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 본격 돌입했다. 노조가 예년보다 폭넓은 요구안을 제시하면서, 단순 임금 인상을 넘어 고용 안정과 임금 체계 개편까지 포함된 ‘복합 협상’이 전개될 전망이다.
현대차 노사는 6일 울산공장에서 상견례를 열고 올해 교섭 일정과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자리에는 회사 측과 전국금속노동조합 관계자 등 노사 대표들이 참석해 공식 협상의 출발을 알렸다. 양측은 향후 실무 교섭을 통해 세부 쟁점에 대한 입장 차를 좁혀갈 계획이지만, 초기 분위기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지된다.
노조는 사측에 전달한 요구안에서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과 함께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제시했다. 여기에 상여금 비율 인상, 신규 인력 충원, 노동시간 단축 등 기존 요구에 더해 올해는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고용 안정 보장까지 핵심 의제로 올렸다.
특히 AI 확산이 제조업 전반의 고용 구조를 바꾸는 변수로 떠오르면서, 노조는 기술 도입 과정에서 인력 감축이나 노동조건 악화가 발생하지 않도록 명문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완전 월급제 도입 요구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근무 일수와 관계없이 일정한 임금을 보장하는 구조를 통해 생산 변동이나 근로시간 변화에 따른 소득 불안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사측은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과도한 비용 증가와 경직된 임금 구조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쟁 심화와 전동화 전환 비용, 투자 확대 필요성 등을 감안하면 노조 요구를 전면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기류다.
노사 간 쟁점은 크게 세 갈래로 압축된다. 임금 및 성과급 수준, 완전 월급제 도입 여부, 그리고 AI 도입에 따른 고용 안정 장치다. 이 가운데 완전 월급제와 고용 안정 문제는 단순한 올해 협상을 넘어 향후 생산 체계와 인력 운영 방식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협상의 난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노사관계 전문가들은 올해 협상이 예년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노사 관계 전문가는 “임금 인상 폭을 둘러싼 갈등은 매년 반복됐지만, 올해는 임금 체계 개편과 고용 구조 문제가 동시에 얽혀 있어 협상의 층위가 훨씬 복잡해졌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AI 도입과 고용 안정 이슈는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제조업 전반의 공통 과제인 만큼, 이번 협상 결과가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에서도 파업을 포함한 진통 끝에 합의에 도달한 바 있다. 당시 노조는 부분 파업을 진행하며 협상 압박 수위를 높였고, 교섭 막판 극적 타결이 이뤄졌다. 이 같은 전례를 고려할 때 올해 역시 협상 과정에서 쟁의 수순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