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까지 바그너 ‘링 시리즈’ 제작…대중 레퍼토리 병행
한중일 공동제작 추진·K-오페라 창작 확대 통해 글로벌 진출 모색
국내 공연예술계가 관객 저변 확대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과제에 직면한 가운데 국립오페라단이 ‘연결을 통한 확장’을 새로운 운영 비전으로 제시했다. 전통 예술로 인식돼온 오페라의 문턱을 낮추고, 한국 창작오페라의 해외 진출 기반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국립오페라단은 28일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박혜진 신임 단장 겸 예술감독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운영 방향과 중장기 계획을 공개했다.
박 단장은 이날 ‘작품과 관객’, ‘지역과 세계’,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국립예술기관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단순히 공연을 제작하는 기관을 넘어 국민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고 국제 무대와 소통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우선 작품성과 대중성을 함께 확보하는 레퍼토리 전략이 추진된다. 국립오페라단은 2029년까지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대작 ‘링 시리즈’를 단계적으로 제작해 제작 역량과 예술적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동시에 보다 폭넓은 관객층이 접근할 수 있는 대중적 작품도 병행해 선보인다.
공연 제작 방식에도 변화가 예고됐다. 국립오페라단은 국내외 정상급 성악가와 지휘자뿐 아니라 젊은 감각의 연출가들과 협업을 확대해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한 무대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관객 접점 확대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예술의전당 등 공연장 중심 운영에서 벗어나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등 문화기관과 협업을 늘리고 야외 오페라 공연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시민합창단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관객층 다변화를 위한 전략도 마련됐다. 어린이와 가족 관객을 위한 작품 제작을 늘려 내년 3월 가족오페라 ‘피노키오’를 선보일 예정이며, 청소년 대상 교육 프로그램도 지속 운영한다. 청년층을 위해서는 SNS와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한 소통을 강화하고 웹툰 작가, 유튜버 등 젊은 창작자들과의 협업도 추진 중이다.
국립오페라단은 지역 문화 격차 해소에도 나선다. 올해 군부대와 특수학교, 구치소 등에서 총 66회의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며 문화 소외지역을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공연 프로그램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협력 역시 핵심 전략 가운데 하나다. 현재 중국 국립공연예술센터(NCPA), 일본 니키카이 오페라극장과 공동 제작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며, 내년에는 국립극장에서 한중일 갈라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동아시아 오페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국제 공동제작 모델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국립오페라단은 장기적으로 한국 창작오페라 육성에도 집중한다. K-pop과 드라마를 중심으로 성장한 한류 콘텐츠의 외연을 클래식과 오페라 분야까지 확대하고, 한국적 정체성을 담은 창작 작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세계 시장에 선보인다는 목표다.
박혜진 단장은 “더 많은 국민들이 오페라를 친숙하게 접하고 국립오페라단의 공연을 신뢰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와 변화를 이어갈 것”이라며 “국립예술기관으로서 새로운 역할과 가능성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