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로 다른 분야에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범용 D램 시장에서 점유율 격차를 더욱 벌리며 1위 자리를 공고히 한 반면,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메모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과반이 넘는 점유율을 유지하며 독주 체제를 이어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올해 1분기 메모리 시장 분석에 따르면 매출 기준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38%를 기록하며 업계 1위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는 29%로 뒤를 이었고, 미국 마이크론은 22%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회복세를 바탕으로 선두 자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2분기에는 SK하이닉스가 앞섰지만, 3분기 양사가 각각 33%의 점유율로 동률을 기록한 뒤 4분기 삼성전자가 다시 선두를 탈환했다. 올해 1분기에는 양사 간 격차가 9%포인트까지 확대되며 우위를 더욱 확실히 했다.
업계에서는 범용 D램 수요 회복과 함께 서버용 메모리 판매 확대가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고부가 제품 비중이 확대되면서 매출 경쟁력도 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AI 반도체 시장의 핵심 부품인 HBM 분야에서는 SK하이닉스의 독주가 이어졌다. 올해 1분기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8%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각각 21%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69%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경쟁사와 상당한 격차를 유지했다. 특히 AI 가속기용 HBM3E 공급 확대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 역시 HBM 시장 확대를 위한 반격에 나서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차세대 제품인 HBM4를 엔비디아에 처음 공급하면서 향후 점유율 확대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HBM4 공급이 본격화되는 올해 하반기부터 시장 경쟁 구도가 다시 변화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중국 CXMT(창신메모리)는 D램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3%에서 올해 8%까지 끌어올리며 존재감을 확대했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립 정책과 생산능력 확대가 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선두를 지켰다. 올해 1분기 매출 기준 삼성전자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29%로 가장 높았으며, SK하이닉스가 18%로 뒤를 이었다. 이어 키옥시아가 14%,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중국 YMTC가 각각 13%를 기록하며 치열한 경쟁을 이어갔다.
특히 중국 YMTC는 지난해 1분기 8%였던 점유율을 13%까지 확대했다. 시장의 메모리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 국면을 적극 활용한 것이 점유율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올해 메모리 시장은 AI 서버 투자 확대와 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가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범용 D램에서는 삼성전자가 우위를 이어가는 가운데 HBM에서는 SK하이닉스가 선두를 유지하고 있어, 양사의 경쟁은 제품군별로 더욱 뚜렷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업계는 하반기 HBM4 양산과 주요 고객사 공급 확대 여부가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