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베타 시작해 연내 정식 출시… 고령층·디지털 취약계층 접근성도 강화
SK텔레콤이 정부의 전 국민 AI 활용 지원 사업에 참여해 국민 일상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서비스 구축에 나선다.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각종 공공·생활 정보를 찾아주고 예약이나 전화 등 필요한 후속 작업까지 연결하는 ‘행동형 AI’를 앞세워 AI 대중화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전 국민 AI 서비스 보편적 활용 지원(모두의 AI)’ 사업 수행사업자로 선정됐다.
SKT 컨소시엄은 자체 AI 파운데이션 모델 ‘A.X K2’를 기반으로 국내 다양한 AI 모델과 서비스를 결합해 국민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AI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오는 10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뒤 연내 정식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AI의 역할을 ‘정보 제공’에서 ‘실제 업무 수행’으로 확대한다는 점이다. 이용자가 필요한 것을 직접 검색하고 일일이 신청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대화 맥락을 파악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아준 뒤 다음 단계까지 연결하는 구조다.
공공서비스 이용 편의성도 높인다. 정부24, PASS 등과 연계해 주민등록표등본을 비롯한 각종 증명서 83종을 발급받을 수 있는 기능을 구현할 계획이다. 국민들이 여러 사이트와 앱을 오가며 필요한 행정서비스를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개인 건강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가 추진된다. 건강검진 결과와 진료·처방 이력 등을 한곳에서 확인하고 어려운 의료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한편, 추가 검사가 필요한 항목이나 건강관리 일정 등을 챙겨주는 방식이다. 증상에 따라 적절한 병원을 안내하고 진료 예약으로 연결하는 기능도 준비한다.
취업과 소상공인 지원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도 마련된다. 취업 준비생에게는 새로운 채용공고와 청년 지원정책을 함께 안내하고 관심 공고의 마감일을 관리하면서 자기소개서 작성이나 면접 준비까지 지원한다. 소상공인에게는 매출과 비용, 세금 등을 분석해주고 신청할 수 있는 정부 지원사업을 찾아주는 역할을 맡길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서비스가 AI의 활용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생성형 AI가 검색과 문서 작성 등 개인의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로 활용됐다면, SKT가 구상하는 서비스는 AI가 이용자의 상황을 이해하고 실제 생활 속 과업을 처리하는 ‘개인 비서’에 가까운 형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폰 앱뿐 아니라 전화와 문자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은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AI 서비스가 앱 사용에 익숙한 젊은층 중심으로 확산되는 것을 넘어 고령층이나 디지털 기기 활용이 어려운 이용자까지 포괄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AI가 직접 전화를 걸거나 예약을 진행하는 등 이용자의 행동을 대신하는 과정에서는 개인정보 보호와 이용자 통제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SKT는 실제 행동에 들어가기 전 이용자의 확인과 승인을 거치고 필요한 개인정보만 활용하는 방식으로 신뢰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SKT는 이번 사업을 위해 AI 검색과 금융·결제, 모빌리티, 헬스케어, 교육, 돌봄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기존 컨소시엄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31개 기업·기관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며 하나의 AI 서비스 안에서 다양한 생활 영역을 연결하는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통신사가 보유한 고객 접점과 네트워크, AI 기술을 정부의 공공서비스와 결합할 경우 AI의 대중적 확산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AI 기술 자체의 성능 경쟁을 넘어 실제 국민이 얼마나 자주 사용하고 생활 속에서 편익을 체감하느냐가 향후 AI 서비스 경쟁의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SKT 역시 이번 사업을 통해 AI가 특정 계층이나 전문가만 사용하는 기술이라는 인식을 넘어 일상적인 생활 도구로 자리 잡도록 한다는 목표다.
김지훈 SKT AI사업본부장은 “AI 활용 격차가 새로운 사회적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AI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민이 실제로 도움을 체감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책임 있게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SKT가 추진하는 ‘모두의 AI’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AI는 단순한 검색·대화 도구를 넘어 행정, 건강관리, 취업, 금융, 이동 등 일상의 다양한 업무를 연결하는 생활 인프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오는 10월 공개될 베타 서비스에서 실제 이용자들이 어느 정도 편의성을 체감할 수 있을지가 향후 서비스 경쟁력을 가를 핵심 관전 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