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업만은 막아야”… 정부, '긴급조정권'까지 거론
“삼성전자 파업만은 막아야”… 정부, '긴급조정권'까지 거론
  • 이준성
  • 승인 2026.05.15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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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부 장관 “반도체 경쟁력 흔들리면 국가경제 타격”… 21일 총파업 앞두고 노사 압박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4월 한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 4월 한 행사에서 “삼성전자의 결실에는 수많은 인프라와 협력 기업, 400만명이 넘는 소액 주주와 국민연금을 포함해 지역 공동체와 국가 공동체까지 모두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부 제공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가능성과 관련해 “긴급조정도 불가피하다”고 공개 경고하면서, 정부가 이번 사안을 국가 핵심 산업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이는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한국 반도체 산업 전체의 공급망과 국가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김 장관은 14일 자신의 SNS(X)를 통해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하니 안타까움과 걱정을 금할 수 없다”며 “산업부 장관으로서는 만약 파업이 발생한다면 긴급조정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한국의 독보적인 성장동력이자 거의 유일한 핵심 전략자산”이라고 규정했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한 번 경쟁력을 잃으면 단순히 세계 2위로 밀리는 수준이 아니라 “생존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우려하는 핵심은 생산 중단에 따른 연쇄 피해다. 김 장관은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하루 최대 1조원의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고 했고, 현재 공정 중인 웨이퍼가 손상될 경우 “손실액이 최대 100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반도체 생산은 일반 제조업과 달리 24시간 연속 공정으로 운영된다. 웨이퍼 한 장이 완제품 반도체로 나오기까지 통상 수개월이 걸리며, 중간에 공정이 멈추면 생산 중인 물량 자체가 폐기될 위험이 있다. 업계에서는 특히 메모리 반도체 라인의 안정성이 흔들릴 경우 글로벌 고객사 신뢰에도 큰 타격이 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 장관은 단순한 생산 손실보다 더 큰 문제로 “글로벌 공급망 신뢰 훼손”을 지목했다. 그는 해외 고객사들이 생산시설 해외 이전 요구를 강화할 수 있고, 한국 반도체 산업 생태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수천 개 협력업체와 연결돼 있어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협력사까지 충격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긴급조정권 카드 꺼낸 정부… “국가 경제 위기 수준 판단”

이번 발언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정부가 사실상 ‘긴급조정권’ 가능성을 공식 언급했기 때문이다. 긴급조정은 노동관계조정법상 국가 경제나 국민 생활에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경우 정부가 쟁의행위를 중단시키고 강제 조정 절차에 들어가는 제도다. 발동되면 노조는 30일 동안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

실제 발동 권한은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있지만, 산업부 장관이 먼저 공개적으로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내부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차질이 수출과 금융시장, 산업 전반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상황을 보면 정부는 중재 국면을 마지막으로 시도하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노사에 다시 대화할 것을 권고했고, 삼성전자 사측은 협상 재개 의사를 밝힌 상태다. 다만 노조는 “사측 입장 변화가 없다면 추가 협상은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 핵심 요구는 성과급 제도 개편과 보상 확대다. 특히 성과급 상한 폐지, 임금체계 개선, 반도체 사업 호실적에 걸맞은 보상 등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글로벌 반도체 업황 변동성과 대규모 투자 부담 등을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도 비상 대응 체제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언론은 회사가 생산라인 운영 공백 최소화를 위한 비상 인력 운영 방안과 공정 유지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사태는 한국 산업 구조의 현실도 보여준다. 한국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은 절대적이며, 그중에서도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워낙 크기 때문에 노사 갈등이 곧 국가 경제 리스크로 연결되는 구조다. 정부가 이번 파업 가능성을 단순 노동 분규가 아니라 “국가 전략산업 위기”로 접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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