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약효 입력하면 AI가 알약 설계”… 대웅제약, AI 제형개발 승부수
“원하는 약효 입력하면 AI가 알약 설계”… 대웅제약, AI 제형개발 승부수
  • 김민지
  • 승인 2026.09.28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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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53억원 규모 국책과제 주관… 방출속도·복합제형 AI가 역설계
이미지/ 대웅제약 제공
이미지/ 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환자가 복용한 뒤 나타나는 약물의 움직임을 먼저 설정하고, 이에 맞춰 최적의 의약품 제형을 찾아내는 기술 개발에 나선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넘어 의약품의 ‘형태와 설계’ 자체를 AI가 결정하는 제제 연구로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2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산업통상부의 ‘AI 기반 방출조절·복합제형 통합 최적 설계 플랫폼 개발’ 국책과제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연구에는 국민대학교와 중앙대학교, AI 제약기술 기업 에이아이제팜이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한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목표 약동학(PK) 프로파일’을 AI에 입력하면 이에 부합하는 제형과 처방을 역으로 찾아내는 것이다. 약물이 체내에서 얼마나 빨리 흡수되고 언제까지 효과가 유지되는지 등 목표 특성을 정해놓으면 AI가 이에 맞는 처방 후보와 실험 조건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제약업계에서 제형 개발은 같은 유효성분이라도 약효가 나타나는 속도와 지속시간, 복용 편의성 등을 좌우하는 핵심 과정이다. 그동안 연구원이 다양한 첨가제와 배합비, 제조 조건을 바꿔가며 반복 실험을 수행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대웅제약은 이 과정을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축적된 제형 연구 데이터에 설명 가능한 머신러닝(Explainable ML)과 실험계획법(DoE)을 접목해 용출 양상을 예측하고 적합한 첨가제와 실험 조건을 제시하는 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AI가 처방을 제시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연구진이 AI가 도출한 후보 제형을 실제 실험으로 검증하고, 실험 결과를 다시 AI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는 순환 구조를 구축한다. 예측과 실험이 반복될수록 제형 설계의 정확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위와 소장의 환경을 재현하는 생체모사 용출 시스템도 개발한다. 실제 소화기관에서 약물이 녹고 방출되는 과정을 실험실에서 모사해 AI 예측 결과와 약동학 데이터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개발 대상은 방출조절 제형에서 시작해 복합제형으로 확대된다. 방출조절 제형은 약물이 체내에서 일정한 속도로 방출되도록 설계하는 기술이며, 복합제형은 여러 유효성분을 하나의 제형에 담는 방식이다. 두 기술 모두 제형 변수와 제조 조건이 복잡해 AI를 활용한 최적화 가능성이 큰 분야로 꼽힌다.

연구기간은 2026년 7월부터 2029년 12월까지 3년 6개월이다. 컨소시엄 전체 연구비는 약 53억원이다. 연구 후반에는 AI가 제시한 처방과 핵심공정변수를 실제 대웅제약 개발 과제에 적용하고,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에 따른 시생산까지 진행해 기술의 현장 적용 가능성을 확인한다.

이번 과제가 주목받는 이유는 AI가 신약 후보물질을 찾는 단계를 넘어 의약품 제조 과정의 세부 설계까지 관여하는 형태로 연구 범위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에서는 AI를 활용하면 연구자의 경험에 의존했던 반복적인 처방 탐색과 실험 횟수를 줄이고 개발 과정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제형 개발은 수많은 변수의 조합을 검토해야 하는 만큼 축적된 데이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AI가 실제 실험 결과를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구조가 구축될 경우 후보 처방을 좁히는 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대웅제약은 연구 결과를 자체 제제 개발에 활용하는 동시에 외부 연구기관과 기업이 이용할 수 있는 웹 기반 구독형 플랫폼으로 상용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국책과제를 통해 개발한 기술을 내부 연구 효율화에 그치지 않고 제약·바이오 연구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사업으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제형 연구는 의약품의 성능과 환자 편의성을 좌우하는 핵심 개발 과정”이라며 “축적된 연구 경험과 데이터를 AI와 결합해 제제 연구의 속도와 정밀도를 높이고 실제 신약 개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제형 설계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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