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바’가 K팝처럼 뜬다… 파리바게뜨, 빵에 한글을 입히다
‘파바’가 K팝처럼 뜬다… 파리바게뜨, 빵에 한글을 입히다
  • 김민지
  • 승인 2026.10.08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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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라벨’부터 ‘K파바’·‘안녕 K파바’까지… 한글을 글로벌 브랜드 전략으로
파리바게뜨가 건강 베이커리 브랜드 ‘파란라벨’을 비롯해 브랜드 비전 ‘K파바’, 캠페인 ‘안녕 K파바’ 등 한글과 한국적 정체성을 담은 브랜드·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제공
파리바게뜨가 건강 베이커리 브랜드 ‘파란라벨’을 비롯해 브랜드 비전 ‘K파바’, 캠페인 ‘안녕 K파바’ 등 한글과 한국적 정체성을 담은 브랜드·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제공

‘파바’가 단순한 브랜드 애칭을 넘어 글로벌 베이커리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이름으로 진화하고 있다. 파리바게뜨가 제품명부터 브랜드 비전, 캠페인에 이르기까지 한글과 한국적 감성을 적극적으로 앞세우면서 ‘K베이커리’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다.

K팝과 K드라마, K푸드에 이어 한국의 베이커리 문화에 대한 관심까지 커지는 가운데 파리바게뜨가 ‘한국에서 시작된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오히려 글로벌 시장 공략의 핵심 경쟁력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건강 베이커리 브랜드 ‘파란라벨’이다. 지난해 국내에 처음 등장한 파란라벨은 건강과 맛을 함께 고려한 제품 콘셉트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며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3400만개를 넘어섰다. 국내에서 상품성을 확인한 뒤 해외 시장에도 진출했다.

첫 해외 매장은 지난 2월 싱가포르 파라곤점이었다. 이후 현지 소비자들의 반응을 바탕으로 싱가포르 전 매장으로 판매처를 확대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해외에서도 브랜드 이름을 굳이 영어로 바꾸지 않았다는 점이다. ‘파란라벨’이라는 한글 이름을 그대로 사용해 한국에서 탄생한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강조했다. 제품의 기능적 특성뿐 아니라 브랜드의 출신 배경 자체를 차별화 요소로 활용한 셈이다.

파리바게뜨가 한글을 활용하는 방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회사는 지난해 창업자인 상미당의 80주년을 계기로 ‘K파바’라는 새로운 브랜드 비전을 공개했다. ‘K파바’는 파리바게뜨의 친숙한 약칭인 ‘파바’를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특히 브랜드명 속 ‘ㅏ’를 길게 표현한 디자인을 통해 K팝처럼 세계 무대에서 통하는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제품에도 한국적인 색깔을 입혔다. 1945년부터 이어진 제빵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토종효모를 활용한 빵을 비롯해 고추장 불고기 샌드위치 등 한국적인 식재료와 맛을 접목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서양식 베이커리라는 기존 이미지에 한국의 맛과 이야기를 결합해 ‘K헤리티지 베이커리’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전략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공간이 ‘파리바게뜨 광화문1945점’이다. ‘K파바’의 플래그십 매장으로 운영되는 이곳은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과 국내 소비자에게 파리바게뜨의 브랜드 역사와 한국적인 베이커리 문화를 함께 보여주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글을 활용한 마케팅도 점점 확대되는 분위기다. 파리바게뜨는 ‘안녕’이라는 한국어 인사말을 국내외 시장을 연결하는 키워드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 추석을 맞아 ‘안녕 K파바’ 메시지를 담은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패키지에는 서예·캘리그라피 작가 김소영과 협업해 전통 매듭 문양과 훈민정음 디자인을 적용했다.

단순히 한글 문구를 넣는 데 그치지 않고 패키지 자체를 한국적인 미감으로 구성해 명절 선물이라는 제품의 성격과 브랜드의 정체성을 동시에 살렸다.

해외에서는 ‘ANNYEONG’이 또 다른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진행하는 ‘안녕(ANNYEONG)’ 캠페인을 통해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소개하고, 이를 통해 K베이커리의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어 인사말을 현지 소비자와 한국 문화를 연결하는 일종의 브랜드 언어로 활용하는 것이다.

파리바게뜨가 이처럼 한글을 전면에 내세우는 배경에는 달라진 글로벌 소비 환경이 있다. 과거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들은 해외 소비자에게 익숙한 영어식 이름과 서구적인 디자인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K팝과 K드라마, K푸드 등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제는 ‘한국에서 왔다’는 사실 자체가 브랜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직접 브랜드를 경험한 뒤 해외에서도 같은 제품과 이름을 찾는 소비 패턴이 확산되면서 한국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글로벌 확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파리바게뜨 입장에서는 한글이 단순한 문자 체계를 넘어 브랜드의 출신과 역사, 감성을 한꺼번에 전달할 수 있는 자산이 되는 셈이다. ‘파란라벨’과 ‘K파바’, ‘안녕 K파바’는 각각 다른 브랜드와 캠페인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영어로 바꾸거나 현지화하는 대신 한국어 자체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것이다.

이는 파리바게뜨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적인 것을 숨기는 전략’에서 ‘한국적인 것을 보여주는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K팝과 K드라마를 넘어 K베이커리에 대한 세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한글은 단순한 브랜드 표기를 넘어 한국의 문화와 감성을 전달하는 상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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