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로봇 사업 ‘전사 총력전’… 휴머노이드 상용화 승부수
삼성전자, 로봇 사업 ‘전사 총력전’… 휴머노이드 상용화 승부수
  • 정소연
  • 승인 2026.07.23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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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직속 RX사업추진실 신설… R&D·제조 데이터 결합해 로봇 경쟁력 강화
지난해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장에 등장한 삼성전자 자회사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개/ 삼성전자 제공
지난해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장에 등장한 삼성전자 자회사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개/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로봇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 축으로 낙점하고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선다. 최고경영진 직속 전담 조직을 신설해 연구개발부터 상품기획, 디자인, 사업 전략까지 한데 묶고, 제조 현장에서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범용 휴머노이드 개발과 상용화를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노태문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속으로 ‘로보틱스경험(RX)사업추진실’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조직은 로봇 사업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는 동시에 핵심 기술 개발과 디자인, 상품기획 등 사업화 전반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이번 조직 개편은 삼성전자가 로봇을 단순한 미래 기술 연구 분야가 아닌 실제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로봇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와 미래로봇추진단 운영 등을 통해 관련 기술과 인력을 확보해왔다. 이제는 축적된 역량을 하나의 사업 체계로 통합해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는 단계로 넘어간 것이다.

삼성전자의 로봇 전략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제조 현장을 휴머노이드 개발의 출발점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우선 제조용 로봇을 실제 생산라인에 투입하고, 현장에서 확보한 작업 데이터를 다시 로봇의 학습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로봇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작업하며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지와 판단, 조작 능력을 고도화하면 휴머노이드의 범용성을 빠르게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후 제조 현장에서 검증된 기술을 기업 간 거래(B2B) 시장으로 확대하고 궁극적으로는 가정 등 소비자 시장(B2C)까지 진출한다는 단계적 사업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R&D캠퍼스를 로봇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한다. 관련 인력을 한곳에 모아 연구개발과 사업화 간 협업을 강화하고, 구미사업장에는 데이터팩토리를 구축해 제조 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분석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제조 인프라는 로봇 학습 데이터 확보 측면에서 강력한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생활가전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만큼 공정별로 요구되는 작업 환경과 동작이 다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오는 2030년까지 국내외 생산 거점을 AI 자율공장으로 전환한다는 계획까지 현실화할 경우 휴머노이드가 학습할 수 있는 제조 데이터의 범위도 크게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계열사의 제조 현장도 로봇 사업의 확장 기반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디스플레이와 전자부품, 배터리, 조선, 플랜트 등 산업별로 복잡한 작업 환경에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범용 로봇 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학습 데이터를 축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기술 경쟁에 대비한 연구개발 네트워크도 강화한다. 삼성전자는 미국과 중국, 일본에 글로벌 연구 거점을 운영하며 현지 기술 생태계와 연계하고 우수 인재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로봇 기술의 핵심 분야별로 글로벌 협력을 확대해 자체 개발 역량과 외부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 인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 출신 이동건 삼성전자 기획팀 부사장이 로보틱스전략팀장을 맡은 데 이어 자율주행 로봇과 로봇 핸드 분야 전문가들도 합류할 예정이다. 로봇의 이동과 조작, 인공지능 등 핵심 기술을 아우르는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특히 로봇 손은 휴머노이드 상용화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인간의 손과 유사하게 다양한 물체를 잡고 조작하려면 정교한 구동 기술과 센서, 제어 기술이 필요해 개발 난도가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외부 선도 기업 및 해외 스타트업과의 협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기술 고도화를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관련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이나 지분 투자도 삼성전자의 로봇 생태계 확장 전략에 포함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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