지 법인과 직판 체계의 효과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시아 주요국은 국가별 의약품 조달 방식과 보험제도, 병원별 구매 관행이 크게 달라 글로벌 제약사라도 일괄적인 영업 전략을 적용하기 어렵다. 셀트리온은 현지 법인을 통해 각국의 시장 특성에 맞춰 입찰에 대응하고 의료진·병원과의 관계를 장기간 구축하면서 제품별 처방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입찰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안정적인 공급 능력과 적기 납품이 중요한 만큼 현지 법인이 공급망과 영업을 직접 관리하는 구조가 시장 확대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은 기존 제품을 통해 확보한 병원 네트워크와 영업 경험을 신규 제품 판매에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주요 국가에서 학회 참여와 KOL(주요 오피니언 리더) 네트워크 확대 등을 통해 제품의 임상적 가치와 경쟁력을 알리는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신규 제품 출시도 이어진다. 셀트리온은 올해 하반기 태국에서 알레르기질환 치료제 ‘옴리클로’(성분명 오말리주맙)와 골질환 치료제 ‘스토보클로-오센벨트’(성분명 데노수맙)를 출시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는 연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테키마’(성분명 우스테키누맙)를 선보이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이는 셀트리온의 아시아 사업이 램시마·트룩시마·허쥬마 등 초기 바이오시밀러 중심에서 다양한 성분과 치료 영역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증권가에서도 신규 제품 확대를 셀트리온의 실적 개선을 이끄는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있다. 신규 제품 비중 확대와 직판 체계 강화가 매출 성장뿐 아니라 고마진 제품 중심의 제품 믹스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기존 제품을 통해 현지 의료진과 병원 네트워크를 확보한 상황에서 신규 제품을 추가로 투입할 경우 초기 시장 진입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하나의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구축한 영업 인프라를 여러 제품에 공유할 수 있어 제품 포트폴리오가 확대될수록 직판 체계의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셀트리온의 글로벌 사업에서도 신규 제품의 성장세는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회사는 2026년 2분기 신규 제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하면서 전체 바이오 제품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됐다고 밝혔다. 신규 제품의 판매 확대와 원가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높인다는 전략이다.
아시아 시장에서 기존 제품의 높은 점유율을 신규 제품의 초기 시장 안착으로 연결할 수 있다면 셀트리온의 성장 전략에도 상당한 힘이 실릴 전망이다. 특히 아시아는 국가별 의료 환경이 상이한 만큼 현지 법인을 활용한 직판 역량 자체가 후발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