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무게중심 AI·반도체로…전문경영인 부회장 3명 SK하이닉스 합류
SK그룹 무게중심 AI·반도체로…전문경영인 부회장 3명 SK하이닉스 합류
  • 정준호
  • 승인 2026.09.1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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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사업·대외협력 경험 갖춘 서진우·유정준·이형희 부회장 전진 배치
임원 250여명 심층 면담도 진행…중장기 전략·조직 운영 전반 점검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 SK그룹 전문경영인 부회장 3명이 최근 SK하이닉스에 합류했다. / 사진=SK하이닉스

SK그룹의 전문경영인 부회장 3명이 SK하이닉스로 자리를 옮겼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가 그룹의 핵심 성장축으로 부상한 가운데 중국과 북미 사업, 대외협력을 맡아온 최고위 경영진을 SK하이닉스에 배치하면서 그룹의 무게중심이 반도체 쪽으로 한층 이동하는 모습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서진우 중국 총괄 부회장과 유정준 미주 총괄 부회장, 이형희 부회장은 최근 지주사 SK㈜에서 SK하이닉스로 소속을 옮겼다. 이들은 지난 15일 SK하이닉스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너 일가를 제외한 SK그룹 전문경영인 부회장 4명 가운데 장동현 SK에코플랜트 부회장을 제외한 3명이 SK하이닉스에 포진하게 됐다.

이번 인사는 단순한 계열사 이동보다는 SK하이닉스의 글로벌 사업과 중장기 경영 전략을 지원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SK그룹도 다양한 사업 경험을 갖춘 경영진이 SK하이닉스의 경영 방향과 비전 수립을 지원하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미국·중국·대외협력 경험 SK하이닉스에 결집

세 부회장의 경력도 이번 인사의 방향을 보여준다.

서진우 부회장은 SK텔레콤 사장과 SK플래닛 대표를 거쳐 그룹의 중국 사업을 담당해왔다. 유정준 부회장은 SK E&S와 SK온 대표 등을 역임하며 북미 사업을 이끌었고, 이형희 부회장은 SK텔레콤 사업총괄과 SK브로드밴드 대표 등을 거쳐 그룹의 대외협력과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맡아왔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반도체 사업 자체의 경쟁력뿐 아니라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력, 해외 투자, 공급망과 각국 정부·기관과의 관계 등 사업 외연을 넓혀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경험을 쌓은 경영진이 동시에 합류한 배경에도 이런 환경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AI용 메모리를 둘러싼 경쟁이 확대되면서 SK하이닉스의 역할은 그룹 내에서도 이전보다 커졌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AI 메모리 사업이 성장하면서 반도체 사업의 전략적 중요성이 높아졌고, 글로벌 경영의 불확실성 역시 확대되고 있다.

 

250여명 임원과 1대1 면담…14년 만의 전사적 점검

세 부회장이 SK하이닉스 임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심층 면담도 눈에 띈다.

현재 곽노정 대표이사와 사외이사를 제외한 사장단 및 담당급 임원 등 약 250명이 면담 대상이다. 현장의 사업 현안과 애로사항을 듣고 조직 운영과 리더십 등에 대한 의견을 파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에서 전체 임원을 대상으로 이 같은 1대1 심층 면담이 진행되는 것은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한 2012년 이후 14년 만이다. 당시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임원들을 직접 만나 회사의 사업과 조직 상황을 점검했다.

이번 면담이 연말 정기인사와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을 앞둔 시점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면담을 통해 파악한 현장 의견과 사업별 현안이 향후 조직 운영과 중장기 경영 과제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 중심으로 그룹 역량 재배치

이번 인사에서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 것은 SK그룹 내 SK하이닉스의 달라진 위상이다. 전문경영인 부회장 4명 가운데 3명이 한 계열사에 배치된 것은 그만큼 그룹 차원에서 반도체 사업에 두는 비중이 커졌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세 부회장이 기존 SK하이닉스 경영진을 대신해 사업을 직접 지휘하기보다는 각자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장기 전략과 글로벌 사업, 대외협력 등을 지원하는 역할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측도 이번 인사를 경영 전반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실행 과제를 점검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AI 반도체 시장의 경쟁이 기술과 생산능력을 넘어 투자와 공급망,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SK그룹이 최고위 전문경영인들을 SK하이닉스에 집중시킨 만큼, 향후 이들이 글로벌 사업과 조직 전략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도 관심을 끌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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