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이 남긴 교훈…한국 방산은 왜 NATO의 벽 앞에서 멈췄나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이 남긴 교훈…한국 방산은 왜 NATO의 벽 앞에서 멈췄나
  • 연철웅
  • 승인 2026.07.07 09: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Part 1: 캐나다가 선택한 것은 잠수함이 아니었다…AI 시대 방산 경쟁의 새로운 법칙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III 잠수함 / 사진=한화오션 제공
 

세계 방산시장의 경쟁 기준이 다시 한 번 바뀌었다.

캐나다가 차기 잠수함 사업(CPSP)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를 선택했다. 최대 12척 규모의 차세대 잠수함을 도입하는 이번 사업은 캐나다 역사상 가장 큰 방산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계약과 유지·보수(MRO), 성능 개량까지 포함하면 앞으로 40~50년 동안 국가 안보를 좌우할 장기 프로젝트가 된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번 프로젝트는 독일의 승리와 한국의 한화오션의 패배다. 그러나 이번 경쟁이 세계 방산시장에 남긴 의미는 특정 기업의 수주 여부보다 훨씬 크다. 캐나다는 잠수함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반세기 동안 함께 안보를 설계할 파트너를 선택했다. 이것이 이번 프로젝트를 바라봐야 하는 출발점이다.

AI 시대에도 마지막 경쟁력은 '동맹'이었다

지난 10여 년 동안 AI 산업의 경쟁 기준은 세 차례 진화했다. 알고리즘 경쟁에서 시작해 반도체 경쟁으로 확대됐고, 지금은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를 확보하는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산업은 빠르게 변하지만 국가 안보의 경쟁 원리는 조금 다르다. 전략무기를 도입하는 국가가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성능보다 누구와 50년을 함께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한국 잠수함은 성능과 가격, 납기 경쟁력에서 세계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캐나다는 독일을 선택했다. 한화오션 역시 성명에서 "NATO 동맹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표현은 이번 경쟁의 본질을 설명한다. AI 시대에도 전략무기 시장에서는 동맹 자체가 하나의 전략적 자산으로 축적되는 구조, 다시 말해 '동맹 자본(Allied Capital)'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작동하고 있다.

AI 산업에서 데이터가 자본이라면 방산에서는 동맹이 자본이다.

잠수함은 무기가 아니라 국가 안보 시스템이다. 캐나다가 선택한 것은 잠수함 한 척이 아니라 앞으로 30~50년 동안 함께 운용할 해군 전력 생태계였다. 잠수함은 전투기나 장갑차보다 해군의 작전, 정보, 정비, 연합훈련 체계와 훨씬 깊게 결합되는 전략자산이다. 한 번 도입하면 다른 무기처럼 쉽게 교체하기 어렵다.

음향정보 데이터베이스와 지휘통제체계, 암호체계, 수중 통신망, 정비 시스템, 연합작전 절차가 수십 년 동안 하나의 생태계로 축적되기 때문이다. 캐나다가 TKMS의 212CD를 선택한 것도 같은 이유다. 이는 독일 잠수함을 구매한 것이 아니라 독일과 노르웨이가 구축해 온 NATO 잠수함 운용 체계에 참여하는 의미를 갖는다.

세계사는 이미 같은 선택을 반복해 왔다

이번 사례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 1948년 미국은 마셜 플랜을 통해 유럽을 재건했다. 많은 사람들은 이를 경제 원조로 기억하지만, 전략적으로는 서방 안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출발점이었다. 이후 NATO가 탄생했고, 오늘날 F-35, 이지스 전투체계, 패트리엇 미사일, 핵잠수함 협력체계까지 이어지는 미국 방산 경쟁력의 기반이 됐다. 미국은 무기를 수출한 것이 아니라 동맹을 구축했다.

2021년 호주가 프랑스와의 잠수함 계약을 포기하고 미국·영국과 함께 AUKUS를 선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미 막대한 비용을 투입했지만 계약보다 전략을 선택했다. 이번 캐나다의 결정도 다르지 않다. 국가 안보는 언제나 기술보다 더 깊은 곳에서 움직인다.

계속 — Part 2에서는 ‘한국 방산은 이미 글로벌 1군(Tier 1)에 진입했다’는 분석을 시작으로, ‘방산 외교 2.0’, 한국의 전략 과제, 그리고 세계 방산 질서의 재편을 정리한다.

영문버전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Independent journalism on technology, industry and the forces reshaping Korea and the world.
  • Korea IT Times Co., Ltd. | 34 Gukjegeumyung-ro 8-gil, Yeongdeungpo-gu, Seoul, Republic of Korea
  • Business Registration No. 206-86-32195
  • Tel. +82-2-578-0434 | 010-2442-9446 | info@koreaittimes.com
  • Publisher & Editor-in-Chief: Younsoo Chung | Youth Protection Manager: Choul-woong Yeon
  • ©2004–2026 Korea IT Times.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