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투다’가 바꾸는 부광약품의 체질…CNS 성장축 세우고 해외시장 넓힌다
‘라투다’가 바꾸는 부광약품의 체질…CNS 성장축 세우고 해외시장 넓힌다
  • 정소연
  • 승인 2026.08.2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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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2년 만에 조현병·양극성장애 시장 6위…상반기 매출 70억원 넘어

CNS 처방 32% 성장·주요우울장애 적응증 확대 추진…덱시드는 태국 진출
부광약품의 조현병·양극성 우울증 치료제 ‘라투다정’. 2024년 8월 국내 출시된 라투다는 부광약품의 중추신경계(CNS) 사업을 이끄는 핵심 품목으로 성장하고 있다. 사진=부광약품
부광약품의 조현병·양극성 우울증 치료제 ‘라투다정’. 2024년 8월 국내 출시된 라투다는 부광약품의 중추신경계(CNS) 사업을 이끄는 핵심 품목으로 성장하고 있다. 사진=부광약품

부광약품의 사업 무게중심이 달라지고 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덱시드' 등 기존 주력 제품을 기반으로 하면서 조현병·양극성 우울증 치료제 '라투다'를 앞세운 중추신경계(CNS) 사업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최근 실적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부광약품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048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후 처음으로 반기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은 25억원으로 49.9% 감소했다.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과 생산 자동화 과정에서 발생한 외주 가공비, 신제품 마케팅 비용 등이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 주목할 부분은 이익 규모보다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는 제품 구성의 변화다.

그 중심에 라투다가 있다.

라투다는 일본 스미토모파마가 개발한 루라시돈 성분의 비정형 항정신병약물로, 부광약품이 국내 개발·판매·유통 권리를 확보해 2024년 8월 국내 출시했다. 조현병과 양극성 우울증 치료에 사용된다.

출시 당시만 해도 국내 정신질환 치료제 시장에 뒤늦게 진입하는 제품이라는 부담이 있었다. 이미 다수의 항정신병 치료제가 처방 시장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시 약 2년 만에 상황은 상당히 달라졌다.

올해 6월 말 기준 라투다는 전국 종합병원 158곳에서 원내 처방되고 있으며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처방처도 1154곳으로 확대됐다. 상반기 기준 조현병·양극성장애 치료제 시장 순위는 6위까지 올라왔다.

매출에서도 주력 품목으로 진입하고 있다.

부광약품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라투다 매출은 70억40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7%를 차지했다. 덱시드정 99억6100만원, 훼로바유서방정 80억3000만원에 이어 회사 제품 가운데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지난해 연간 처방액이 1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도 처방 기반이 확대되면서 라투다가 단기간에 회사의 핵심 품목으로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CNS 사업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부광약품은 2024년 대표이사 직속으로 CNS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라투다를 비롯해 불면증 치료제 '잘레딥', 뇌전증 치료제 '오르필' 등 정신과·신경과 제품군을 집중적으로 육성해왔다.

올해 상반기 CNS 전략품목의 원외처방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덱시드와 치옥타시드 등 기존 전문의약품 전략품목도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기존 사업과 CNS 사업이 동시에 매출을 뒷받침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라투다의 다음 성장 단계는 적응증 확대다.

부광약품은 현재 조현병과 양극성 우울증에 사용되는 라투다의 치료 영역을 주요우울장애(MDD)까지 확대하는 임상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항우울제 치료에도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하는 주요우울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치료 옵션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적응증 확대가 성공할 경우 의미는 단순히 하나의 적응증이 추가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라투다를 중심으로 구축한 정신건강의학과 영업망을 보다 넓은 우울증 치료시장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투다는 지난 4월 발표된 '한국형 양극성 장애 약물치료 알고리듬 2026(KMAP-BP 2026)'에서도 1차 치료제로 권고되며 임상 현장에서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부광약품이 라투다에 기대하는 것도 단기적인 신제품 효과보다는 CNS 전문성을 축적하는 플랫폼 역할에 가깝다.

회사는 CNS 제품 포트폴리오를 정신과와 신경과 영역으로 확대하는 한편 관련 신약 연구개발도 이어가고 있다. 덴마크 자회사 콘테라파마 등을 통해 신경계 질환 신약 개발 역량도 축적해왔다.

국내에서는 CNS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구축하는 동시에 기존 주력제품의 해외시장 확대도 시작됐다.

부광약품은 이달 태국 헬스케어 기업 퍼시픽 헬스케어와 당뇨병성 다발성 신경염 치료제 덱시드정의 태국 독점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퍼시픽 헬스케어는 태국 현지에서 품목허가와 마케팅, 유통을 담당하고 부광약품은 제품 공급과 허가를 지원한다.

덱시드는 현재 국내뿐 아니라 캄보디아와 필리핀에서도 판매되고 있으며 베트남에서는 품목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태국까지 추가되면서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시장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이러한 움직임을 종합하면 최근 부광약품의 성장 전략은 크게 두 방향으로 읽힌다.

국내에서는 라투다를 중심으로 CNS 처방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고, 기존에 경쟁력을 확보한 덱시드는 해외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생산설비 투자와 마케팅 비용 등 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흡수하면서 수익성을 다시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라투다 역시 출시 초기의 빠른 성장세를 장기간 유지하려면 주요 병원 처방 확대뿐 아니라 경쟁 약물과의 차별화, MDD 적응증 확대 등 후속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

그럼에도 상반기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는 점과 CNS 사업의 높은 성장률은 부광약품의 사업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과거 부광약품의 성장을 이끌었던 것이 덱시드와 같은 전통적인 전문의약품이었다면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라투다가 하나의 성공 제품을 넘어 CNS 사업 전체를 키우는 기반이 될 수 있느냐다.

출시 2년 만에 시장 6위와 회사 매출 3위 품목까지 올라온 라투다의 다음 행보가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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