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 영역에서 임상 근거를 추가했다. 치료를 끝까지 마친 환자를 기준으로 92%의 제균율을 기록하면서 항생제 내성이 확산되는 가운데 기존 치료법의 대안으로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펙수클루를 활용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 연구에서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소화기내과 김남훈·강석인 교수 연구진이 수행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를 받은 경험이 없는 환자 93명을 대상으로 펙수클루와 클래리트로마이신, 아목시실린, 메트로니다졸 등 항생제 3종을 10일 동안 함께 투여하는 동시요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살폈다.
전체 환자를 기준으로 한 제균율은 90.3%였다. 투약 전 철회나 추적관찰 실패, 복약 순응도 부족 등으로 최종 평가가 어려운 환자를 제외하고 실제 치료를 완료한 88명을 분석한 결과 제균율은 92.0%로 나타났다.
이번 결과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항생제 내성 관련 환자군이다. 클래리트로마이신 내성과 관련된 변이가 확인된 환자에서도 80.0%가 제균에 성공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치료에서 항생제 내성은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다. 기존에는 위산분비 억제제와 아목시실린·클래리트로마이신 등을 조합한 3제요법이 널리 사용됐지만, 항생제 내성이 증가하면서 치료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조합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치료 지침도 이런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가 제시한 2025년 개정 진료지침은 항생제 내성 증가에 따른 치료 전략 개선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동시요법과 P-CAB 계열 약물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펙수클루는 P-CAB 계열의 위산분비 억제제다. 이번 연구는 기존 항생제 조합에 펙수클루를 적용한 동시요법이 실제 환자에서 어느 정도의 제균 효과를 보이는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선 임상 3상에서도 펙수클루 기반 제균요법은 기존 PPI 기반 치료법과 비교해 제균 효과의 비열등성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임상 3상 이후 실제 치료 환경에 가까운 환자군에서 추가적인 근거를 확보했다는 것이 대웅제약의 설명이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연구 기간 중 중대한 이상반응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간기능 이상도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펙수클루와 3종의 항생제를 병용하는 동시요법이 1차 제균 치료에서 양호한 유효성과 내약성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7월 일본 헬리코박터학회 학술대회에서 포스터로 공개됐으며, 관련 논문은 8월 26일 일본소화관학회 공식 학술지 ‘Digestion’에 온라인 게재됐다.
업계에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치료 시장에서 단순히 위산 억제 효과를 넘어 항생제 내성에 대응할 수 있는 치료 조합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내에서도 항생제 내성 문제가 치료 성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P-CAB을 활용한 다양한 제균요법에 대한 임상 데이터가 축적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9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인 만큼, 92%라는 제균율을 전체 환자군에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연구 대상과 치료 조건을 고려해 해석할 필요가 있다. 향후 보다 다양한 환자군과 실제 진료 환경에서 추가적인 데이터가 축적될 경우 펙수클루 기반 제균요법의 임상적 활용 범위도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이번 연구를 계기로 펙수클루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를 넘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 분야에서의 근거 확보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김남훈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펙수클루 기반 치료법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1차 제균 치료에서 높은 제균율을 보인 것을 확인했다”며 “특히 클래리트로마이신 내성 관련 변이가 있는 환자에서도 제균 성공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임상적 근거를 넓혔다”고 말했다.
박형철 대웅제약 ETC마케팅본부장은 “펙수클루 기반 병용요법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1차 제균 치료 가능성을 추가로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임상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지속적으로 확보해 치료 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