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일본에서 열리는 미래 모빌리티 전시회에 주요 계열사의 기술과 사업 역량을 결집한다.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와 경량화 플라스틱부터 인공지능(AI) 기반 교통 인프라, 자율주행 물류, 디지털 렌터카 서비스까지 그룹 차원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선보이고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기회를 모색한다.
롯데그룹은 10월 13일부터 16일까지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개최되는 ‘재팬 모빌리티쇼 비즈위크 2026’에 참가한다. 이번 행사에는 롯데케미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인프라셀, 롯데이노베이트,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렌탈 등 6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지난해 재팬 모빌리티쇼에 처음 참가한 롯데그룹은 올해 전시에서 기술 홍보를 넘어 글로벌 사업자와의 실질적인 협력 관계 구축에 무게를 둔다. 계열사별로 보유한 소재·에너지·정보기술(IT)·물류·서비스 역량을 연결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 전반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L.MoVE’ 내세워 그룹 모빌리티 역량 통합
롯데그룹은 이번 전시관의 콘셉트를 ‘엘무브(L.MoVE)’로 정했다. ‘롯데 모빌리티 밸류 이네이블러(L.Mobility Value Enabler)’의 약자로, 모빌리티 산업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협력사의 성장까지 지원하는 파트너라는 의미를 담았다.
전시관은 특정 제품이나 기술을 개별적으로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모빌리티 산업의 기반이 되는 소재와 배터리부터 교통 인프라, 물류 운영, 이동 서비스까지 이어지는 그룹의 사업 구조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는 전기차 중심으로 전개되던 모빌리티 산업이 자율주행과 AI, 스마트 물류, 차량 이용 서비스 등으로 확장되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계열사 간 사업 연계 가능성을 알리고 글로벌 고객사와 공동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배터리·첨단 소재로 전기차 시장 대응
소재 분야에서는 롯데케미칼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인프라셀이 전기차와 미래 모빌리티에 적용할 수 있는 제품군을 선보인다.
롯데케미칼은 난연성과 경량성을 갖춘 소재, 재활용 소재, 별도의 도장 공정 없이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는 무도장 소재 등을 전시한다. 차량 경량화와 제조 공정 효율화, 자원 순환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자동차 제조사들이 필요로 하는 소재 솔루션을 소개한다는 취지다.
무도장 소재는 별도의 도장 작업을 줄일 수 있어 생산 공정 단순화와 비용 절감 측면에서 활용 가능성이 있다. 재활용 소재는 자동차 산업의 자원 순환과 친환경 소재 전환에 대응하는 제품군이다. 롯데케미칼은 이들 제품을 통해 자동차 부품의 기능성과 디자인, 생산 효율을 함께 고려하는 소재 경쟁력을 강조할 예정이다.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롯데인프라셀이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양극박·코팅박·동박을 소개한다. 배터리의 성능과 안정성, 생산 효율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소재를 앞세워 글로벌 배터리 및 자동차 산업 관계자들과 접점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에서는 완성차와 배터리 제조사의 기술 경쟁이 심화하면서 소재의 품질과 공급 안정성, 생산 비용을 함께 고려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롯데그룹은 소재 계열사들의 제품군을 한자리에서 소개해 미래차 산업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소재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롯데이노베이트, AI 교통 인프라와 자율주행 서비스 공개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는 롯데이노베이트가 차량과 도로, 도시의 데이터를 연결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인다.
주요 전시 항목은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와 AI 스마트톨링,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 등이다. 차량의 이동과 도로 상황, 교통 정보를 연계해 보다 효율적인 교통 운영을 지원하는 기술들이다.
AI 스마트톨링은 기존 요금소 중심의 통행료 징수 방식에서 나아가 차량과 인프라 간 정보를 활용하는 차세대 통행료 처리 기술이다.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통행 과정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C-ITS는 차량과 도로 인프라가 정보를 주고받아 운전자에게 교통 상황과 위험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교통 안전을 높이고 도로 운영 효율을 개선하는 데 목적이 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이 같은 기술을 통해 개별 차량의 이동을 넘어 도로와 도시 전체를 연결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역량을 알릴 예정이다. 글로벌 기업과 기술 협력 가능성을 검토하고 해외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확보하는 데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무인화 물류부터 디지털 렌터카까지
물류와 이동 서비스 분야에서는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렌탈이 각각 미래 물류 운영 모델과 디지털 기반 차량 이용 서비스를 제시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수소 화물차와 자율주행 화물차, 자동 상·하차 기술 등을 소개한다. 친환경 운송수단과 물류 자동화 기술을 결합해 운송 과정에서의 환경 부담을 낮추고 작업 효율을 높이는 방향이다.
수소 화물차는 물류 운송의 탈탄소화를 위한 대안으로, 자율주행 화물차는 운송 운영의 효율화와 무인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술로 제시된다. 자동 상·하차 시스템은 물류 현장의 반복 작업을 줄이고 작업 시간을 단축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러한 기술을 중심으로 미래 물류체계 구축 방향을 소개하고, 글로벌 물류기업 및 관련 기술업체와 협력 가능성을 모색할 계획이다.
롯데렌탈은 비대면 체크인과 무인 키박스를 활용한 디지털 단기렌터카 모델을 공개한다. 차량 대여 과정에서 대면 절차를 줄이고 고객이 보다 간편하게 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일본 오키나와 시장 진출 계획도 소개한다. 국내에서 축적한 렌터카 운영 경험과 디지털 서비스 역량을 바탕으로 일본 현지에서 사업 확장 기회를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소재와 인프라 중심의 기술 전시를 넘어 실제 고객이 이용하는 모빌리티 서비스까지 사업 범위를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시 넘어 글로벌 사업 협력 확대가 관건
롯데그룹의 이번 참가는 서로 다른 사업 영역에 분산된 계열사 역량을 미래 모빌리티라는 공통 분야 아래 연결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소재와 배터리 부품, AI 교통 시스템, 물류 자동화, 차량 대여 서비스가 하나의 전시 공간에서 소개되면서 그룹 차원의 사업 연계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점에서 주목할 부분은 전시를 통해 확보한 네트워크가 실제 계약과 공동 개발, 현지 사업 진출로 이어질 수 있을지다. 기술을 선보이는 것뿐 아니라 각 계열사의 제품과 서비스가 현지 시장의 규제 및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지 검증하고, 장기적인 사업 관계를 구축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일본은 자동차 산업과 부품 제조 기반이 발달한 시장인 만큼 첨단 소재와 배터리 관련 제품의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동시에 자율주행과 교통 인프라, 친환경 물류 등은 기술 실증과 현지 파트너십이 중요한 분야다. 롯데그룹이 계열사별 전문성을 바탕으로 어떤 협력 모델을 만들어낼지가 향후 성과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그룹의 모빌리티 사업 경쟁력을 글로벌 기업에 알리고 실질적인 협력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라며, "계열사별 기술과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성장 기회를 지속적으로 찾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의 핵심은 기술 전시 자체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구체화하는 데 있다. 롯데그룹이 소재에서 서비스까지 이어지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해외 협력과 시장 진출 성과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