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체코서 ‘원전 청정수소’ 사업화 시동… 유럽시장 정조준
한수원, 체코서 ‘원전 청정수소’ 사업화 시동… 유럽시장 정조준
  • 정준호
  • 승인 2026.09.0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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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도 분석 마치고 현지 실증사업 추진 논의… 원전 중심 해외사업 다각화
한수원은 지난 7일 경주 황룡원에서 체코수소협회(HYTEP·Hydrogen Technology Platform)와 ‘체코 및 유럽연합(EU)의 원자력 수소 법·제도·정치 환경 분석 용역’ 성과공유회를 개최하고 최종 성과를 점검했다/ 한수원 제공
한수원은 지난 7일 경주 황룡원에서 체코수소협회(HYTEP·Hydrogen Technology Platform)와 ‘체코 및 유럽연합(EU)의 원자력 수소 법·제도·정치 환경 분석 용역’ 성과공유회를 개최하고 최종 성과를 점검했다/ 한수원 제공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를 발판으로 유럽 원자력 청정수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원전 건설과 운영에 집중했던 해외사업 영역을 수소 생산까지 넓혀 원자력과 수소를 결합한 새로운 에너지 사업 모델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한수원은 지난 7일 경주 황룡원에서 체코수소협회(HYTEP)와 ‘체코 및 유럽연합(EU)의 원자력 수소 법·제도·정치 환경 분석 용역’ 성과공유회를 열었다.

이번 용역은 지난해 9월부터 약 11개월 동안 진행됐다. 체코와 EU의 원자력 및 수소 정책을 비롯해 관련 법·제도와 정치적 환경을 살펴보고 향후 원전 연계 수소사업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한수원은 특히 이번 분석 결과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핵심은 원전에서 생산한 무탄소 전력을 활용해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실증사업이다. 체코 현지에서 사업 모델을 구체화한 뒤 향후 다른 EU 국가로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도 검토했다.

이번 협력은 한수원이 체코에서 쌓아온 수소 분야 네트워크를 사업개발 단계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수원은 2024년 체코에서 ‘한-체코 수소 협력 포럼’을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현지 수소산업과의 접점을 넓혀왔다. 이후 체코수소협회와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협회가 주관하는 국제 수소 기술 콘퍼런스 ‘Hydrogen Days’에도 2025년과 2026년 연속으로 참가하며 현지 기관 및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

체코가 원전 확대와 수소경제 육성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한수원이 현지를 유럽 시장 진출의 거점으로 삼는 배경이다. 특히 체코 신규 원전 사업을 통해 이미 구축한 현지 네트워크를 수소 분야로 확장할 수 있어 원전과 수소를 묶은 사업 모델을 추진하기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다.

원전과 청정수소의 결합은 유럽 에너지 시장에서도 사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원전은 날씨와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대규모 무탄소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전력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방식과 결합할 경우 발전과 수소 생산을 하나의 에너지 사업으로 묶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수원이 기술 개발보다 현지 법·제도와 정책 환경을 먼저 들여다본 것도 사업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럽 수소시장은 국가별 지원정책과 수소 인증체계, 원자력에 대한 정책적 판단 등이 사업 추진과 경제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시장 진입에 앞서 규제 환경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이번 용역의 초점도 단순한 시장 규모 조사에 머물지 않았다. 원자력과 수소를 연계한 사업이 체코와 EU의 정책 및 제도 안에서 실제로 추진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향후 실증사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무게를 뒀다.

이에 따라 향후 한수원의 과제는 분석 결과를 구체적인 프로젝트로 전환하는 것이다. 현지 기관 및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면서 원전 전력과 수전해 기술을 결합한 실증 모델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사업성과 기술성을 동시에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체코에서 사업 경험을 확보할 경우 이를 다른 유럽 국가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유럽 각국이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만큼 원전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청정수소 생산을 결합한 모델이 새로운 해외사업 영역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알레스 두체크 체코수소협회장은 “한수원과의 협력과제를 수행하게 돼 뜻깊다”며 “이번 성과가 체코 현지에서 원전 전력과 연계한 청정수소 생산 실증사업 개발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영곤 한수원 수소융복합처장은 “체코수소협회와 그동안 쌓아온 신뢰가 이번 용역의 성과로 이어졌다”며 “현지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글로벌 원자력 청정수소 생태계 구축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한수원의 해외 원전사업 전략이 발전소 건설을 넘어 에너지 생산과 활용을 아우르는 종합 에너지 사업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체코에서 원전과 수소를 결합한 실증 경험을 확보할 경우 이를 유럽 내 추가 사업 수주와 연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 확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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