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딥테크 투자 비중 세계 1위…미국·중국 앞질렀다
스위스, 딥테크 투자 비중 세계 1위…미국·중국 앞질렀다
  • 유미자
  • 승인 2026.06.1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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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봇·첨단컴퓨팅 중심으로 투자 집중…2025년 딥테크 투자금 26억 달러 기록

 

스위스는 벤처투자의 63%를 딥테크 분야에 배분하며 미국과 중국을 앞선 세계 최고 수준의 딥테크 투자 집중도를 기록했다. ETH Zurich와 EPFL은 유럽 최대 딥테크 스핀오프 창업 배출 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지 제공=Swiss Deep Tech Report 2026.

스위스가 벤처투자의 63%를 딥테크(Deep Tech) 분야에 배분하며 미국과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고 수준의 딥테크 투자 집중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로봇공학, 첨단 컴퓨팅, 반도체, 바이오테크 등 과학기술 기반 산업이 국가 혁신 생태계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발표된 '스위스 딥테크 리포트 2026(Swiss Deep Tech Report 2026)'에 따르면 스위스는 1인당 딥테크 투자 규모에서도 유럽 1위를 차지했으며, 글로벌 기준으로는 미국과 이스라엘과 함께 최상위권에 포함됐다. 보고서는 스위스가 단순한 연구 강국을 넘어 글로벌 첨단기술 상업화 허브로 발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로봇·컴퓨팅으로 이동하는 투자 축

보고서가 주목한 변화는 스위스 스타트업 생태계가 AI와 차세대 컴퓨팅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스위스에서 새롭게 설립되는 딥테크 기업 가운데 약 25%가 AI·머신러닝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과거 11% 수준에서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또한 스위스는 인구 대비 AI 연구자 밀도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됐으며, 영국과 미국의 두 배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공학 분야에서도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2020년 이후 스위스에서 설립된 벤처투자 유치 로봇 스타트업 수는 인구 기준으로 미국보다 3.5배, 영국보다 5배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차세대 컴퓨팅(Future of Compute) 분야 역시 투자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스위스는 유럽 평균보다 7배 많은 인구당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정밀 센서 산업이 기술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벤처투자의 63%가 딥테크로 향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위스 벤처투자금 가운데 63%가 딥테크 분야에 투자되고 있다. 이는 중국(56%)과 미국(54%)을 넘어서는 수준이며, 독일·영국의 약 두 배에 해당한다. 프랑스와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보고서는 이를 "세계에서 가장 딥테크 중심적인 벤처투자 시장"으로 평가했다.

투자 규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스위스 딥테크 스타트업 투자금은 2015년 이후 약 5배 증가했으며, 2025년에는 사상 최대인 26억 달러를 기록했다. 1인당 기준 투자 규모는 1,470달러로 유럽 최고 수준이다. 이는 국가 규모를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치로, 스위스가 첨단기술 산업에 얼마나 집중적으로 자본을 투입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ETH 취리히·EPFL, 유럽 딥테크 창업의 핵심 공급원

스위스 딥테크 경쟁력의 핵심 배경으로는 대학 중심 연구 생태계가 꼽힌다. 보고서는 ETH Zurich와 EPFL을 유럽 내 딥테크 스핀오프(Spinout) 창업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대학으로 평가했다.특히 두 대학에서 창업된 기업들이 최근 시드(Seed) 단계에서 시리즈A 단계로 진입하기 시작하면서 향후 5~10년간 대규모 성장 파이프라인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이러한 연구 기반 창업 생태계가 AI, 반도체, 로봇공학, 우주기술, 바이오테크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자본이 스위스로 향한다

보고서는 최근 스위스 딥테크 생태계가 국제 투자자들의 관심을 빠르게 끌어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1억 달러 이상 대형 투자 라운드의 경우 자금의 88%가 해외 투자자로부터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럽 평균인 75%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반면 스위스 국내 자본 비중은 12%에 불과해 향후 성장 단계 기업에 대한 투자 여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보고서 공동 저자들은 최근 글로벌 VC들이 더 이상 스위스 시장을 설득해서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AI·컴퓨팅·로봇 분야 기업들도 연구개발 거점을 확대하고 있으며, 스위스 대학 연구 성과가 직접 창업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AI 시대 '유럽의 딥테크 허브' 경쟁 본격화

이번 보고서는 AI와 첨단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가 경쟁력이 단순한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을 넘어 연구개발, 반도체, 컴퓨팅 인프라, 로봇공학, 우주기술 등 과학기술 기반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위스는 인구와 시장 규모에서는 미국이나 중국에 미치지 못하지만, 대학 연구 역량과 벤처투자 생태계를 결합해 글로벌 딥테크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AI·로봇·차세대 컴퓨팅 분야 창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유럽의 첨단기술 경쟁 구도에서도 스위스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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