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줄리언 소여 조디아 솔루션스 CEO | 디지털 자산, 은행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레일’이 된다
[인터뷰] 줄리언 소여 조디아 솔루션스 CEO | 디지털 자산, 은행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레일’이 된다
  • 정연수
  • 승인 2026.08.1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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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시범사업 넘어 실제 운영 단계로…수탁·거버넌스·데이터 주권이 핵심 요건으로 부상

 

디지털 자산이 독립된 투자자산의 영역을 넘어 금융회사가 수탁과 결제, 토큰화, 국경 간 거래를 처리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은행들이 소규모 시범사업에서 실제 운영 환경으로 전환하면서, 기존 금융 시스템에 디지털 자산 기술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기관의 통제권과 규제 준수 체계를 유지하면서 디지털 자산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줄리언 소여(Julian Sawyer) 조디아 솔루션스(Zodia Solutions) CEO는 Korea IT Times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 인프라의 융합을 진단했다. 그는 은행들이 디지털 자산 기술을 외부에 전적으로 위탁하기보다 자체 통제 환경 안에 구축하려는 이유를 설명하고, 수탁과 거버넌스, 데이터 주권, 운영 신뢰가 시장의 다음 단계를 어떻게 좌우할 것인지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다음은 줄리언 소여 조디아 솔루션스 CEO와의 일문일답이다.

 

줄리언 소여, 조디아 솔루션스 CEO

Q1. 디지털 자산은 틈새 투자자산에서 주류 금융 인프라의 일부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현재 기관투자가의 디지털 자산 도입은 어느 단계에 와 있으며, 향후 5년간 시장의 다음 발전 단계를 결정할 변화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줄리언 소여:
기관의 디지털 자산 도입은 2025년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 주요 금융회사는 토큰화와 스테이블코인, 디지털 자산 서비스 분야에서 소규모 시범사업을 넘어 실제 운영이 가능한 수준의 시스템 구축으로 전환했다. 이제 방향은 정해졌다. 남은 질문은 금융회사들이 초기 역량을 얼마나 빠르게 본격적인 운영 단계로 확장할 수 있느냐다.

향후 5년은 전통 자본시장과 디지털 자산 거래망의 융합이 좌우할 것이다. 금융회사들은 각각 분리된 시스템을 운영하기보다 토큰화된 실물자산(RWA)과 토큰화 예금, 국경 간 결제를 하나로 지원하는 통합 인프라 계층을 필요로 할 것이다. 이러한 융합이 이뤄져야 은행은 자체 환경 안에서 자사의 라이선스와 거버넌스 체계에 따라 디지털 자산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다.

Q2. 많은 은행이 시범사업을 넘어 실제 운영 환경으로 이동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을 기존 은행 인프라에 통합하는 과정에서 금융회사들이 여전히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기술적·운영상의 과제는 무엇인가.

줄리언 소여:
은행이 실제 운영 단계로 전환할 때 마주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기존 디지털 자산 기술 대부분이 암호자산 전문 업체를 중심으로 개발됐다는 점이다. 거버넌스와 감사 추적 기록, 직무 분리 체계가 처음부터 설계된 것이 아니라 나중에 추가된 경우가 많다. 금융회사가 관련 서비스를 확대할수록 데이터 주권과 키 관리, 위험을 높이지 않으면서 거래 이후의 후선 업무 서비스와 연결하는 문제에서 운영상의 마찰이 커진다.

이를 극복하려면 은행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제공하는 은행 수준의 인프라를 확보해야 한다. 기술을 은행 자체 운영 환경에 직접 배치하면 개인키와 수탁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유지하는 동시에 규제기관과 이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

Q3. 토큰화 자산의 활용이 확대되는 가운데 수탁과 거버넌스, 기관의 신뢰는 어떤 금융 플랫폼이 성공할지를 결정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가.

