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시그널] AI에 3조5000억 달러가 몰리지만, 월가는 반대로 베팅한다
[투데이 시그널] AI에 3조5000억 달러가 몰리지만, 월가는 반대로 베팅한다
  • Korea IT Times 편집국
  • Published 2026.08.13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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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위브 수주잔고 1040억 달러로 AI 수요는 여전히 강해…헤지펀드는 공매도 늘리며 투자 판단 기준을 ‘인프라 확장’에서 ‘자본 수익성’으로 전환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서로 모순돼 보이는 두 가지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력 인프라에는 수조 달러의 자금이 몰리는 반면, 월가의 일부 헤지펀드는 그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업을 상대로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투자한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CoreWeave)는 이러한 긴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코어위브의 2분기 수주잔고는 1042억 달러까지 늘었지만, 지난 7월 헤이즐트리(Hazeltree)가 집계한 공매도 집중 종목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렇다고 월가가 AI 산업의 미래를 부정하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투자자들이 전례 없는 인프라 지출을 장기적인 현금흐름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업과 자본 투입 속도에 비해 수익 창출력이 뒤처질 수 있는 기업을 구분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모건스탠리는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 건설에 약 2조 9000억 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한다. 반도체와 전력, 관련 인프라까지 포함한 광범위한 투자 규모는 3조50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 AI는 더 이상 일반적인 소프트웨어 투자 주기를 따르지 않는다. 수조 달러가 투입되는 자본집약적 산업 건설 프로젝트로 변하고 있다.

 

수조 달러의 자금이 AI 인프라로 몰리고 있지만, 월가는 빠른 설비 확장이 지속 가능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따지며 투자 대상을 더욱 선별하고 있다. / 이미지=Korea IT Times

1040억 달러를 수주하고도 공매도 표적이 된 코어위브

코어위브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한 약 25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주잔고도 1042억 달러로 확대됐다. 회사 측은 단기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컴퓨팅 용량이 사실상 모두 판매됐으며, 현 분기 초에도 250억 달러 이상의 추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업 확장에는 막대한 비용이 따른다. 코어위브의 분기 이자비용은 약 6억 4000만 달러까지 증가했고, 회사는 2026년 자본적 지출 전망치를 최대 390억 달러로 상향했다. 강한 수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GPU 인프라에서 창출하는 현금이 막대한 설비투자와 감가상각비, 금융비용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헤이즐트리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지난 7월 코어위브와 네비우스(Nebius), 슈퍼마이크로컴퓨터(Super Micro Computer)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확대했다. 엔비디아에 대해서도 매수 포지션을 줄이고 공매도를 늘렸지만,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순매수 상태를 유지했다.

이는 AI 산업 전반에 대한 부정적 신호라기보다 투자자들의 선별 기준이 더욱 엄격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일부 AI 인프라 수혜주에서 차익을 실현하는 동시에, 막대한 투자 지출을 지속 가능한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업을 가려내기 시작한 것이다.

시장의 질문도 달라지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기업이 얼마나 많은 컴퓨팅 용량을 구축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그 용량을 활용해 얼마나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느냐다.

AI 설비투자 경쟁에서 자본 효율성 경쟁으로

AI 산업이 성장할수록 자금조달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는 예상되는 데이터센터 건설 투자 가운데 약 1조 4000억 달러를 빅테크 기업의 자체 현금흐름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회사채 2000억 달러와 유동화 금융 1500억 달러가 투입될 수 있다. 그럼에도 약 8000억 달러의 자금 공백이 남을 수 있다. 이는 사모대출과 자산담보금융 시장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AI 인프라가 부채와 금융시장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력은 또 다른 제약 요인이다. 모건스탠리는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2028년 74기가와트(GW)에 이를 수 있으며, 공급 가능한 전력은 수요보다 약 49GW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산한다. 따라서 AI 인프라의 경제성은 자본과 GPU 확보에만 달려 있지 않다. 충분한 전력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가격에 조달할 수 있는지가 사업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AI 투자 열풍을 평가하는 기준도 바꾸고 있다. 가장 많은 GPU를 보유하거나 가장 큰 데이터센터를 건설한 기업이 반드시 가장 높은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아니다. 설비 가동률과 전력비, 금융비용, 장기 계약을 잉여현금흐름으로 전환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에는 기회와 압박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AI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확대되고, 전력기기와 반도체 공급망 기업에도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릴 수 있다. 반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설비 확장보다 수익성을 중시하기 시작하면 AI 인프라 사업자들은 공급망 전반에 더 낮은 비용과 높은 효율성을 요구하게 된다. 한국 기업들도 생산능력 확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전력 효율과 제품 성능, 총소유비용을 통해 고객사의 자본 수익성을 입증해야 한다.

코어위브의 1042억 달러 수주잔고와 헤지펀드의 공매도 확대는 이러한 전환을 압축해 보여준다. 월가는 AI가 사라지는 미래에 베팅하는 것이 아니다. AI 투자 붐의 수혜를 받는 모든 기업이 투입한 자본에 걸맞은 수익을 거두지는 못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

더 많은 GPU와 더 큰 데이터센터, 더 높은 투자액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던 시기를 지나, AI 산업은 이제 더 단순하면서도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받게 된다. 3조 5000억 달러의 투자가 실제로 얼마나 많은 현금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다음 경쟁을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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