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확대에 속도를 내며 방산 분야에서 영향력 확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등 계열사가 보유한 KAI 지분이 14% 중반까지 올라서면서 업계에서는 향후 전략적 협력 강화와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보유한 KAI 주식 수는 총 1427만3300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보고 당시 1326만2470주보다 101만830주 증가한 규모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의 KAI 지분율은 기존 13.61%에서 14.64%로 1.03%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지분 확대의 핵심 주체는 한화시스템이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5거래일 동안 KAI 주식 101만830주를 장내 매입했다. 날짜별로는 20일 22만5830주를 시작으로 21일 21만5000주, 22일 15만주, 23일과 24일 각각 21만주를 추가 확보했다.
총 취득 금액은 약 1544억원으로, 별도의 차입 없이 자체 보유 자금으로 진행됐다. 이는 한화시스템이 KAI와의 협력 관계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강화하려는 전략적 투자로 해석된다.
현재 계열사별 KAI 지분 현황을 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AI 주식 965만2845주를 확보해 9.90%의 지분율을 기록했다. 한화시스템은 이번 추가 매수로 363만3830주, 3.73%를 보유하게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 법인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USA도 98만6625주(1.01%)를 보유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분 확대가 단순 투자 목적을 넘어 한화그룹의 국내 항공·우주·방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한화는 이미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지상 무기체계, 엔진, 우주 발사체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한화시스템은 레이더, 위성, 전투체계 등 첨단 방산 전자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대표 항공기 제작 업체인 KAI와의 연결성이 강화될 경우 한국형 방산 생태계 내에서 한화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KAI는 한국형 전투기 KF-21, FA-50 경공격기, 수리온 헬기 등 국내 핵심 항공 플랫폼을 개발·생산하는 기업이다.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한국산 무기 수출이 확대되는 가운데 KAI와 한화 계열사의 사업 결합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한화 측은 현재 KAI에 대한 구체적인 경영권 행사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공시를 통해 KAI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명시했지만, 현재 임원의 선임·해임이나 합병·분할 등 경영권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주주 및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고려해 관계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관련 행위를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한화그룹의 KAI 지분 확대가 향후 추가 매입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한화가 15% 수준의 지분 확보를 넘어 추가적인 지분 확대에 나설 경우 KAI의 주요 주주 구도와 방산 업계 재편 논의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지분 확대는 단기적인 투자보다는 중장기 방산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며 “글로벌 방산 수요 증가와 항공우주 산업 성장 흐름 속에서 한화와 KAI 간 협력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이번 KAI 지분 확대를 통해 기존 방산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강화하고, 국내외 방산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추가 지분 확보 여부와 KAI와의 사업 협력 방향이 방산 업계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