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성과급 합의에 주주단체 반발… “영업이익 연동 보상은 사실상 위법 배당”
삼전 성과급 합의에 주주단체 반발… “영업이익 연동 보상은 사실상 위법 배당”
  • 정소연
  • 승인 2026.05.27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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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운동본부, 무효 소송·대표소송 검토... 카카오·현대차 등 재계 확산 우려
삼성전자 서울 서초동 사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서울 서초동 사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노사가 추진 중인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제도를 둘러싸고 주주단체가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노동계가 성과에 따른 이익 공유 확대를 요구하는 가운데 일부 주주들은 기업 이익 배분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며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27일 경기 수원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포함된 성과급 지급 방식을 비판했다. 이들은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설정하는 방식이 상법상 배당 절차를 우회한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주주운동본부는 기업 이익은 세금 납부와 법정 절차를 거쳐 배당 가능 이익으로 확정된 이후에야 분배가 가능하다며, 노사 합의를 통해 영업이익 일부를 사전에 배분하는 것은 주주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익 배분은 원칙적으로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권한 범위에 속하는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단체는 최근 노사 간 잠정합의안에서 성과급 재원이 영업이익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적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다만 즉각적인 소송 제기보다는 현재 진행 중인 관련 가처분 신청 결과를 지켜본 뒤 대응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를 상대로 주주명부 열람과 등사 절차에도 착수했다. 향후 주주 의견 수렴과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해 기관투자자 및 소액주주들과 연대 활동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에게도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와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들은 향후 성과급 제도가 이사회 승인을 거쳐 시행될 경우 이사들의 충실의무 위반 여부를 따지는 대표소송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영진이 주주 이익보다 특정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우선시했다는 판단이 내려질 경우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주주운동본부의 문제 제기는 삼성전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날 단체는 카카오 노사가 협상 중인 성과보상 체계와 다른 대기업 노조의 영업이익·순이익 연동 요구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 일부 기업에서 성과급 기준을 영업이익 또는 순이익과 직접 연계하려는 논의가 확산되는 가운데, 이러한 방식이 기업 지배구조와 상법 체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HD현대중공업, LG유플러스, 현대차·기아 등에서도 유사한 요구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번 논란이 향후 산업계 전반의 노사 협상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노동계에서는 성과급이 배당과는 성격이 다른 임금 체계의 일부이며, 기업 성장에 기여한 노동자들이 성과를 공유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 연동형 보상 체계를 둘러싼 논쟁은 노동법과 상법의 경계, 기업 성과 배분의 적정성 등을 놓고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경쟁력 확보와 주주가치 제고, 노동자 보상이라는 세 가지 가치가 충돌하는 사안"이라며 "법률적 판단뿐 아니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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