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검진 경험 앞세워 유럽 시장 공략…상반기 해외매출도 두 배 이상 증가
호주에서 국가폐암검진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코어라인소프트의 현지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병원 단위의 솔루션 공급을 넘어 국가검진 과정에서 실제 검사 데이터를 처리하는 사례가 쌓이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호주 정부는 지난해 7월 국가폐암검진프로그램(National Lung Cancer Screening Program·NLCSP)을 시작했다. 50~70세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저선량 흉부 CT(LDCT)를 무료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호주에서 약 20년 만에 새로 도입된 국가 암검진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시행 1년 만에 검진 참여자는 10만명을 넘어섰다. 이 과정에서 230건 이상의 원발성 폐암이 확인됐다.
코어라인소프트도 현지 파트너와 함께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3만건의 검진에 코어라인소프트의 흉부 CT AI 솔루션이 활용됐다.
이를 같은 기간 실제 검사량과 비교하면 전체 검진 규모의 약 40%에 해당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이 수치를 시장점유율로 보기는 어렵다. 국가 프로그램 참여자와 AI 분석 건수의 집계 기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3만건이라는 실제 분석 물량은 의미가 있다. 의료AI 기업들이 해외 진출 과정에서 현지 병원과 계약하거나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경우는 적지 않지만, 국가검진이 실제 돌아가는 과정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3만건 실제 검진 데이터…공공병원까지 적용 추진
폐암검진은 CT를 한 차례 촬영하고 끝나는 검사가 아니다. 폐결절이 발견되면 과거 영상과 비교하고 크기 변화를 추적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재검사도 이어진다. 검진 대상자가 늘수록 영상의학과 의료진이 확인해야 할 CT와 후속 데이터 역시 쌓인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이런 과정에서 폐결절 탐지와 이전 영상 비교, 결절 변화 추적 등을 지원한다. 국내 국가폐암검진 사업에서 쌓은 경험을 호주 환경에 적용하고 있다는 점도 회사가 내세우는 부분이다.
현지 적용 범위도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현재 추가 대형 의료기관에서 시범 운영을 진행하고 있다. 이후 공공 의료기관까지 공급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향후 잠재 적용 물량을 현지 검진의 최대 7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장 확보된 점유율이라기보다는 추가 의료기관 도입을 전제로 한 사업 목표에 가깝다.
호주에서 유럽으로…국가검진 시장 노린다
코어라인소프트가 호주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다른 나라의 폐암검진 시장으로 이어질 가능성 때문이다.
유럽에서도 저선량 CT를 활용한 폐암 조기검진 도입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독일을 비롯해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주요 국가에서 국가 또는 대규모 폐암검진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이미 유럽 여러 국가의 폐암검진 프로젝트에 참여해왔다. 여기에 호주처럼 국가 단위 프로그램에서 실제 사용량을 확보한 사례가 추가되면 향후 해외 의료기관이나 정부 프로젝트를 수주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레퍼런스도 하나 더 생긴다.
실적에서도 해외 비중이 커지고 있다. 코어라인소프트의 올해 상반기 해외매출은 17억86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3%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61.9%까지 올라왔다.
아직 국내 의료AI 기업 대부분이 해외에서 본격적인 수익모델을 만들어가는 단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코어라인소프트로서는 호주 사업의 향방이 중요하다. 실제 사용량을 얼마나 더 늘릴 수 있는지, 현재 진행 중인 시범 운영이 추가 계약으로 이어지는지가 다음 단계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오는 12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2026 세계폐암학회(WCLC)에도 참가한다. 한국과 호주, 유럽의 폐암검진 사업에 참여하면서 쌓은 경험을 국내외 폐암·흉부영상 분야 의료진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