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 자체 개발한 단지 분야 건설정보모델링(BIM) 기술을 이전한다. 공공기관이 각각 BIM 기술을 개발하는 데 따른 중복 투자를 줄이고, 공공택지와 신도시 조성사업에서 BIM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협력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H는 지난 10일 GH와 BIM 기술 이전을 비롯해 3기 신도시 조성사업 등 건설 분야 전반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LH가 그동안 축적한 단지 분야 BIM 기술을 GH가 활용할 수 있도록 공유하는 것이다. LH는 자체 개발한 ‘단지 분야 BIM 적용 지침’과 ‘BIM 설계지원 원천기술’을 GH에 이전할 예정이다.
BIM은 건축물이나 토목시설을 3차원 디지털 모델로 구현하고 여기에 설계·공사·자재·시공 등 각종 건설 정보를 결합하는 기술이다. 단순한 3차원 설계를 넘어 사업 기획부터 설계, 시공, 유지관리까지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하나의 체계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 핵심 기술로 꼽힌다.
특히 단지 조성사업은 도로와 공원, 상·하수도, 옹벽, 토공 등 다양한 기반시설이 동시에 설계돼야 하는 만큼 BIM을 활용할 경우 설계 단계에서 여러 공종의 정보를 통합해 검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LH가 GH에 이전하는 기술은 이러한 단지 설계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BIM 설계지원 원천기술을 활용하면 설계 과정에서 공사비 산출과 우·오수 수리계산, 토공설계 등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다.
기존에는 설계자가 각종 데이터를 취합하고 계산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과 인력이 필요했지만, 관련 업무를 BIM 기반으로 자동화하면 설계 변경에 따른 정보를 보다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 설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사전에 확인하고 사업비와 물량을 검토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LH는 공공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단지 분야 BIM 적용 지침을 마련하고 관련 설계지원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기술 이전을 통해 GH는 자체적으로 유사 기술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이미 구축된 BIM 체계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번 협력은 3기 신도시 조성사업을 비롯한 대규모 공공개발사업의 디지털 전환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3기 신도시는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대규모 택지와 기반시설을 동시에 조성해야 하는 사업인 만큼 설계와 시공 과정에서 다양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설계 변경과 공종 간 간섭, 물량 및 공사비 관리 등에서 디지털 기반의 통합 관리 필요성이 커진다. BIM을 활용하면 개별 시설물의 정보를 별도로 관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 전체의 설계 정보를 연결해 검토할 수 있다.
공공기관 간 기술 공유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그동안 각 기관이 개별 사업 특성에 맞춰 디지털 설계 기술을 개발해왔다면, 검증된 기술을 기관 간 공유할 경우 개발 비용과 시간을 줄이면서 기술 활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LH는 앞서 지난 8월 부산도시공사와도 BIM 기술 이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관련 기술 이전을 완료했다. 이번 GH와의 협력까지 이어지면서 LH가 자체 개발한 단지 분야 BIM 기술을 다른 공공기관으로 확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공 건설사업의 BIM 활용이 단순한 설계 방식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사업관리 방식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BIM에 설계와 시공 관련 정보를 축적하면 사업 단계가 바뀌더라도 동일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 설계·시공·유지관리 사이의 정보 단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반복적인 계산과 설계 업무를 자동화하면 인력의 단순 작업을 줄이고 검토와 의사결정 등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는 점도 BIM 확산의 배경으로 꼽힌다.
LH와 GH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BIM 기술 이전뿐 아니라 3기 신도시 조성사업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이 개별적으로 기술을 확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이미 개발·검증된 디지털 기술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건설사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번 협력은 향후 공공 건설 분야에서 BIM 적용 기준을 표준화하고 기관 간 기술 호환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관마다 다른 기준과 업무방식을 적용할 경우 데이터 연계에 한계가 생길 수 있지만 공통된 BIM 기준을 활용하면 대규모 개발사업에서 정보 활용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LH 관계자는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의 BIM 기술 역량을 공유하고 3기 신도시 등 주요 사업에서 협력 기반을 강화할 것”이라며 “공공 건설 분야의 디지털 전환과 업무 효율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술 공유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