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봇부터 상담 지원·품질평가까지 적용…상담 대기시간 47초→5초 단축
LG유플러스가 자체 고객센터 운영 경험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인소싱 AICC’를 앞세워 기업용 AI 컨택센터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외부 고객사에 솔루션을 공급하기 전에 자사 고객센터에서 직접 적용하고 검증하는 방식으로 차별화하고, 2030년에는 상담 대기시간을 사실상 없애는 ‘AI 네이티브 컨택센터’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LG유플러스는 30일 서울 금천구 LG가산디지털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CC(AI Contact Center) 사업 전략과 실제 고객센터 적용 성과를 공개했다.
회사는 AI 콜봇·챗봇을 비롯해 상담사를 실시간으로 지원하는 ‘AI 상담어드바이저’, 상담 품질평가를 자동화하는 ‘AI Auto QA’ 등을 고객 상담 전 과정에 적용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AICC 사업 매출을 연평균 50% 이상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자체 고객센터가 AI 테스트베드…검증 후 기업 고객에 공급
LG유플러스 AICC 전략의 핵심은 AI 기술을 개발하는 동시에 직접 사용하는 구조에 있다.
전국 17개 고객센터에서 연간 수천만 건의 상담을 처리하면서 실제 고객 반응과 상담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기능을 검증한다. 현장에서 성능과 안정성을 확인한 기능을 다시 B2B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고객사에 AICC를 구축할 때도 자체 고객센터 운영 경험을 보유한 전문인력이 현장을 분석해 업무 특성에 맞는 시스템을 설계한다. 이후 운영 과정에서 확인된 요구사항과 문제점을 다시 AI 솔루션 개선에 반영한다.
AICC 구축 과정 자체에도 AI가 활용된다. LG유플러스는 LG AI연구원의 ‘엑사원(EXAONE)’과 글로벌 AI 모델을 활용해 고객사의 업무 목적과 지침을 기반으로 상담 시나리오와 업무 절차, 상담 에이전트를 생성한다. 실제 운영과 유사한 환경에서 시뮬레이션을 거쳐 품질을 확인하고, 서비스 적용 이후에는 축적된 상담 데이터를 분석해 개선점을 찾아내는 구조다.
이는 AI 기술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한번 구축한 시스템을 장기간 그대로 사용하는 기존 AICC 방식의 한계를 줄이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연간 800만 건 AI가 처리…상담사는 판단 필요한 업무 집중
고객 상담 방식도 AI를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요금 조회나 서비스 가입처럼 비교적 표준화된 업무는 AI 콜봇과 챗봇이 담당한다. 현재 LG유플러스에서 연간 약 800만 건의 고객 문의가 AI 콜봇과 챗봇을 통해 처리되고 있다.
콜봇은 고객이 말하는 개별 단어뿐 아니라 대화의 전체 맥락을 분석한다. 고객이 말을 하다 잠시 멈추더라도 발화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여행 일정이나 목적지 등 대화 속 정보를 종합해 필요한 서비스를 안내하는 방식이다.
사람의 판단이나 설명이 필요한 상담에서는 AI가 상담사를 보조한다.
‘AI 상담어드바이저’가 고객과 상담사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문자로 변환하고 상담 내용을 분석해 관련 상품과 정책, 답변 정보를 화면에 제시한다. 상담사가 여러 내부 시스템을 오가며 필요한 정보를 직접 찾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신입 상담사도 AI가 제시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대응할 수 있어 상담사의 숙련도에 따른 서비스 편차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상담이 끝난 뒤에는 ‘AI Auto QA’가 상담 내용을 분석한다. 기존에는 상담 코치가 일부 녹취를 직접 확인해야 했지만 AI를 활용하면 보다 많은 상담을 동일한 기준으로 분석하고 상담사별 강점과 개선 과제를 파악할 수 있다.
상담 대기 47초에서 5초로…AI가 만든 시간 다시 고객에게
실제 고객센터 운영 지표도 변화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평균 상담사 연결 대기시간은 인소싱 AICC 도입 이전인 2024년 47초에서 올해 5초로 약 9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상담에 걸리는 시간도 16% 줄었다.
회사는 AI 도입으로 확보한 시간을 단순한 인력 효율화보다는 상담 품질을 높이는 데 활용하고 있다. 65세 이상 고객에게 상담사가 우선 응대하고 청각장애 고객에게는 수어 상담사를 연결하는 등 고객 특성에 따른 상담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AI 상담을 일률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고객이 원하는 상담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반복적이고 표준화된 업무는 AI가 처리하고, 사람의 판단과 배려가 필요한 상담에 상담사가 더 집중하도록 역할을 나누는 방식이다.
2030년 고객이 기다리지 않는 ‘AI 네이티브 컨택센터’로
LG유플러스의 다음 단계는 AI가 상담사를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고객센터 운영 자체가 AI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AI 네이티브 컨택센터’다.
고객이 문의한 뒤 필요한 정보를 찾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과거 상담 이력과 가입 정보 등을 분석해 고객의 의도를 파악하고 필요한 정보를 먼저 제시하는 방식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상담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문제점을 찾아내고 다시 서비스에 반영하는 구조를 구축한다. AI 도입→상담 데이터 축적→서비스 개선이 반복되는 고객센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 같은 자체 운영 경험은 LG유플러스가 기업용 AICC 시장을 확대하는 기반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단순히 AI 솔루션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고객센터에서 검증된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으로 B2B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안형균 LG유플러스 엔터프라이즈AI사업그룹장(상무)은 “AI 시대 AICC 경쟁력은 기술 자체보다 고객 반응을 얼마나 빠르게 서비스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며 “자체 고객센터 운영을 통해 축적한 경험과 인소싱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업 고객의 AI 전환을 지원하고 2030년까지 AICC 사업을 기업 AX 사업의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