줄리언 소여:
디지털 자산의 확산은 전통 금융의 통제 체계를 그대로 반영할 수 있는 인프라에 달려 있다. 글로벌 은행은 직무 분리와 적절한 감사 추적 체계가 없는 시스템에서 토큰화된 머니마켓펀드(MMF)나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운영할 수 없다. 기관 고객을 확보하는 플랫폼은 이러한 위험관리 체계를 사후에 덧붙인 곳이 아니다. 여러 국가에서 규제 승인과 등록을 확보하고 실제 수탁 사업을 운영하며 검증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위험관리 체계를 처음부터 설계한 곳이다.

금융회사는 자체 라이선스와 통제 체계 아래에서 이러한 기능을 운영할 수 있는 기술을 필요로 한다. 기관 시장에서 신뢰란 결국 운영 능력을 의미한다. 시장은 은행 수준의 인프라를 제공하고 이에 걸맞은 운영 역량을 입증할 수 있는 사업자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Q4. 금융회사들은 제3자 위탁 방식에서 벗어나 자체 통제 환경 안에 디지털 자산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술 공급자가 전통 금융회사를 지원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는가.

줄리언 소여:
외부 위탁에서 내부 구축으로의 전환은 기술 공급자와 금융회사 간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꾼다. 이제 공급자는 플랫폼과 통합 안내서만 전달해서는 안 된다. 전통 금융 분야에서 축적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을 배치하기 전부터 금융회사와 함께 운영 모델을 설계하는 파트너가 돼야 한다.

은행에는 업무 로직과 정책 엔진, 결제 시스템에 대한 접근 기능을 핵심 아키텍처에 직접 내장하는 오케스트레이션 계층이 필요하다. 일부 금융회사는 이러한 기능을 모두 자체적으로 구축하려 했지만, 수년이 걸리는 엔지니어링 프로젝트로 확대되거나 보안 검토 단계에서 중단되는 사례를 경험했다. 복잡한 인프라를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것보다 이미 검증된 기관 금융 분야의 경험을 활용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다. 이러한 사실을 일찍 인식한 금융회사들이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Q5. 장기적으로 디지털 자산이 오늘날의 결제망처럼 금융 인프라의 ‘보이지 않는 계층’이 될 것으로 보는가. 아니면 계속 독립된 투자자산으로 남을 것인가. 이러한 전환이 현실화되려면 업계가 어떤 단계에 도달해야 하는가.

줄리언 소여:
디지털 자산은 이미 은행의 핵심 인프라에 내장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전환이 완성되려면 업계는 키 관리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나치게 많은 금융회사가 키 관리 시스템을 둘러싼 운영 모델의 요건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시스템부터 도입했다. 은행이 단일 플랫폼을 통해 수탁을 결제와 스테이킹, 토큰화에 직접 연결하는 인프라에서 디지털 자산을 운영해야 진정한 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이 별도의 상품군으로 존재하는 데서 벗어나 가치가 이동하는 금융 시스템의 일부로 작동하기 시작해야 한다.

Q6. 신흥시장은 거버넌스 체계와 데이터 주권 요건, 규제당국의 요구가 국가별로 크게 다르다. 이러한 지역적 제약은 디지털 자산 서비스와 인프라 구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줄리언 소여:
디지털 자산이 국가 간에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야 관련 자본 흐름도 본격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 그러나 금융회사는 동시에 각 국가의 구체적인 규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영국과 유럽연합(EU), 아랍에미리트(UAE), 미국 일부 지역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규제 체계가 성숙하고 있지만, 실제 운영 환경은 여전히 분절돼 있다.

금융회사는 획일적인 글로벌 표준을 적용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지역별 데이터 주권과 위험관리 요건에 맞게 설정할 수 있는 플랫폼을 필요로 한다. 조디아 솔루션스는 바로 이러한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인프라가 금융회사 자체 환경 안에 배치되기 때문에 은행은 정책 집행과 거버넌스 통제 체계를 지역 실정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차원의 일관된 운영 보안 기준을 유지하면서 각국 규제기관의 요구도 충족할 수 있다.

좋은 거버넌스란 금융회사가 자국 시장의 특성을 반영해 설정하고 집행할 수 있는 통제 시스템이다. 이는 수십 년 동안 전통 금융의 질서를 형성해 온 거버넌스 모델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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