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 인도네시아 EV금융 등 해외사업 확대…수익원 다변화 속도
JB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 간 합병 가능성을 검토하자는 주요 주주의 제안이 두 달 만에 사실상 일단락됐다. 합병 논의가 수면 아래로 내려가면서 관심은 JB금융이 그동안 추진해온 해외·비은행 부문의 성장 전략으로 옮겨가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난 10일 JB금융과 BNK금융 이사회에 후속 서한을 보내 양사 간 합병 타당성을 검토하라는 요구를 더 이상 이어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두 회사 이사회가 합병 검토에 착수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논의가 시작된 것은 지난 7월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당시 JB금융과 BNK금융에 독립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전략컨설팅사를 통해 합병의 전략적·재무적 타당성을 검토하자고 공개 제안했다.
얼라인은 지역 인구 감소와 경제력의 수도권 집중, 시중은행·인터넷은행과의 경쟁, AI·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투자 부담 등을 이유로 지방금융의 규모 확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두 금융그룹 모두 합병 검토에 착수하지 않았다. BNK금융은 이사회 정식 안건으로 상정해 표결했고, JB금융은 얼라인의 주주서한을 이사회에 보고했다.
얼라인은 이번에 합병 검토 요구를 철회하면서도 지방은행을 둘러싼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할 중장기 전략과 그 내용을 주주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은 유지했다.
합병 논의와 별개로 해외·비은행 사업 확대
JB금융의 최근 행보를 보면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을 중심으로 한 기존 사업 기반에 비은행과 해외사업을 더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해외사업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JB금융 자회사 JB우리캐피탈은 최근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으로부터 현지 여신전문금융사 PT KB부코핀파이낸스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았다.
JB우리캐피탈은 지난해 7월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자회사가 보유한 KB부코핀파이낸스 지분 85%를 약 29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규제당국의 승인을 확보하면서 연내 거래 종결을 위한 주요 절차를 넘었다.
인수 규모 자체는 크지 않다. 대신 현지 금융 라이선스와 영업 기반을 확보하고 JB우리캐피탈이 국내에서 쌓아온 여신·리스크 관리 경험을 접목하는 방식이다.
사업 영역도 기존 기업금융에서 리테일로 넓힐 계획이다. JB금융은 AI 기반 핀테크 기업 에이젠글로벌과 협력해 인도네시아 전기이륜차를 비롯한 EV·모빌리티 금융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JB금융은 이미 캄보디아와 미얀마, 베트남 등에 진출해 있다. 인도네시아가 추가되면서 동남아 주요 시장에서 은행과 캐피탈, 증권, 소액금융 등을 아우르는 사업 기반도 넓어지고 있다.
해외사업 이익도 증가세
해외사업은 실적에서도 조금씩 비중을 높이고 있다.
JB금융의 올해 상반기 글로벌 사업 손익은 32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3% 증가했다. 그룹 전체 손익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7.3%에서 8.1%로 높아졌다.
그룹 전체 실적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JB금융의 지배지분 순이익은 38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합병 논의가 일단락된 시점에서 이런 변화는 JB금융의 향후 성장 방향을 살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역은행을 중심으로 한 기존 사업을 유지하면서 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와 해외사업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는 구조다.
최근 인도네시아 진출 역시 대규모 인수로 외형을 단숨에 키우기보다는 현지 금융 플랫폼을 확보하고 핀테크 기업과 협업해 새로운 사업을 붙이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얼라인이 제기했던 지방은행의 중장기 경쟁력 문제는 JB금융뿐 아니라 지방금융권 전체가 안고 있는 과제다. 다만 해법은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다. 합병 논의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앞으로는 각 금융그룹이 어떤 방식으로 사업 영역과 수익 기반을 넓혀가는지가 더욱 중요해졌다.
JB금융은 현재 그 범위를 국내 지역은행 밖으로 넓히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사업이 성장하고 비은행 계열사의 역할이 커질수록 JB금융이 추진해온 수익원 다변화 전략도 한층 구체적인 모습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