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권 변호사 칼럼 | 주택가에서 욕설하면 모욕죄가 성립할까? (20부)
홍승권 변호사 칼럼 | 주택가에서 욕설하면 모욕죄가 성립할까? (20부)
  • Korea IT Times 편집국
  • 승인 2026.08.30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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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순서

1부 | 법인과의 거래에서 돈을 받지 못한 경우
2부 | 상호 속용과 양수인의 책임
3부 | 회사의 이사가 부담하는 손해배상 책임
4부 | 회사라는 이름 뒤에 숨은 사람
5부 | 폭행을 당했을 경우 유의할 점
6부 | 형사합의금, 얼마가 적당한가
7부 | 술자리 이후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준강간죄가 성립할 수 있을까?
8부 | 프리랜서와 퇴직금
9부 | 사업상 자금 융통으로 채권을 양도하는 경우 주의할 점
10부 | 외국인 배우자가 도망갔을 때, 이혼할 수 있을까?
11부 | 집주인이 수리를 미룬다면…임대차 계약 해지 가능할까?
12부 | 원사업자가 잠적한 경우, 수급사업자는 대금을 받을 수 있을까?
13부 | 경찰 조사 처음 받는다면 알아야 할 것들

14부 | 토지거래허가구역 계약, 허가 전에도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15부 | 범죄 목적을 숨기고 들어간 타인의 주거, 주거침입인가?

16부 | 타인을 사칭하여 인스타 계정을 개설하는 경우도 처벌될 수 있다

17부 | 강제추행은 언제 성립할까?

18부| 누수가 발생해 공사를 해야 할 때, 임차인이 공사 방법까지 결정할 수 있을까?

19부 | 공인중개사의 설명의무는 어디까지인가?

20부 | 주택가에서 욕설하면 모욕죄가 성립할까?

 

글 | 홍승권 법무법인 판 변호사 (skh@law-pan.com)


이웃 간의 다툼이 형사사건으로 번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층간소음이나 주차 문제, 쓰레기 배출 문제처럼 사소한 갈등에서 시작해 서로 언성이 높아지고, 그 과정에서 욕설이 오가면서 모욕죄로 고소하는 경우도 흔하다.

그런데 상대방에게 욕설을 했다고 해서 언제나 모욕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형법 제311조는 단순히 사람을 모욕한 행위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적인 표현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와 별도로 ‘공연성’이라는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대법원은 여기서 말하는 ‘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반드시 많은 사람 앞에서 욕설을 해야만 공연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그 말을 들은 사람이 한두 명에 불과하더라도 그 내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된다면 공연성이 성립할 수 있다.

그렇다면 주택가 골목에서 큰 소리로 욕설을 한 경우에는 어떨까.

얼핏 생각하면 공연성을 인정하기 쉬워 보인다. 주택가는 많은 사람이 거주하고 있고, 골목길 역시 누구나 통행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많이 사는 곳에서 큰소리로 욕을 했으니 누군가는 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러한 추측만으로 공연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실제로 주택가나 아파트에서 이루어진 욕설에 대해 공연성을 인정한 판례들을 살펴보면, 단순히 그 장소가 주택가였다는 이유만으로 유죄가 인정된 것은 아니다. 해당 판례들에서는 욕설 장소가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여서 누군가 들었을 가능성에 더해, 실제로 그 욕설을 들은 제3자가 존재했다는 사정이 함께 확인됐다.

그와 비슷한 견지에서 주택가 골목에서 이웃에게 큰 소리로 욕설을 한 사건에서 법원이 공연성을 인정하지 않은 사례도 있다. 사건 장소가 다가구주택이 밀집한 골목이어서 주변 주민들이 소리를 들을 가능성이 있는 곳이었지만, 사건이 발생한 시간과 계절, 주변 주택의 상태 등을 고려할 때 주민들이 실제로 욕설의 내용을 들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피해자 이외의 사람이 현장에 있었다거나 욕설을 들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는 점이 중요하게 고려됐다.

따라서 주택가에서 발생한 모욕 사건에서는 사건 발생 장소뿐 아니라, 사건 발생 당시 주변에 실제 통행인이 있었는지, 주변 주택과 사건 장소의 거리는 어느 정도였는지, 창문이 열려 있었는지, 욕설의 크기는 어느 정도였는지, 실제로 욕설을 들었다고 진술하는 제3자가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주택가에서 욕설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모욕죄의 공연성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공연성 인정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필자 소개

홍승권은 법무법인 판 소속 변호사로, 민사·형사소송을 비롯해 디지털 시대에 새롭게 등장하는 다양한 법률 문제를 다루고 있다. 기술 혁신과 재산권 질서, 규제정책의 변화가 법과 시장 질서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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