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6] COMPUTEX 2026, AI 스타트업 뒤에 선 국가들… 글로벌 진출 경쟁 본격화
[현장 리포트-6] COMPUTEX 2026, AI 스타트업 뒤에 선 국가들… 글로벌 진출 경쟁 본격화
  • 유미자
  • 승인 2026.06.0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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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캐나다·프랑스·이스라엘·일본 등 9개국 국가 파빌리온 운영… AI 시대의 경쟁은 기업을 넘어 국가 지원 체계로 확대

한국은 양적으로 강하지만, 프랑스는 전략 분야 집중형, 캐나다는 타겟 미션형, 이스라엘은 고부가가치 수출형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타이베이=공동 취재팀

COMPUTEX 2026 전시장을 걷다 보면 눈에 띄는 공통점이 있다. 부스의 주인공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지만, 그 뒤에는 각국 정부와 무역진흥기관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AI와 반도체, 로보틱스 기업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국가들이 자국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또 다른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특히 난강전시관 제2관 InnoVEX 스타트업 존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COMPUTEX 2026 전체 참가국은 33개국이지만, 정부 차원의 공식 지원을 통해 국가 파빌리온을 운영한 국가는 9개국에 집중됐다. 한국, 일본, 프랑스, 이스라엘, 캐나다, 호주, 이탈리아, 체코, 태국 등은 정부 또는 공공기관이 직접 참여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었다.

국가 파빌리온, 새로운 산업 외교의 무대

InnoVEX에 설치된 국가 파빌리온은 단순한 공동 전시관이 아니었다. 각국 정부는 부스 공간 제공을 넘어 참가 기업 선발, 비즈니스 매칭, 투자 유치, 현지 시장 정보 제공, 글로벌 파트너 연결까지 전 과정을 지원했다.

가장 일반적인 지원 방식은 공동 파빌리온 운영이다. 개별 기업이 단독 부스를 운영할 경우 발생하는 높은 비용 부담을 줄이고 국가 브랜드를 활용해 신뢰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여기에 사전 비즈니스 매칭 프로그램과 투자자 네트워킹이 결합되면서 스타트업들은 기술 개발보다 어려운 시장 개척 과정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전시 종료 이후에도 후속 상담과 사업 개발을 지원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전시회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장기적인 수출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캐나다·프랑스·이스라엘, 차별화된 지원 전략

이번 COMPUTEX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례 중 하나는 캐나다였다. 캐나다는 연방정부가 아닌 온타리오 주정부를 중심으로 대표단을 구성했다. 온타리오 정부와 Canadian Trade Office in Taipei가 협력해 참가 기업들에게 시장 브리핑, 1대1 수출 상담, 현지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특히 참가 비용을 낮추고 소수 기업 중심의 집중형 미션을 운영하는 방식은 효율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전시 참가 자체보다 실질적인 수출 성과와 파트너십 구축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다.

프랑스는 Business France와 일드프랑스(Île-de-France) 지역 정부가 함께 참여했다. 반도체, 양자컴퓨팅, AI 인프라 등 전략 산업에 집중하면서 고위급 산업 대표단까지 파견했다. 이는 단순 수출 지원을 넘어 국가 산업 전략과 기업 해외 진출을 연계하는 모델에 가깝다.

이스라엘 역시 국가 차원의 기술 수출 전략을 보여줬다. Israel Export Institute를 중심으로 AI, 엣지 컴퓨팅, 사이버보안, 반도체 기업들이 참가했다. 특히 고부가가치 기술 분야에 집중하는 모습은 이스라엘 특유의 기술 수출 모델을 그대로 보여줬다.

일본은 스타트업, 대만은 제조 AI에 집중

일본은 JETRO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단순 전시를 넘어 피치 이벤트와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을 결합하며 글로벌 투자자 연결에 적극 나섰다. 기술 전시보다 투자 유치와 사업 확장을 중시하는 접근이 특징이다.

반면 개최국 대만은 제조업 기반의 강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었다. 엣지 AI, 스마트 제조, 디지털 트윈, 산업용 로봇 등 실제 생산 현장에 적용 가능한 기술 기업들이 다수 참가했다. 이는 COMPUTEX 전체에서 나타난 ‘피지컬 AI’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대만은 AI를 단순한 소프트웨어 산업이 아니라 제조 경쟁력 강화 수단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AI 인프라와 하드웨어 공급망을 바탕으로 산업 현장 중심의 응용 시장을 확대하려는 전략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한국의 강점과 과제

한국 역시 InnoVEX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국가 지원 체계를 운영한 국가 중 하나였다. KOTRA와 중소벤처기업부(MSS), 중소기업 지원 기관들이 협력하며 다수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참가를 지원했다. CES를 비롯한 글로벌 전시회에서 축적한 공동관 운영 경험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한국은 양적인 규모만 놓고 보면 세계 최고 수준의 스타트업 지원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질적 경쟁력 측면에서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캐나다의 집중형 미션, 프랑스의 전략산업 특화 모델, 일본의 투자 연계 프로그램, 이스라엘의 기술 수출 중심 전략 등은 한국이 참고할 만한 사례로 꼽힌다. 특히 AI, 반도체, Edge AI, Physical AI 분야에서는 전시 지원을 넘어 장기적인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종합 분석, AI 시대의 경쟁은 국가 대 국가

COMPUTEX 2026 InnoVEX에서 확인된 가장 큰 변화는 AI 경쟁의 주체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기업과 기업의 경쟁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국가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글로벌 공급망과 투자 네트워크를 연결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AI와 반도체, 로보틱스 산업이 국가 전략 산업으로 자리 잡으면서 국가 파빌리온은 단순 전시 공간이 아니라 산업 외교의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기업들은 기술을 전시하고 있었지만, 국가들은 그 기술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통로를 설계하고 있었다.

결국 AI 시대의 경쟁은 기술 경쟁만이 아니다. 기업 뒤에 어떤 국가 전략이 있고, 어떤 지원 체계가 구축되어 있는지가 글로벌 시장 성공을 좌우하는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COMPUTEX 2026 InnoVEX는 바로 그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을 보여주고 있었다.

기사 문의: Korea IT Times Technology Team (monica@koreaittimes.com | info@koreait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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