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시동 이후 운행위해 차 문 열면 시동 꺼져 불편 호소
최근 국내에 출시되는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주차 지옥 한국에서 이중주차 불가가 웬말? 편의 기능이 오히려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신 E클래스를 비롯한 신형 모델에서 이중주차가 사실상 불가능한 점과 원격시동 후 문을 열면 엔진이 자동으로 꺼지는 기능에 대한 불만이 벤츠 운전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국내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에서는 공간 부족으로 이중주차가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럴 경우 보통은 변속기를 중립(N)에 놓고 주차하면 다른 사람이 차량을 밀어 이동시킬 수 있었지만, 최신 벤츠 차량은 이러한 방식이 불가능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신형 E클래스를 포함한 최신 모델은 운전자가 차량에서 내리거나 시동을 끄면 자동으로 변속기가 P(주차)로 전환되는 안전 로직을 적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차량을 비운 상태에서 중립을 유지하기 어려워 사실상 일반적인 이중주차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벤츠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아파트에서 이중주차를 해야 하는데 방법이 없다", "관리사무소에서도 난감해한다", "좋은 차를 샀는데 현실적인 주차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것.
또 다른 불만은 원격시동 기능이다. 벤츠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차량을 미리 시동 걸어 실내를 냉방하거나 난방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운전자가 차량 문을 여는 순간 엔진이 자동으로 꺼지며, 다시 브레이크를 밟고 시동 버튼을 눌러야 출발할 수 있다.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굳이 시동을 다시 걸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원격시동의 편리함이 반감된다", "다른 브랜드에서는 엔진을 유지한 채 운전자 인증만 거치는 경우도 많은데 벤츠는 너무 보수적"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최근 국산 프리미엄 세단에서 벤츠로 갈아탔다는 한 운전자는 “문을 열면 시동이 꺼지는 것이 정상 동작이라고 하는데 매우 불편하다", "설정으로 변경할 수 없느냐"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전 차종의 경우는 스마트폰 앱으로 미리 냉난방 온도 조절도 가능한데 벤츠는 이런 기능도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같은 기능은 제조사의 안전 및 보안 철학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자동으로 P단을 체결하는 기능은 차량이 의도치 않게 움직이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며, 원격시동 후 문을 열면 엔진을 끄는 기능 역시 차량 도난이나 무단 운행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보안 장치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일부 자동차 브랜드는 문을 열어도 엔진은 계속 유지하되, 브레이크를 밟거나 변속하기 전에 스마트키 인증과 시동 버튼 조작을 요구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사용자 편의성 측면에서는 벤츠보다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제조사의 안전 기준과 국내 주차 문화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유럽이나 북미에서는 이중주차 자체가 드문 반면, 국내 공동주택에서는 여전히 이중주차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 때문에 해외 기준에 맞춰 설계된 안전 기능이 국내에서는 오히려 불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안전성을 강화하는 방향 자체는 바람직하지만, 국가별 주차 환경과 사용 문화를 고려한 소프트웨어 설정이나 선택 기능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소비자 불만과 관련, 본지는 벤츠코리아에 문의를 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