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AI 시대 메모리 전략 다시 짠다… “지금이 도약의 골든타임”
SK하이닉스, AI 시대 메모리 전략 다시 짠다… “지금이 도약의 골든타임”
  • 정소연
  • 승인 2026.09.09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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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사람의 협업부터 제조 현장 AX까지 전환 가속…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 도약”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2026 SK하이닉스 미래포럼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2026 SK하이닉스 미래포럼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메모리 기술뿐 아니라 업무 방식과 제조 현장까지 전방위적인 변화에 나선다. AI를 단순한 업무 보조 도구가 아닌 새로운 협업 주체로 정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메모리 사업의 경쟁력과 생산 현장의 효율성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는 8일 이천캠퍼스 수펙스센터에서 ‘AI 시대 Golden Time, AI Memory Solution Creator가 세상을 바꾸는 지금’을 주제로 ‘2026 SK하이닉스 미래포럼’을 개최했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은 미래포럼은 AI 기술의 발전이 산업과 조직에 가져올 변화를 살펴보고 SK하이닉스의 미래 사업 및 기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4년에는 AI 기술의 선제적 탐색에, 지난해에는 AI 밸류체인 전반의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AI로 인해 일과 환경 자체가 달라지는 현상에 주목했다.

특히 AI가 반도체 설계와 제조를 비롯한 업무 전반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메모리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해야 하는지를 찾는 데 논의의 무게가 실렸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포럼에서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나 고객과 파트너의 시각으로 사업을 다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사장은 AI 생태계가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밖에서 안으로(Outside-in)”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들을 외부의 시선에서 재검토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메모리 시장을 경쟁사가 정해진 방향으로 빠르게 달리는 ‘직선도로’에 비유하면서, 현재는 시장과 기술의 방향이 수시로 바뀌는 ‘곡선 도로’와 같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기업 내부의 기술력뿐 아니라 외부 환경의 변화 방향을 읽고 이에 맞춰 빠르게 대응하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서 가장 먼저 다뤄진 화두는 AI가 바꾸는 ‘일의 방식’이었다.

앤트로픽의 타리크 시히파르 제품총괄은 생성형 AI ‘클로드(Claude)’의 실제 활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업무에 미치는 변화를 소개했다. AI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는지는 단순히 도구를 사용하는 능력보다 어떤 업무를 AI에 맡길지 판단하고 결과물을 검증할 수 있는 전문성에 달려 있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산업 역시 AI를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회로 시뮬레이션과 전력 측정, 시스템 최적화 등 반복적이면서 결과를 검증할 수 있는 업무를 AI가 수행하는 이른바 ‘소프트웨어 공장’ 구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AI 에이전트가 로봇과 같은 하드웨어와 결합할 경우 제조 현장으로 AI 활용 범위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에 따라 사람은 반복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전문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최종적인 판단을 내리는 역할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송길영 작가는 AI 시대에 맞춰 조직과 시스템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이 AI라는 새로운 도구를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 조직 전체에서 사람과 AI의 역할을 재배치해야 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이러한 변화에 맞춰 실제 업무 현장의 AI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주재욱 SK하이닉스 부사장은 AI를 ‘협업 대상이자 또 다른 구성원’으로 규정하고, 사람이 최종 판단과 의사결정에 집중할 수 있는 업무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양산 현장에서는 기존 표준업무절차를 AI와 함께 일하는 방식에 맞게 재설계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공정과 설비에서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를 AI가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간 의미와 연관성을 체계화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라인에서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AI가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원인과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 현장 담당자는 AI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적인 판단을 내리는 방식으로 업무 구조를 바꾼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제조 현장 곳곳에 AI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자체 AI 플랫폼 ‘가이아(GaiA)’를 활용해 팹 내 생산 운영을 지원하는 체계를 준비하는 한편, 안전 감독 로봇과 고소 작업에 활용할 수 있는 VLM 기반 드론 등도 도입하고 있다.

결국 AI 전환의 목표를 단순한 생산성 향상에 두지 않고 설계부터 제조, 업무 시스템까지 회사 전반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두고 있는 셈이다.

이날 포럼에는 김경훈 Design Research Lab 담당 부사장, 김형수 DRAM설계 담당 부사장, 손호영 Advanced PKG개발 담당 부사장, 임의철 Solution AT 담당 부사장, 주재욱 Smart양산기술·AX Advance 담당 부사장 등 주요 임원과 국내외 산업계 인사, 대학 교수진이 참석해 AI 시대 메모리 산업의 변화 방향을 논의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미래포럼을 통해 AI가 단순히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기술을 넘어 기업의 일하는 방식과 제조 시스템, 메모리 기술의 진화 방향까지 바꾸는 핵심 변수라는 점을 공유했다.

AI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앞으로 AI를 활용하는 기업을 넘어 AI와 함께 새로운 메모리 솔루션을 만들어내는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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