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스타임, 첫 국제회계기준 흑자가 보여준 중국 AI 수익화의 다음 단계
센스타임, 첫 국제회계기준 흑자가 보여준 중국 AI 수익화의 다음 단계
  • 유단일
  • 승인 2026.08.2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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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매출 비중 80%·반복매출 39.3%…모델 경쟁에서 토큰 생산비용과 업무 결과 중심으로 사업 구조 전환

 

중국 인공지능 기업 센스타임그룹(SenseTime Group)이 26일 홍콩에서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실적에서 상장 이후 처음으로 국제회계기준(IFRS) 순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4% 증가한 29억 1000만 위안, 매출총이익은 32.9% 늘어난 12억 1000만 위안이었다. 매출총이익률도 38.5%에서 41.4%로 2.9%포인트 상승했다. 생성형 AI 매출은 23억 3000만 위안으로 전체의 약 80%를 차지했다.

이 실적의 의미는 ‘중국 AI 기업이 흑자로 돌아섰다’는 한 문장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센스타임이 기록한 IFRS 순이익 6억 2000만 위안에는 AI 생태계 투자자산의 가치 상승에 따른 공정가치 평가이익이 반영됐다. 이를 제외해 사업의 경상적 흐름을 보여주는 비IFRS 조정 순손익은 여전히 3억 9000만 위안의 적자였다. 다만 조정 순손실이 전년보다 67.3% 줄었다는 점은 본업의 비용 구조도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센스타임은 홍콩거래소를 통해 2026년 상반기 실적 공시를 공개했다. 

따라서 이번 실적은 중국 AI 산업이 이미 안정적인 이익 단계에 진입했다는 증거라기보다, 수익화를 위한 조건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모델 성능만으로 기업가치를 설명하던 단계에서 벗어나 연산비용을 낮추고, 반복적으로 이용되는 서비스를 확보하며, AI가 실제 업무를 완료한 결과에 가격을 매기는 구조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센스타임의 상하이 링강 SenseCore AI 연산 인프라. 센스타임은 대규모 모델과 연산 자원, AI 에이전트를 연결하는 사업 구조를 구축하며 중국 AI 산업의 경쟁축을 모델 성능에서 토큰 생산비용과 실제 업무 수행으로 넓히고 있다. /사진=센스타임

 

생성형 AI가 기존 컴퓨터비전을 대체하다

센스타임의 가장 큰 변화는 매출 구성이다. 센스타임 2025년 상반기 보고서에 의하면, 2025년 상반기 생성형 AI 매출은 18억 1550만 위안으로 전체 매출의 77%를 차지했다. 2026년 상반기에는 23억 3000만 위안으로 약 28% 증가하며 비중이 80% 수준으로 높아졌다. 반면 센스타임의 출발점이었던 컴퓨터 비전 사업 매출은 5억 위안으로 전체의 약 17%에 머물렀다. 

이는 단순한 제품 교체가 아니다. 중국 AI 기업의 사업 기반이 도시·보안·산업별 컴퓨터 비전 프로젝트에서 범용 모델과 추론 인프라, 기업용 에이전트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프로젝트형 사업은 계약 규모가 크더라도 수주 시점에 따라 매출 변동성이 높지만, 모델 호출과 클라우드 서비스, 에이전트 이용료는 고객이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는 동안 매출이 반복된다.

센스타임이 이번에 처음 공개한 반복 매출은 11억 4000만 위안으로 전체 매출의 39.3%였다. 생성형 AI 매출이 커졌다는 사실보다 이 수치가 수익의 질을 판단하는데 더 중요하다. 모델을 한 번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의 업무 흐름 안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서비스가 늘어야 대규모 연구개발비와 연산비용을 안정적으로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매출이 전년보다 127% 증가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아직 전체 해외 매출액과 지역별 수익성이 공개되지 않아 성장의 규모와 지속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중국 내수 프로젝트에 의존하던 AI 기업이 모델과 연산 서비스를 해외에서 판매할 수 있다면, 매출 시장은 개별 도시나 산업 프로젝트를 넘어 클라우드 기반의 반복 서비스로 확장될 수 있다.

