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추석 암표 단속의 초점을 ‘차단’에서 ‘판매자 추적’으로
코레일, 추석 암표 단속의 초점을 ‘차단’에서 ‘판매자 추적’으로
  • 유미자
  • 승인 2026.08.2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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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로 비정매크로 비정상 접근 1700만 건 차단…미스터리 쇼퍼·이용자 제보로 온라인 암표의 신원과 거래 증거 확보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추석 승차권 예매를 앞두고 온라인 암표 집중 단속에 나선다. 자동화 프로그램의 접속을 차단하는 기술적 대응에 더해 직원이 구매자로 접근해 판매자를 특정하는 ‘미스터리 쇼퍼’와 이용자 제보를 확대한다. 암표 게시물을 삭제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실제 판매자와의 거래 증거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단속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코레일은 8월 25일부터 당근마켓과 번개장터 등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을 대상으로 미스터리 쇼퍼 단속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직원이 암표 구매자로 가장해 판매자와 접촉하고, 거래 과정에서 신원과 계좌·연락처 등 수사에 필요한 단서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코레일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코레일+’에는 ‘암표 제보방’도 운영한다. 제보 내용이 실제 암표 거래로 확인되면 제보자에게 열차 운임 할인쿠폰을 지급한다. 적발된 판매자는 지난 6월 개정된 회원 약관에 따라 즉시 탈퇴시키고, 국토교통부와 경찰 등 관계기관에 수사를 의뢰한다.

1700만 건 차단보다 중요한 ‘적발 이후’

코레일은 이용자의 접속 패턴과 구매 형태를 분석하는 매크로 탐지 솔루션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도입 이후 차단한 비정상 접근은 1700만 건에 이른다. 다만 이 수치는 1700만 장의 암표나 1700만 명의 암표상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동화 프로그램이 반복적으로 발생시킨 접속과 구매 시도를 포함한 수치다.

매크로 차단은 암표상이 승차권을 대량 확보하는 입구를 막지만, 이미 확보된 표가 오픈채팅이나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이동하면 기술적 차단만으로는 판매자를 처벌하기 어렵다. 게시물이 삭제되거나 채팅방이 사라지면 상습성, 영업 목적, 웃돈 거래를 입증할 자료도 함께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코레일이 올해 설 처음 도입한 미스터리 쇼퍼를 추석에 다시 투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시 코레일은 암표 제보방을 통해 19건, 미스터리 쇼퍼 방식으로 7건 등 총 26건을 적발해 관계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 가운데 허위 승차권 판매 후 잠적한 사례는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미스터리 쇼퍼는 단순한 감시 인력이 아니다. 판매자와 직접 거래하며 가격 제안과 연락처, 계좌, 거래 대화를 증거로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 암표 단속의 취약점을 보완한다. 매크로 탐지가 대량 구매를 막는 기술이라면 미스터리 쇼퍼는 유통 단계의 책임자를 특정하는 수단이다.

현행 철도사업법은 철도사업자가 아닌 사람이 승차권을 상습적 또는 영업 목적으로 구매 가격보다 비싸게 판매하거나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위반하면 최대 1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2025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암표 의심 게시물 삭제 요청은 2021년 34건에서 2024년 1090건으로 급증했지만, 당시 과태료 부과 실적은 없었다.

그동안 단속의 한계는 법적 근거의 부재보다 ‘상습 또는 영업 목적’을 입증할 거래 자료가 부족하다는 데 있었다. 코레일은 확인된 판매자를 즉시 회원에서 탈퇴시킬 수 있지만, 행정처분이나 수사로 이어지려면 판매자의 신원과 반복 거래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이번 단속은 의심 게시물을 삭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판매자를 특정하고 거래 증거를 확보해 관계기관의 후속 조치로 이어지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통합 예매 이후에는 데이터 연결이 관건

추석 승차권 예매는 9월 3일부터 코레일+와 명절 예매 전용 웹페이지에서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예매에는 코레일 통합회원 가입이 필요하다. 기존 코레일 회원은 자동 전환되지만 에스알(SR)에만 가입한 이용자는 별도 웹페이지나 코레일+에서 통합회원 가입·전환을 완료해야 한다.

코레일은 8월 24일부터 노선별 예매 일정과 여정 등록 절차를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사전체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예매 당일의 접속 혼선을 줄이고 정상 이용자와 비정상 자동접속을 보다 명확하게 구분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고속철도 통합회원 체계는 암표 대응에도 새로운 기반이 된다. 동일 이용자가 여러 채널에서 반복적으로 표를 확보하거나 취소·재구매하는 패턴을 하나의 계정 기준으로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상적인 가족 예매나 일정 변경을 암표 의심 행위로 잘못 판단하지 않도록 탐지 기준의 정확성과 이의 제기 절차도 함께 갖춰야 한다.

궁극적으로 암표 단속은 코레일의 시스템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중고거래 플랫폼이 의심 게시물을 신속히 차단하고, 필요한 경우 거래 기록과 판매자 정보를 적법하게 보존·제공해야 한다. 철도 운영사와 플랫폼, 수사기관 사이에 증거가 끊기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회원 탈퇴를 넘어 실질적인 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코레일의 이번 조치는 암표 대응이 대량 접속 차단에서 판매자 추적과 증거 확보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700만 건의 비정상 접근을 막은 기술적 성과도 중요하지만, 더 큰 과제는 암표 거래의 수익보다 적발 비용이 커지는 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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