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대만 주요 기술기업 경영진과 연쇄 회동을 이어가며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를 넘어 서버, 로봇, 에너지 솔루션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하며 AI 시대 핵심 공급망 구축에 나선 모습이다.
4일 SK그룹에 따르면 컴퓨텍스 행사 참석을 위해 대만을 방문한 최 회장은 폭스콘(Foxconn)의 류양웨이 회장과 만나 미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TSMC 경영진과도 별도 회동을 가진 데 이어 AI 산업 핵심 기업들과의 전략적 네트워크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만남에서는 AI 반도체와 서버 인프라뿐 아니라 로봇,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등 차세대 성장 산업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각자의 강점을 활용해 미래 산업 생태계에서 협력 기회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콘은 AI 서버 제조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최근 생성형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투자와 AI 서버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업 가치 역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버 생산과 시스템 통합 역량을 보유한 폭스콘의 전략적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이 단순한 사업 협력을 넘어 AI 공급망 전반을 연결하려는 SK의 전략과 맞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 SK는 AI 메모리 반도체를 담당하는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이며, 여기에 서버 제조와 시스템 구축 역량을 갖춘 폭스콘, 첨단 파운드리 기업인 TSMC와의 협력을 강화할 경우 AI 인프라 가치사슬 전반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시장이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반도체와 서버, 전력 공급, 에너지 관리 기술이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통합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에 따라 배터리와 ESS 사업을 영위하는 SK 계열사들과 폭스콘의 제조 역량이 결합할 경우 새로운 사업 기회가 창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AI 산업은 이제 반도체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단계에 진입했다"며 "메모리, 서버,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까지 연결되는 통합 공급망 구축이 중요해지고 있어 SK의 대만 행보는 장기적인 AI 생태계 전략 차원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대만 방문이 AI 시대를 겨냥한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확대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이 직접 글로벌 기술 기업 최고경영진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면서 SK의 AI 사업 확장 전략도 한층 구체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