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NH농협은행의 고객 상담 시스템을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전면 고도화했다. 단순 문의에 답변하는 수준을 넘어 AI가 고객 정보를 조회하고 실제 금융 업무까지 처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연계하면서 은행 상담 업무의 자동화 범위를 크게 넓혔다.
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NH농협은행의 차세대 AICC(AI Contact Center) 구축 사업을 완료했다. 약 400억원 규모로 진행된 이번 사업은 전국 농협은행과 상호금융의 상담 환경을 AI 기반으로 전환하고 고객 응대 품질과 상담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사업의 가장 큰 변화는 AI 콜봇의 업무 처리 범위 확대다. KT는 AI 콜봇을 NH농협은행의 주요 업무 시스템과 연결해 고객 정보와 계좌 정보를 조회하는 것은 물론 일부 금융 업무를 직접 수행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이에 따라 기존 상담사 연결 없이 AI가 처리할 수 있는 업무는 45개에서 180개로 늘었다. 단순 안내를 넘어 고객 요청을 실제 업무 처리로 연결하는 AI 상담 체계를 구축한 셈이다.
음성 인식 성능도 개선됐다. 고객의 말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음성인식(STT) 정확도를 기존 약 90%에서 97%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AI가 고객의 문의 내용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면서 상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재확인이나 상담사 연결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상담 효율도 개선됐다. AI 기반 상담 환경 구축 이후 고객의 대기 시간과 상담 처리 시간이 기존보다 약 20% 줄었다. 상담사가 반복적인 단순 문의에서 벗어나 보다 복잡한 상담과 고객 대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됐다.
상담 채널을 하나로 묶은 것도 이번 사업의 특징이다. KT는 전화 상담뿐 아니라 화상상담, 채팅, 이메일 등 여러 경로로 들어오는 고객 문의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AICC 운영 포털을 구축했다.
그동안 채널별로 나뉘어 관리되던 고객 정보와 상담 이력도 하나의 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이 상담 채널을 바꾸더라도 이전 상담 내용을 기반으로 대응할 수 있어 상담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축적된 상담 데이터를 서비스 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상담 과정에서 쌓이는 고객 문의와 의견을 분석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불편 사항을 파악하고 금융 서비스 개선에 반영할 수 있도록 데이터 활용 체계를 구축했다.
대규모 데이터의 안정적인 이전도 이번 사업의 주요 과제였다. KT는 NH농협은행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상담 관련 데이터를 새로운 통합 플랫폼으로 이관하고 AI 상담 서비스와 운영 환경을 최적화했다.
이를 통해 NH농협은행은 상담 품질과 고객만족도를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동시에 AI 상담과 상담사 지원 시스템을 통합한 차세대 운영 체계를 갖추면서 향후 AI 서비스 확대를 위한 기반도 마련했다.
KT와 NH농협은행은 이번 사업을 일회성 시스템 구축에 그치지 않고 금융권 AI 상담 고도화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AI 콜봇의 업무 처리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생성형 AI를 활용한 상담사 지원 기능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상담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별 요구와 이용 패턴을 분석하고 보다 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발전시킬 방침이다. AI가 고객 문의를 처리하는 것을 넘어 상담 데이터를 금융 서비스 혁신에 활용하는 단계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사업을 계기로 금융권의 AI 상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생성형 AI와 기존 금융 업무 시스템을 결합해 AI가 단순 상담을 넘어 실제 업무까지 수행하는 형태가 확산하면서 은행권의 고객센터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