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라즈마가 튀르키예에서 혈장분획제제 생산시설 건설에 착수하며 K바이오 기반의 필수의약품 자급화 사업을 본격화했다. 단순 의약품 수출을 넘어 기술이전과 생산 인프라 구축, 운영 지원을 결합한 사업 모델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SK플라즈마는 튀르키예 앙카라 추부크(Cubuk) 공장 부지에서 혈장분획제제 생산시설 착공식을 개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SK플라즈마와 튀르키예 적신월사가 지난해 11월 체결한 주주간 계약에 따른 후속 사업이다. 양사가 설립한 합작법인 프로투르크(Proturk)는 연면적 약 3만6000㎡ 규모의 생산시설을 건설하며, 연간 60만 리터의 혈장을 처리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공장에서는 알부민(ABM), 면역글로불린(IVIG), 혈액응고인자 제8인자(FVIII) 등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필수의약품이 생산된다. 완공 목표 시점은 2028년 하반기이며, 상업 생산은 2030년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총 투자 규모는 약 5억 유로(약 9000억원)에 달한다. 완공 이후에는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온 혈장분획제제의 현지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튀르키예의 의약품 공급 안정성과 의료 주권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혈장분획제제는 중증 질환 치료에 활용되는 필수의약품으로, 생산 인프라가 제한적인 국가들은 수입 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위기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주요 국가들은 생산 기반 확보를 국가 보건 안보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SK플라즈마는 프로투르크의 주요 주주이자 기술 파트너로 참여해 핵심 혈장분획 기술 이전과 생산시설 구축, 품질관리, 현지 인력 교육 등을 지원한다. 기술료 수취와 함께 지분 15%를 보유하며 합작법인 경영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상업 생산 이전까지는 튀르키예 현지 혈장을 국내 안동공장에서 분획해 완제품으로 공급하는 위탁생산(CMO) 사업도 병행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SK플라즈마가 추진 중인 ‘자급화 솔루션’ 사업 모델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는 단순 완제품 판매를 넘어 기술 이전, 생산시설 구축, 운영 지원과 지분 참여를 결합한 형태로, 현지 국가에는 의료 주권 확보를, 기업에는 장기 성장 기반을 제공하는 구조다.
SK플라즈마는 한국 안동과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생산거점을 연결하는 ‘페더레이션(Federation)’ 공급체계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향후 글로벌 생산거점이 확대되면 국가 간 상호 보완 체계를 통해 공급 안정성과 사업 확장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착공식과 연계된 적신월사 창립 158주년 행사에서 “이번 혈장분획시설 프로젝트는 튀르키예의 필수의약품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대외 의존도를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주 SK플라즈마 대표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튀르키예 정부의 신뢰 속에서 혈장분획제제 자급화 프로젝트의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인도네시아와 튀르키예 생산거점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구축하고 유럽과 중동 시장까지 K바이오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SK플라즈마는 인도네시아에서도 혈장분획제제 생산시설 구축 사업을 진행하며 글로벌 자급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모델이 환자 치료 접근성과 국가 보건 안전망 강화에 기여하는 새로운 K바이오 수출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