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일렉트릭이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의 ‘초(超) 슈퍼사이클’ 국면에서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 단순한 실적 성장 단계를 넘어 산업 구조 변화를 선도하는 ‘게임체인저’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구자균 회장은 26일 경기 안양 LS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재는 일시적 호황이 아니라 전력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는 변곡점”이라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배전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판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퀀텀점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는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4조9658억 원, 영업이익 4264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북미 매출이 1조 원을 돌파했고, 수주잔고도 5조 원 이상을 확보하며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전력 시장은 기존 송·변전 중심 구조에서 데이터센터와 분산전원 확대에 따른 배전 중심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이 같은 변화 속에서 배전 분야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 회장은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산업 전기화로 배전의 중요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며 “단순 기기 공급을 넘어 전력 운영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핵심 전략 시장으로는 미국이 지목됐다. LS일렉트릭은 텍사스 배스트럽 캠퍼스를 생산·기술·서비스 통합 거점으로 육성하고, 유타 지역 배전 솔루션 생산설비 증설을 추진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 중심의 고성장 시장에서 수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협력 경험을 기반으로 기술력과 납기 대응력을 입증한 만큼, 단일 제품 공급을 넘어 맞춤형 패키지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구 회장은 “데이터센터 시장은 기술·납기·현장 대응력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하이엔드 고객 중심으로 시장 선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북미 생산능력 확대와 공급망 강화에도 투자를 집중한다. 현지 생산 비중을 높여 관세 및 물류 리스크를 줄이고, 설계-생산-운영으로 이어지는 ‘엔드투엔드’ 체계를 구축해 수익성과 대응력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지역별 전략도 병행한다. 유럽·중동에서는 초고압 및 재생에너지 연계 수요를 공략하고, 아시아는 생산·공급 거점으로 육성하는 ‘멀티 축 전략’을 통해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미래 전력 시장의 핵심 축으로는 직류(DC) 전환이 제시됐다. 구 회장은 “전력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은 직류 기술”이라며 “전력 손실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DC가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HVDC(초고압직류송전) 분야에서도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 LS일렉트릭은 국내 유일 전류형 HVDC 사업자로서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 참여를 통해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향후 전압형 HVDC 기술까지 확보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북미를 중심으로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며 배전·데이터센터·HVDC 등 핵심 사업에서 수주 기회가 늘고 있다”며 “현지화와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해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