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불법하도급을 막기 위해 신고 제도를 대폭 손질했다. 신고 과정에서 요구되던 입증자료 부담을 줄이는 한편 포상금 규모에도 제한을 두지 않기로 하면서 현장 제보를 적극적으로 끌어내겠다는 취지다.
LH는 건설 현장의 불법하도급 근절을 위해 신고 및 포상 제도를 7일 개편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6월 개정된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에 맞춰 신고자의 접근성과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장 큰 변화는 신고 단계에서 요구되는 자료 기준이다. 기존에는 사진이나 서류 등 불법하도급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명확한 자료를 제출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구체적인 진술이나 현장에서 확인되는 정황만으로도 신고할 수 있다.
LH는 접수된 제보를 토대로 자체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신고자가 직접 불법행위를 입증해야 하는 부담을 줄여 건설 현장 내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보다 신속하게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포상금 제도도 크게 달라진다. 기존에는 신고 포상금이 최대 3000만원으로 제한됐지만, 앞으로는 상한선을 없애고 과징금 부과액의 최대 30%까지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신고 이후 실제 포상금을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장치도 새롭게 마련됐다. LH 조사에서 불법행위가 확인돼 관할 행정기관에 처분을 요청하는 단계에 이르면 예상 포상금의 10%를 먼저 지급한다. 1차 지급액은 최대 50만원이다.
LH가 신고 제도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이유는 불법하도급이 건설근로자의 처우뿐 아니라 현장의 안전과 공사 품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하도급 구조가 복잡한 대형 건설 현장에서는 내부 관계자의 제보가 위법행위를 발견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신고 방식도 모바일 중심으로 간소화했다. LH는 전국 건설 현장에 신고 안내 포스터와 현수막을 설치하고 QR코드를 통해 신고 페이지에 바로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신고가 접수된 이후에는 처리 과정에 따라 알림을 제공해 제보자가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장 홍보도 병행한다. LH는 지난 6일 남양주진접2 A7BL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에서 현장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개편된 신고 제도를 설명하고 QR코드를 활용한 모바일 신고 절차를 직접 안내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불법하도급에 대한 감시를 행정기관 중심에서 현장 참여형 방식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신고 요건을 완화하고 포상금 상한까지 없앤 만큼 현장에서 제보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신고가 실제 처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제보 내용의 구체성과 조사 과정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LH는 신고 접수부터 조사, 행정기관 처분 요청까지 절차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제도의 신뢰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성훈 LH 사장은 “불법하도급을 근절하기 위해 신고자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제도의 문턱을 낮추고 포상 체계도 강화했다”며 “건설근로자가 정당한 대우를 받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현장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