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와 CJ제일제당이 색채 디자인과 기능성 도료를 결합한 산업현장 안전 솔루션을 선보였다. 작업자의 이동 동선과 위험 구역을 직관적으로 구분하는 컬러 유니버설 디자인(CUD)을 생산 현장에 적용하고 축광·미끄럼방지 등 기능성 페인트를 더해 평상시 안전관리부터 비상 상황 대응까지 아우르는 환경을 구축했다.
KCC는 CJ제일제당 부산공장에 CUD와 기능성 도료를 접목한 안전환경 개선 솔루션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해 양사가 체결한 '색채 환경 디자인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MOU)'의 후속 사업으로 추진됐다.
양사는 협약 이후 CJ제일제당 사업장의 안전문화 구축을 위한 CUD 매뉴얼을 공동 개발했다. 식품 제조 현장의 특성과 작업자 이동 패턴 등을 분석한 뒤 부산공장에 이를 적용하며 산업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검증했다.
CUD는 색각 이상이나 저시력자를 포함해 다양한 사용자가 색상과 공간 정보를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색상과 명도, 채도 등을 체계적으로 설계하는 디자인 기법이다. KCC 컬러디자인센터는 환경색채 연구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부산공장의 작업 환경과 시설 이용 특성을 분석하고 현장에 적합한 안전 색채 체계를 마련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작업자의 이동이 집중되는 중앙교차로와 보행 유도선, 횡단보도, 비상대피로 등에 CUD를 적용했다. 이동 방향과 위험 구역이 명확하게 구분될 수 있도록 색상과 명도·채도의 대비를 강화하고 바닥과 벽면의 안전표시에도 일관된 색채 기준을 적용했다.
업계에서는 산업현장의 안전관리 방식이 단순한 보호장비와 안전교육을 넘어 작업자의 행동과 인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휴먼 에러'를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복잡한 생산시설에서는 작업자가 짧은 시간 안에 위험 요소와 이동 경로를 판단해야 하는 만큼 직관적인 색채 체계가 사고 예방에 보조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KCC는 색채 디자인뿐 아니라 기능성 도료를 함께 적용해 안전성을 높였다. 축광도료 '루미세이프'와 미끄럼방지 도료 등을 활용해 시각적인 안내 기능과 물리적인 안전 기능을 동시에 강화했다.
루미세이프는 태양광이나 조명에서 발생하는 자외선과 가시광선을 흡수한 뒤 주변이 어두워지면 빛을 내는 축광도료다. 정전이나 화재, 침수 등으로 조명이 차단되는 상황에서도 일정 시간 자체 발광해 비상구와 대피 방향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에 따라 평상시에는 색채 대비를 활용해 작업자의 동선을 명확하게 안내하고, 비상 상황에서는 축광 기능을 통해 대피 경로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이중 안전 체계를 구축했다. 미끄럼방지 도료를 함께 적용하면서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미끄러짐 사고 예방에도 대응했다.
KCC는 루미세이프의 안전성을 활용한 적용 사례도 확보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KCC가 제품 연구에 참여한 서울 표준형 안전디자인 매뉴얼의 시범 대상지인 서울 신림~봉천 터널에도 적용돼 암전 상황에서 비상구 위치를 안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조업 현장에서 안전과 생산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경영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번 사례가 기업의 안전환경 구축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색채 디자인과 기능성 소재를 결합할 경우 대규모 시설의 구조를 변경하지 않고도 작업자의 인지 환경을 개선할 수 있어 기존 산업시설의 안전 개선에도 적용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또한 안전관리와 ESG 경영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작업자의 안전을 고려한 환경 디자인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향후 제조공장뿐 아니라 물류센터와 건설현장, 지하공간 등 다양한 산업시설로 관련 기술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CJ제일제당 부산공장은 이번 안전환경 개선과 함께 이달 고용노동부 공정안전관리(PSM)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P등급'을 획득했다. 양사는 부산공장 적용 결과를 토대로 다른 사업장에도 안전 색채 디자인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KCC 컬러디자인센터 관계자는 "컬러 유니버설 디자인은 단순히 공간을 보기 좋게 꾸미는 것을 넘어 과학적인 색채 설계를 통해 작업자가 이동 동선과 위험 요소를 보다 쉽고 명확하게 인지하도록 돕는 안전환경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