모델보다 중요한 토큰 생산비용과 업무 결과

센스타임은 사업 구조를 ‘하나의 모델 시스템, 하나의 토큰 팩토리, 하나의 에이전트 하니스’로 설명한다. 홍보용 명칭을 걷어내면 범용 모델을 개발하고, 자체 연산 인프라에서 추론 비용을 낮춘 뒤, 기업의 도구와 데이터·업무 절차에 연결해 실제 과업을 수행하게 하는 수직 통합 구조다.

이 가운데 토큰 팩토리는 중국 AI 수익화 전략의 핵심을 보여준다. 센스타임의 SenseCore는 2026년 7월 하루 평균 2조4000억 개의 토큰을 처리했다. 전년 동기보다 약 22배 늘어난 규모다. 회사가 배치한 전체 연산 성능은 4만8000페타플롭스에 도달했으며, 장문맥 에이전트 모델의 학습 속도는 3배, 이미지·영상 생성 효율은 6배 높아졌다고 센스타임은 밝혔다.

토큰 처리량의 증가는 이용 규모를 보여주지만, 그 자체가 수익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토큰 한 개를 생산하는 비용과 이를 통해 얻는 매출의 차이다. AI 모델 가격이 계속 낮아지는 상황에서는 동일한 연산 자원으로 더 많은 추론을 처리하고, 전력과 칩의 이용률을 높이는 기업이 가격 경쟁에서 버틸 수 있다. 센스타임이 모델 기업인 동시에 대규모 AI 연산사업자로 움직이는 이유다.

여기에 에이전트가 수익화의 마지막 연결고리가 된다. 센스타임은 교육과 물류, 은행, 보험, 정부 등 20여 개 산업에서 1000개 이상의 기업 고객이 자사 에이전트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소비자용 카피(Kapi) 시리즈의 누적 이용자는 4500만 명을 넘어섰고, 기업 이용자는 전년보다 6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이용자 수와 고객사 수만으로 사업성을 평가할 수는 없으며, 앞으로는 고객 유지율과 고객당 매출, 에이전트 사업의 마진이 함께 공개돼야 수익화 수준을 판단할 수 있다.

중국산 AI 반도체와의 결합도 주목할 대목이다. 센스타임은 SenseNova U1을 10개 이상의 중국 반도체 플랫폼에 출시 시점부터 적용하고, 일부 중국산 칩의 모델 연산 활용률을 반도체 업체가 제시한 기준보다 최대 2.5배 높였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 아래 중국 AI 기업이 부족한 최고 성능 GPU를 소프트웨어 최적화와 이기종 연산으로 보완하려는 전략을 보여준다. SenseNova U1은 언어와 이미지를 하나의 구조에서 처리하도록 설계된 오픈소스 멀티모달 모델이다. 

센스타임이 다음 단계로 제시한 것은 토큰 사용량보다는 AI가 완료한 업무 결과를 기준으로 요금을 받는 방식이다. 이는 고객이 연산량을 구매하는 클라우드 모델에서 보고서 작성, 영상 제작, 고객 응대, 데이터 분석 등 완성된 결과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로의 전환을 뜻한다. 토큰 소비가 많을수록 공급자의 매출이 늘어나는 방식과 달리, 결과 기반 과금에서는 적은 연산으로 정확하게 업무를 끝내는 기업이 더 높은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번 첫 IFRS 흑자는 센스타임의 수익화보다는 그 경로가 달라졌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생성형 AI가 매출의 중심이 됐고, 반복 매출이 전체의 40%에 근접했으며, 자체 연산 인프라와 에이전트가 하나의 사업 구조로 연결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투자자산 평가이익을 제외한 조정 순손익은 아직 적자다.

중국 AI 산업의 다음 경쟁은 큰 모델을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중국산 반도체를 포함한 다양한 연산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는지, 모델을 기업 업무에 얼마나 깊게 연결하는지, 그리고 반복 사용을 실제 현금흐름으로 전환하는지가 핵심이 되고 있다. 센스타임의 상반기 실적은 그 전환이 숫자로 나타나기 시작한 사례이지만, 지속 가능한 수익성은 앞으로 반복매출의 성장과 조정 순손익의 흑자 전환을 통해 확인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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